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안전전문가협회와의 협약을 계기로 재난안전 분야 전문 지식을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여 안전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진행한 매일안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이 같은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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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1. 대한적십자사 김철수 회장 |
대한적십자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인도주의 기관으로 1905년 탄생했다. 전쟁, 기근, 재난 등 다양한 인도적 위기 상황에서 인간의 고통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 전 세계 어디서든 재난과 무력충돌 상황에 가장 먼저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어려운 이웃과 고통받는 이재민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겠다는 각오로 갑진년(甲辰年) 창립 119주년을 맞이했다.
김 회장은 "재난 현장에서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권역별 재난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안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과 고난에 처한 이재민 곁을 든든히 지켜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김 회장으로부터 새해 계획과 앞으로의 비전을 들었다.
-대한적십자사는 재난대비 및 대응에 있어 국내·외 타 구호단체와 차별점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특별한 사업이 있나.
"대한적십자사는 오랜 기간 축적된 구호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이재민 대상 구호활동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심리적 응급처치를 포함해 전문 심리 상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의식주 지원을 넘어, 재난 경험자의 심리 회복에 앞장서 온 점이 대한적십자사가 갖는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다. 2016년부터 행정안전부와 함께 전국 17개 시·도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재난 이후에도 일상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마음구호 프로그램>을 전개해 재난 발생부터 복구 단계까지 체계적인 심리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구호 사업에 있어 구호대응보다 한 차원 높은 심리적 응급처치라는 개념이 참 흥미롭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
"갈수록 다양하고 예측 불가능해지는 재난 유형으로 인해 재난 경험자의 심리지원이 강조되고 있다. 재난과 같은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 직후에 제공되는 심리적 응급처치(Psychological First Aid, PFA)는 재난 경험자의 초기 고통을 경감하고 장기적 기능 회복을 도모하는 활동이다. 보통 사건 발생 이후 한 달이 심리적 응급처치의 골든타임이라고 말한다. 신속하고 직접적인 도움을 제공해 재난에 노출된 이들의 심리적 회복, 일상 복귀, 공동체 의식 강화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충남지역을 비롯해 전국 산불 현장에서 629건의 심리적 응급처치 활동과 336건의 심리상담을 제공했고, 7월 전국 집중호우 피해 지역 이재민 대상 찾아가는 재난심리회복지원을 통해 986건의 심리적 응급처치 활동과 483건의 심리상담을 제공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진 것처럼 심리적 응급처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 역시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정부·학계·의료계 등이 합심해 재난 심리회복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강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작년에는 튀르키예·모로코·아프가니스탄 강진, 리비아 대홍수 등 각종 자연재해와 함께 가자지구 교전 피해까지 여러모로 대한적십자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았다. 각종 피해 지역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나.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한 재난 대응을 위해 구호물자를 지원하고 모금캠페인을 전개했다.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강진 이재민 지원을 위해 지난해 2월 6일부터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모금액 403억 원 중 약 54%인 218억 원의 성금 집행을 끝냈다. 또 튀르키예 파잘직 지역에 컨테이너 주택 1,000채 규모의 '한국-튀르키예 우정의 마을'을 지었다. 앞으로 튀르키예에는 혈액원과 헌혈의 집 등 혈액 인프라 지원과 더불어 지역주민의 직업교육 등을 돕기 위한 인도지원센터를 마련하고, 시리아에는 이재민과 국내 실향민들의 식량거처, 물과위생 분야 등의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무력충돌 사태로 피해를 입은 피란민을 위해 302억 원을 모금해 긴급구호식량 및 차량, 영유아 분유, 전기히터 등을 지원했고, 인접국인 루마니아 내 인도적지원센터 4개소와 국내 피란민 생계비와 의료비를 지원한 바 있다. 또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보건부의 요청에 따라 앰뷸런스 40대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하와이, 모로코,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수단 등 재난과 무력충돌 위기 상황에 놓여 도움이 필요한 이재민을 위해 긴급자금을 지원하였고, 각국 적십자·적신월사를 비롯해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등 국제적십자운동 구성원과 협력해 인도적 지원을 펼쳤다."
-대한적십자사는 현지 상황을 잘 아는 적십자사, 적신월사와 함께 서로 연대해 구호활동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국외 재난구호활동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전시상황, 자연재해,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감염병 등 전 세계적인 재난이 발생하면 191개국 적십자사, 1천600만 명의 자원봉사자와 연대해 구호와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향후 가자지구의 무력충돌 상황에서 고통받는 민간인 구호를 위해서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 지원할 예정이다. 또 새해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대응을 위해 일본적십자사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성장한 만큼 대한적십자사도 국격에 맞게 국내를 넘어 해외 재난 대응에도 적극 참여하고 민간외교를 펼쳐 대한적십자사와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그동안 활동하신 것들을 보면 탄소중립에도 앞장서고 계신 것 같다. 지난해 9월 ‘기후변화와 재난위험에 따른 지역사회 복원력 이해와 과제’라는 주제로 세계지식포럼 특별대담도 진행했는데, 기후 위기로 인한 재난 대응에 맞서 효과적인 복원 방법이 있나.
"넷제로2050 기후재단 명예이사장을 맡고 있고, 회장 취임 후에 ‘적십자 ESG 위원회’를 발족해 탄소중립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베트남에서 개최된 IFRC 아시아태평양적십자사회의에서 기후복원력 캠페인을 선도하는 등 국내외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효과적인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스스로 재난 상황에서 안전하게 대처하고, 일상으로 신속히 돌아갈 수 있는 복원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16년에 아태재난복원력센터를 세우고, 아태지역 적십자사와 협력해 VR 등의 혁신 기술을 활용한 재난 예방 교육과 훈련을 실시해왔다. 또한, 기술과 혁신의 적극적인 활용이 매우 중요하다.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투자와 재난 예방 활동을 지원하는 예측기반 활동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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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2. 대한적십자사 김철수 회장 |
-지난해 12월 한국안전전문가협회와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대국민 안전의식 향상 활동 전개 및 재난 예방 협약도 맺으셨다.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해나가실 계획인가.
"한국안전전문가협회와의 협약을 계기로 재난안전 분야 전문 지식을 공유하고 활용해 안전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현재 적십자사는 행정안전부 지정 재해구호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매년 약 5천 명의 구호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한국안전전문가협회와 협업해 교육의 질과 전문성을 제고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재난안전사업과 관련해 중점으로 추진하는 사항은 무엇이고, 재해구호지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재난 현장에서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권역별 재난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안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이재민 편의 증진을 위해, 구호장비 및 물자의 확충과 현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급식차·세탁차 등 재난 현장에서 이재민의 편의와 밀접하게 관련된 장비를 신규 제작해 대피소 내 이재민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다. 아울러 지역에서 발생한 재난에 봉사원들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봉사원 대상 구호전문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재해구호지원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는 먼저 재난 예방과 대비에 좀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해야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재난관리 예산이 복구에 쓰이고 있지만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의 예산이 예방·대비 분야에 편성되어 있다. 대응·복구뿐만 아니라 예방·대비도 철저히 하는 것이 진정한 재난관리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국민들께 안전과 관련해 당부해주시고 싶은 말이 있나.
"우리 후손들이 안전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는 것은 시대적 과제이자 우리 모두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대한적십자사는 법정 재난관리책임기관이자 구호지원기관이다. 점차 빈번하고 다양해지는 재난에 맞서, 고통 받는 이재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든든한 희망의 등불이 되고 인도주의 활동을 지속해 따뜻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
◆ 김철수 회장 프로필 ◆
출생
▲1944년 전북 김제 출생
학력
▲전남대 의학 학사
▲서울대 의학 석사
▲연세대 행정학 석사
▲고려대 의학 박사
▲단국대 복지행정학 박사
▲경희대 법학 박사
주요경력
▲의료법인 서울효천의료재단 H+양지병원 이사장
▲제33대 대한병원협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운영위원·의료봉사단장
▲대한에이즈예방협회장
▲한국항공우주의학협회장
▲고려대·한림대·가톨릭대 의대 외래교수
주요상훈
▲일동의료법인 사회공헌상 봉사대상
▲JW중외박애상
▲국민훈장 모란장·목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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