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기차 화재 스프링클러 미작동...“누군가 정지 버튼 눌러”

강수진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9 13: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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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조작'으로 밸브 멈춘 사이 중계기도 고장...불길 그대로 확산
▲ 지난 8일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고 관련하여 경찰, 소방,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2차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사진: 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강수진 기자] 인천 청라 대단지 아파트 지하 주차장 내 전기차 화재 당시 누군가 스프링클러 밸브 연동 정지 버튼을 눌러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소방본부는 지난 1일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서구 청라동 아파트 방재실에서 화재 수신기를 확보하여 디지털 포렌식을 실시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디지털 포렉식 실시 결과에 따르면 불이 난 직후 오전 6시 9분경 수신기로 화재 신호가 전달됐으나, 아파트 관계자가 준비작동식 밸브 연동 정지 버튼을 누른 기록이 확인됐다.

이 정지 버튼을 누르면 화재 신호가 정상 수신되어도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는다.

이후 5분 만인 6시 14분경 밸브 정지 버튼이 해제됐지만, 그 사이 불이 난 구역 내 중계기선로 고장 신호가 수신기로 전달돼 결국 스프링클러가 작동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밸브 작동이 멈춘 상황에서 소방 전기배선 일부가 화재로 훼손돼 수신기와 밸브 간 신호 전달이 이뤄지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불이 난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스프링클러는 화재 감지 후 소방 배관에 물이 통하도록 설계된 ‘준비작동식’ 설비로, 수조부터 특정 밸브가 설치된 구간까지만 물이 채워져 있고 스프링클러 헤드로 이어지는 나머지 배관은 평소 비어있는 상태다. 불이 났을 2개 이상의 화재 감지지가 작동해야 수문이 열려 물이 공급되고 불길이 헤드가 터지면 소화수가 분출되는 방식이다.

때문에 해당 설비는 감지기나 밸브·제어반 등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길 경우 물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다. 이 취약점이 이번 화재에서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소방당국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아파트 관계자 진술 등을 추가로 확보해 관련법 위반 사항에 대해 조치할 방침이다.

앞서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 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발화 지점을 중심으로 스프링클러가 작동한 사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외부 전문가들도 지하 2층에 있는 수조에 소화용수가 90% 이상 채워져 있는 점과 펌프가 정상 작동할 때 발생하는 물 자국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토대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한편, 지난 1일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1층 주차장에 있던 전기차에서 불이 나 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고, 차량 140여대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아울러 지하설비와 배관 등이 녹아 대규모 정전과 단수가 이어져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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