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실명으로 의료계 구조적 문제 비판
“의사들 책임 전가는 잘못...파장 각오하고 살리려고 보낸 것”
서민 교수,“의문사 아니다...황당한 말 의사 적으로 돌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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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아산병원 전경. /네이버지도 캡처 |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뇌혈관외과) 교수는 3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 올려진 사과 관련 기사에 실명으로 댓글을 올리고 “서울아산병원 현직 간호사가 그것도 근무 중에 쓰러졌는데 수술을 집도할 뇌혈관외과 의사가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해 수술했으나 사망했다는 사실 자체는 매우 안타깝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방 교수는 이어 “하지만 국민들의 분노에 찬 댓글들을 보면 큰 병원에 수술 집도할 의사가 학회 참석으로, 지방 출장으로 부재중이었다는 점에 공분해 의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이 많아 나이 50대 중반의 뇌혈관외과 교수로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사건의 본질은 우리나라 빅5 병원에 뇌혈관외과 교수는 기껏해야 2~3명이 전부라는 점이다. 그 큰 서울아산병원도 뇌혈관외과 교수는 단 2명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4일 새벽 서울아산병원에서 간호사가 두통을 호소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질 당시 뇌출혈을 담당하는 신경외과 내혈관 의사 3명 중 1명은 휴가, 다른 한 명은 해외 학회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방 교수는 “그 날은 뇌혈관외과 교수가 아니라 뇌혈관내시술 전문 교수가 어떻게든 환자를 살려보려고 색전술로 최대한 노력했지만 결국 출혈부위를 막을 수 없어 개두술이 필요했다”면서 “하지만 개두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당연히 병원에 없으니, 뇌혈관내시술 전문 교수는 파장이 커질 것을 각오하면서 간호사인 환자를 살려보려고 병원을 수소문해 서울대병원으로 보내 수술을 하게 한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그는 “서울아산병원의 당직 뇌혈관내수술 전문 교수는 본인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도 했다.
방 교수는 낮은 의료수가로 인해 지원자가 없는 뇌혈관외과 현실을 그대로 소개했다. 그는 “그 큰 서울아산병원에서 뇌혈관외과 교수 달랑 2명이 1년 365일을 ‘퐁당퐁당’ 당직을 서가며 근무하고 있다. 과연 국민 여러분들은 나이 50세를 넘어서까지 그렇게 자기 인생을 바쳐 과로하면서 근무할 수 있는 사람이 몇%나 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라고 물었다.
방 교수는 “뇌혈관수술의 위험도와 중증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의료수가로 인해 지원자도 없다. 작금의 한국 의료의 현실 속에서 그나마 뇌혈관외과 의사를 전임의까지 양성해 놓으면 대부분이 뇌혈관외과 의사의 길 보다는 뇌수술을 하지 않는 뇌혈관내시술 의사의 길을 선택하는 게 현실”이라며 “큰 대학병원이니 뇌혈관외과 교수가 그나마 2~3명이라도 있지 중소병원이나 지방 대학병원에는 1명만 있거나 아예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발 이 같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중증의료분야 지원’, ‘뇌혈관외과분야 지원’ 이야기가 나오면 ‘의사들의 밥그릇 논쟁’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의사들에게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2일 발표한 입장문을 내 “이번 간호사의 죽음은 국내 초대형 병원에서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수술을 받지 못해 발생한 것이기에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간호사의 이번 안타까운 죽음은 우리나라 의사 부족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일깨워 준 예견된 중대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이어 “그럼에도 고인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에 대한 서울아산병원의 공식적이고 책임있는 입장 표명이 없어 여러 의혹과 주장들이 있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를 표한다”면서 “서울아산병원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본원 응급실에서 발생했던 일과 당일 근무한 당직자의 대처, 응급실 이동 후 서울대병원 전원까지 걸린 시간 등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서울아산병원지부도 2일 입장문을 통해 “국내 최대 병원에서 수술할 의사가 없어 전원이 됐다는 것은 상식적인 선에서 누구도 납득되지 않을 것”이라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의사직 적정 인력을 확보해달라”고 요구했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도 페이스북을 글을 통해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은 의문사가 아니다”며 “(간호사가 숨진 이유인) 지주막하출혈(급성 뇌출혈)은 원래 예후가 안 좋은 사건으로 치료도 어렵고 치료한다 해서 살아난단 보장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골든타임을 놓쳤느니 의료체계에 구멍이 뚫렸느니 하는 황당한 말들이 나오고 대한간호협회는 의사를 적으로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가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 2022′를 토대로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임상의사는 인구 1000명당 2.5명으로, OECD 국가 중 멕시코 2.4명에 이어 두번째로 적다. OECD 평균인 3.7명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데, 한의사를 제외하면 2.0명으로 최하위다.
그런데도 국내 의과대 정원은 3058명으로 2006년 이후 줄곧 동결된 상태다. 수익감소를 우려한 의료업계가 의대 확충이나 정원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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