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 작업중 감전 사망 한전 대책 '뒷북·재탕' 비판...민노총, "위험의 외주화가 원인"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2-01-10 14: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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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건설사업연맹이 '고 김다운 전기노동자 산재사망 추모 및 한전 실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신윤희 기자] 지난해 11월5일 전봇대 작업 외주직원의 감전사가 발생한지 두달만에 한국전력이 대책을 내놓았으나 근본적인 처방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한전 대책에는 과거 이미 내놓은 것도 있어 재탕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 때마다 대책만 내놓을 게 아니라 보다 도움이 되는 현실적인 방안이 요구된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는 1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3년간 20명의 노동자를 숨지게 한 한전은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위험의 외주화 근절과 외주직원의 직접고용을 촉구했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5일 오후 4시쯤 경기 여주시에서 오피스텔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전봇대에서 작업중이던 김다운(38)씨가 감전사고를 당한 뒤 19일간 투병생활 끝에 11월24일 목숨을 잃었다. 김씨의 일은 한전 배전운영실에서 하던 것으로, 정규직 사망사고가 나자 하청으로 떠넘겨 벌어졌다고 건설노조는 주장했다.

 김씨는 고압 전기작업에 쓰는 고소절연작업차 대신 일반 트럭을 타고 작업하고 고무 절연장갑이 아닌 면장갑을 낀 채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노조는 김씨가 하던 COS(회로차단 전환 스위치) 투입과 개방 작업은 한전 배전운영실 소속 전기 노동자들이 하던 일인데 2021년 4월부터 갑자기 하청업체로 작업지시가 넘어왔다. 2020년 3월9일 한전 정규직 노동자가 전봇대 작업 중 추락사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한 것이 위험의 외주화로 이어졌다는 게 건설노조 측 판단이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한전에 작업보고를 하고 안전관련 사항을 점검하는 감시자 없이 김씨 혼자 작업이 이루졌고 1인 작업이다보니 사고후 30분 가까이 전기가 흘렀는데도 전기를 차단할 수 없었다. 

 한전 품셈에 2인1조 작업과 고소절연트럭(활선차량)을 활용하도록 돼 있는데 지켜지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건설노조는 전날 한전이 내놓은 안전대책에 대해 “새로울 것이 없다. 이미 발표했던 것이거나 시기를 앞당기는 정도”라며 “의미가 있다면 정전작업에 대한 것 정도인데, 이에 대해서도 구체적이지 않아 현실 가능성을 점쳐보기 어렵다”고 맹비난했다.

 건설노조는 한전 관계자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의 안전조치, 산업재해 예방조치 의무 소홀을 문제삼아 처벌할 것과 위험의 외주화가 아닌 직접고용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왼쪽 세번째)을 비롯한 임원진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회의실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감전 사망사고와 관련해 대책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전은 전날 정승일 사장이 나서 협력업체 근로자의 감전사 사고를 공식 사과하고 안전사고 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 따르면 감전사고 근절을 위해  작업자가 전력선에 접촉하는 직접활선 작업을 퇴출하고 정전 후 작업과 간접활선 작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 사장은 “2018년부터 간접활선 작업으로 전환되고 있으나 약 30%는 여전히 직접활선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전은 감전사고 사례가 없고 직접활선에 비해 안전한 간접활선 작업의 현장 적용률을 높이기 위해 현재 활용 중인 9종 공법 외에 2023년까지 9종의 공법을 추가 개발한다.

 끼임사고 근절을 위해선 전기공사용 절연 버킷(고소작업차) 차량에 고임목 등 밀림 방지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추락사고 근절을 위해 작업자가 전주에 직접 오르는 작업을 전면 금지한다. 전국 4만3695개소 철탑에 추락방지장치를 설치하는 작업을 당초보다 3년 앞당긴 2023년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전이 위험한 작업을 퇴출한다고 하더라도 발전과 송전, 변전, 배전의 모든 전기공사가 한전이 직접 하지 않고 면허를 가진 전기공사업체에서 시행하는 상황이라 현장에서 지켜질 지 미지수다. 한전이 직접 시행하는 작업은 재해 등 비상시 복구공사 정도다. 협력업체가 한전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탁상공론식 대책에 그칠 뿐이다.

 

 한전 대책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6일 감전사에 대해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이 같은 사고시) 한전 사장도 처벌될 수 있다”고 질책하자 부랴부랴 내놓았다는 평가다.

 당시 안 장관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며칠 전 한전 사장과 통화에서 한전에서 이런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면서 “공공기관이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특별히 당부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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