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지속되는 섬유근육통, 약 찾기보다 올바른 이해가 먼저

원제범 원장 / 기사승인 : 2025-12-22 14: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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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도 잠을 이루기 어려울 만큼 몸 여기저기가 아프고 피로가 가시지 않지만, 병원에서는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는 말을 듣는 사람들이 있다. 크게 무리하거나 다친 기억이 없어도 통증은 몇 달째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이유 없는 고통 앞에 서면, 사람들은 원인을 묻기보다 약부터 찾게 된다. 하지만 이 선택이 늘 올바른 출발점은 아니다.

섬유근육통은 흔히 ‘신경성 통증’이나 ‘검사에 안 잡히는 통증’ 정도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전신 통증을 일으키는 하나의 질환이다. 통증을 조절하는 몸의 시스템이 과민해져,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자극에도 크게 반응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섬유근육통 약을 찾기 전에, 지금 겪는 통증이 정확히 무엇인지부터 짚어야 한다.

이 질환이 더욱 까다로운 이유는 오진의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데 있다. 섬유근육통으로 알고 치료를 시작했지만 만성 신경통이나 다발성 근막통증 증후군인 경우도 있고, 반대로 류마티스관절염을 진단받았으나 실제로는 섬유근육통이었던 사례도 적지 않다. 같은 검사 결과를 두고도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섬유근육통을 비롯한 만성통증을 다양한 사례로 접해본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환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또 하나의 이유는 증상이 모두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몸이 굳은 듯 뻣뻣한 통증을 느끼고, 얼얼함이나 묵직한 불편을 겪는 사람도 있다. 또 특정 부위를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압통점이 있는데, 건강한 사람에게는 통증으로 인식되지 않는 부위인 경우가 많다. 통증은 한 곳에서 시작해 전신으로 번지고, 심한 피로감이 따라온다. 편두통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과민성 방광 같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때문에 섬유근육통은 하나의 증상으로 진단하지 않는다. 통증의 범위와 강도는 물론 피로감과 수면 상태,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등 전반적인 증상을 종합해 중증도를 평가한다. 보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 다양한 검사가 함께 이뤄진다. 신체 진찰로 압통점을 살피고 혈액검사로 염증 수치와 바이러스를 확인하며, 필요에 따라 자가면역 검사와 관절 초음파, X-ray 검사를 병행한다.

치료 역시 서둘러 약부터 쓰는 방식이 아니다. 질환의 진행 정도와 환자의 반응을 세심하게 살피며 단계적으로 조정한다. 약물 치료와 수액 치료 외에도 도수치료와 물리치료 등 다양한 비약물 치료가 병행될 수 있다. 치료의 최종 목표는 환자의 통증뿐 아니라 피로감을 개선하고 수면의 질을 높여 활기찬 일상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한약이나 침 치료 같은 한방 치료를 함께 진행하기도 하고, 집중적인 관리를 위해 입원이 권유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상태를 바르게 이해하는 일이다. 섬유근육통은 완치가 쉽지 않은 질환이지만, 통증의 원인과 양상을 면밀히 살펴 치료해 나간다면 일상 속 불편감을 충분히 줄여나갈 수 있다. 자가진단으로 성급히 단정하고 약을 찾기보다는, 통합적인 시각에서 자신의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맞춤형 치료를 진행할 수 있는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아산본내과 원제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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