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경찰소환조사 대응…당황하지 않고 권리를 지키는 단계별 전략과 법률적 유의점

김세현 변호사 / 기사승인 : 2026-04-21 09: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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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누구에게나 수사기관으로부터의 연락은 당혹스러운 경험이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시민이 어느 날 갑자기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게 된다면, 대다수는 자신의 기억을 반추하며 심리적 위축과 공포를 느끼기 마련이다. 특히 최근 보이스피싱, 명예훼손, 성범죄 등 일상과 밀접한 형사 사건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경찰소환조사 대상이 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때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조사를 회피하거나, 반대로 자신은 결백하니 가서 있는 그대로 말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안일한 낙관론이다. 경찰 조사는 향후 기소 여부와 재판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찰이 출석을 요구했다는 것은 수사기관이 특정 사건에 대해 피의자 또는 참고인으로서의 진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음을 의미한다. 우선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사항은 본인의 신분이다. 본인이 범죄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인지, 아니면 사건의 내용을 파악하기 위한 '참고인' 신분인지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참고인 신분이라면 강제성이 없으므로 출석 여부를 선택할 수 있으나, 피의자 신분임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경찰소환조사 요구에 거듭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이 발부되어 강제 수사로 전환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수사관에게 연락하여 사건의 개요와 고소 요지, 본인의 정확한 신분을 확인해야 한다.

경찰소환조사 날짜를 정할 때도 수사관이 제시하는 시간에 무조건 맞출 필요는 없다. 충분한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면 일정을 며칠 뒤로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조사를 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정보공개청구'를 활용하는 것이다. 고소 사건의 경우, 고소인이 제출한 고소장 내용을 확인하여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가 무엇인지, 상대방이 주장하는 사실관계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고소장의 세부 내용을 모른 채 조사에 임하면 수사관의 날카로운 질문에 당황하여 사실과 다른 답변을 하거나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조사 당일, 수사관 앞에 앉아 진술할 때는 '일관성'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진술이 번복되거나 논리적 모순이 발견될 때 그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조사 전 자신의 기억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객관적인 증거와 배치되는 부분은 없는지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만약 기억이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면 무리하게 답변하기보다 "기억나지 않는다" 혹은 "확인 후 답변하겠다"라고 말하는 것이 낫다. 허위 진술은 추후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인상을 주어 구속 사유가 되거나 양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형사소송법상 보장된 진술거부권은 피의자의 정당한 권리이므로, 본인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질문에 대해서는 전략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

조사가 종료된 이후의 절차도 매우 중요하다. 조사를 마치면 담당 수사관은 진술 내용을 정리한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한다. 이때 반드시 조서의 내용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꼼꼼하게 읽어보아야 한다. 본인이 말한 취지와 다르게 기재되었거나 뉘앙스가 묘하게 바뀌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구가 있다면 반드시 수정을 요구해야 한다. 조서 하단에 서명날인을 하는 순간, 그 기록은 법적 효력을 갖는 강력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경찰소환조사 통보를 받은 직후의 초기 대응이 전체 형사 절차의 8할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첫 조사에서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가 나중에 유죄의 결정적 증거로 작용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자신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증거를 사전에 수집하고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 구조를 법리적으로 검토한 뒤 조사에 임하는 것이 억울한 피해를 방지하고 자신의 권리를 온전히 보전하는 방법이다.

특히 지역별로 수사기관의 사건 처리 방식이나 법원의 판단 경향에는 일정한 특징이 존재하는 만큼,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법무법인 YK 구미 분사무소 김세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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