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100일] 처벌 근거 부재... "관리 기록 보존해야"

이유림 기자 / 기사승인 : 2022-05-06 14: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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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기간과 전년 동기 사망사고 발생 추이 (자료, 고용노동부 제공)

 

[매일안전신문=이유림 기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후 100일이 지났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근로자가 계속해서 속출하고 있다. 법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데이터를 모아 처벌의 근거로 활용, 나아가 분석 기반의 예방이 가능한 디지털 플랫폼 도입이 요구된다.

6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올해 1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난 1월 27일 이후 사망사고는 총 97건으로 전년 동기(121건) 대비 24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업무에 관계되는 건설물·설비·원재료·가스·증기·분진 등에 의하거나 작업 또는 그 밖의 업무로 인해 ▲사망자 1명 이상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 1년 이내 3명 이상이 발생한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의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책임을 묻는 법이다.

시행 이후 사망사고 발생 건수는 건설업(48건), 제조업(32건), 기타업종(17건)순이었다. 전체 업종에서 발생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이 중 제조업 사망자 수는 4명, 50인 미만 기타 사업장 사망자 수는 3명이 증가했다.

법 시행 100일을 불과 이틀 앞둔 지난 4일에만 5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 끼임, 깔림, 추락 등 그 원인도 다양했다.

특히 한 달 간격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DL이앤씨와 폭발, 끼임사고 등이 잇따른 현대제철과 같이 산업재해가 반복되는 기업들의 사례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재해가 계속되는 상황에 각 지자체와 관계 기관에서는 안내 매뉴얼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배포되고 있는 지침들은 ‘예방’에 초점을 맞춰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인 ‘처벌’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빠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코스탁협회가 코스닥협회 회원사 215개사 설문조사 결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서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43.2%가 ‘모호한 법조항’이라고 답했다.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건은 16명 급성 중독이 발생한 두성산업 단 1건뿐이다. 

 

법의 완전한 시행을 위해서는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에서 사전에 사고 예방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점검하고 사업주는 해당 사실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모든 공사 관리 과정이 기록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3개월을 맞아 지난달 26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재한 제2차 서울안전자문회의에서 외부 자문위원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사고 원인 분석은 물론 사고 후 수습을 위한 골든타임 등에 유용한 ‘디지털 플랫폼 종합안전매뉴얼(가칭)’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디지털 플랫폼 종합안전매뉴얼은 ▲녹취·녹음 ▲알고리즘 ▲인공지능 단계별로 발전될 전망이다. 1단계에서는 블랙박스와 같이 모든 현장 관리 과정을 기록돼 형식적인 감리가 아닌 언제든, 누구든 재점검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확보 및 보존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2단계에서는 알고리즘을 통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분석하고, 인공지능까지 활용하게 되면 사고 발생 전 사전 예측이 가능하다.

앞서 발생한 사고 현장과 유사한 환경이 조성되면 이를 감지한 인공지능이 사고가 발생할 것을 미리 알려주고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한편 올해 1분기 제조업에서 7명, 기타업종에서 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중대재해처벌법 제3조에는 5인 이상 사업장부터 법이 적용되도록 명시돼 있는데 이는 체계가 바로 잡힌 대기업들만 살아남고 소규모 기업에서는 실업자가 속출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에 중대재해가 발생해도 처벌을 받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예방에 더 철저히 신경쓸 수 있도록 안전 장비 지원 등 현장 중심의 예방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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