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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가 건널 수 있음을 운전자가 충분히 알 수 있는만큼 급정거에 놀란 보행자의 넘어짐 부상도 책임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연합뉴스 |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소형트럭 운전사인 A씨는 2020년 4월8일 오후 4시30분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근처를 지나는 중이었다. 당시 9살이던 B양이 횡단보도를 건너려다가 넘어졌다. 트럭이 직접 치어 넘어진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직후 A씨는 차에서 내려 B양에게 “괜찮냐”고 물었다. 아이는 “괜찮다”면서도 절뚝거리며 인근 상점으로 걸어갔다.
B양은 당일 부모에게 다리와 무릎 통증을 호소했고 병원에서 전치 2주 무릎 상해를 진단받고 치료를 받았다.
신고를 받은 수사기관은 A씨가 B양을 병원에 데리고 가거나 연락처 등 인적사항을 알려주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으므로 뺑소니에 해당한다고 봤다.
1심은 검찰 공소를 받아들여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으나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운전자 A씨가 “횡단보도를 벗어난 곳에서 B양이 갑자기 차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뛰어오는 것을 발견하고 급정거했고, 직후 B양이 차 앞에서 넘어졌다”고 주장한 것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A씨는 “그런 방식으로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가 있으리라고는 예측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A씨가 운전한 차와 B양 신체가 물리적으로 부딪쳤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당시 서행 가능성이 있고 운전자로서 주의를 다했더라도 사고를 막지 못했을 수 있다는 점 등도 감안했다.
대법원은 횡단보도 부근에서 도로를 건너려는 보행자가 흔히 있을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므로 운전자 A씨가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는 취지로 무죄판결한 원심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운전자가 통상 예견되는 상황에 대비해 결과를 회피할 수 있는 정도의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 교통사고의 원인이 됐다면, 보행자가 자동차 급정거에 놀라 도로에 넘어져 상해를 입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과 교통사고 발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타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보행자를 발견한 즉시 안전하게 차를 세울 수 있게끔 제한속도 아래로 속도를 더욱 줄여어야 하고 전방좌우를 주시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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