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폭우 산사태 대비해야 ... 광양 산사태로 본 안전 현실은?

이송규 안전전문 / 기사승인 : 2021-07-06 08:5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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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암 산림청 청장이 지난해 8월 12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산사태 피해지역을 찾아 관계자들과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현장 조치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산림청)
최병암 산림청 청장이 지난해 8월 12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산사태 피해지역을 찾아 관계자들과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현장 조치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산림청)

[매일안전신문] 최근 장마전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산사태로 가옥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귀향과 귀촌 등에 따른 개발과 태양광 발전을 위한 산림 훼손으로 산사태 가능성은 점점 커지는 실정이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오전 6시40분경 전남 광양 진상면 비평리 한 마을에서 산사태로 가옥 4채를 덮쳐 주민 1명이 매몰돼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매몰된 가옥은 주택 1채와 빈집 1채, 저온 창고와 일반창고 각 1동이다. 주택에는 80대 여성 1명이 거주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지방에는 이날 오전 6시10분을 기해 호우 특보가 발령된 상태다. 광양에는 호우경보가 발령됐다. 호우경보는 3시간 동안 90㎜ 이상의 비가 예상될 때 발령된다.


이번 사고는 많은 비가 내린 게 1차적인 원인이다.


그렇다고 많은 비가 오면 매번 이런 피해를 겪어야만 하는 걸까.


대부분의 산사태는 내리는 빗물의 양보다 산에 흡수되지 않고 흘러내리는 빗물의 양이 과다할 때 발생한다. 산 토양의 토질 응집력 부족은 산사태를 키운다.


2011년 서울 강남 우면산 산사태 당시에도 주원인은 기습 폭우였으나 피해를 가중시킨 건 우면산 토질이 응집력이 적은 편마암류였다.


지난해 7월 국립산림과학원이 전국의 숲 730여 곳의 빗물흡수량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숲이 1시간당 417㎜의 빗물을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에 있는 나무를 포함한 식물은 광합성 작용에 필수인 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물을 흡수한다.


문제는 자연을 인간의 편의를 위해 개발하면서 산의 빗물 흡수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는 점이다. 산 계곡 주변에 주거지와 도로, 휴양 시설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탓이다. 특히 최근에는 전국을 휩쓸고 있는 태양광 열풍으로 많은 산지가 잠식되고 있다.


구조물이 붕괴하지 않도록 아무리 튼튼하게 짓더라도 숲의 빗물 흡수량이 절대적으로 줄어들면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 오히려 구조물들로 인해 토양에 흡수되지 못한 빗물이 흘러내려 하천을 범람시키고 산의 토사를 흘러내리게 해서 다른 구조물을 덮칠 수 있다.


흙은 큰 암석이 풍화와 침식으로 깨져 작은 알갱이로 되고 여기에 낙엽 등의 부식에 의해 생성된 유기물이 포함되면서 형성된다.


국립광주과학원에 따르면 흙 1㎝가 만들어지기까지 약 200년이 걸린다고 한다. 빗물에 의해 이 흙이 유실되는 건 순식간이다.


지난 3일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이즈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가옥 100채 이상이 피해를 보고 2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이 산사태의 근본 원인은 산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태양광 패널 설치는 산 위에 있는 나무를 모두 베어 내 콘크리트를 친 뒤 설치한다. 정작 패널 설치 부분에 내리는 빗물이 콘크리트에 흡수되지 못한채 주택지로 내려오면서 산사태 원인이 된다.


패널이 설치된 산 상부에서 내린 빗물은 패널로 인해 흘러내리는 길을 우회하기 때문에 산사태를 더욱 가중시킨다.


인구 3만5000여명의 아타미시는 일본 제일의 온천 관광도시로 유명하다. 온천과 숙박업소 개발이 늘면서 산사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도 언제든지 아타미시의 불행을 겪을 수 있다. 요즘 귀농과 귀촌이 인기를 끌면서 매년 50만명의 도시민이 농촌과 어촌으로 향하고 있다. 자연을 훼손하는 개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귀농·귀촌에 따른 개발과 태양광 발전을 위한 대규모 공사가 산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전국에 태양광 발전소는 2020년 기준 7만7008 곳에 이른다. 전북이 1만8000여 곳으로 가장 많고, 이어 전남이 1만2000여 곳이다. 이 지역에서는 언제든지 산사태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으므로 더욱 안전에 대비해야 한다.


현행법상 산지 도로의 배수로 규정은 과거 20년간 최고 강수량을 기준으로 하는 '설계빈도 20년'을 적용한다. 하지만 최근 이상 기후로 인해 이 기준보다 더 많은 양의 비가 내고 있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설계빈도 20년’으로 개정된 2007년도 이전에는 10년밖에 되지 않았다. 2007년 이전에 건설된 도로가 전국 산지에 산재해 있다. 언제든지 홍수로 인한 산사태나 범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미리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연구를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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