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동성부부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 불허..."혼인은 남녀 결합" 강조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2-01-07 15: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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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소수자 부부 소성욱(왼쪽), 김용민 씨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인정 소송 1심 선고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매일안전신문=신윤희 기자] 동성 부부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는만큼 동성 부부를 사실혼 관계로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배우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올리려던 동성 부부의 시도도 좌절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7일 김용민씨와 동성 부부인 소성욱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보험료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소씨가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인 김씨의 피부양자로 등록되는 걸 허용하지 않고 보험료를 별도로 부과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이다. 

 법원은 혼인이 남녀간의 결혼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 재판부는 “현행법 체계상 동성인 두 사람의 관계를 사실혼 관계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보험료 부과 처분은 적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민법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례, 우리 사회의 일반적 인식을 모두 모아보더라도 혼인은 여전히 남녀의 결합을 근본 요소로 한다고 판단되고, 이를 동성 간 결합까지 확장해 해석할 근거가 없다”면서 “건강보험료를 부과한 처분은 건보공단의 재량에 달린 문제가 아닌 만큼 행정의 재량 준칙으로서 평등의 원칙과 무관하고, 동성 간 결합과 남녀 간 결합이 본질적으로 같다고 볼 수 없는 점에서 이를 달리 취급하는 것이 헌법상 평등 원칙에 반한다고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여러 나라가 동성 동반자 제도를 두는 등 세계적으로 혼인할 권리를 이성 간으로 제한하지 않고 개인의 자유로 인정하는 것이 추세”라면서도 “결국 혼인 제도란 사회 문화적 함의의 결정체인 만큼 원칙적으로 입법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우리나라 안에서 구체적인 입법이 없는 상태에서 개별 법령의 해석만으로 혼인의 의미를 동성 간 결합으로까지 확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소씨는 2019년 김씨와 동성간에 결혼식을 올리고 2020년 2월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인 김씨의 피부양자로 등록했다가 같은 해 10월 공단에서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험료 부과 처분을 받자 소송을 냈다.

 건보공단은 남녀 간 실제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더라도 사실혼 관계이면 배우자의 직장 건보에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고 있는데,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정하지 않는 건 부당한 차별이라고 소씨 측은 주장해 왔다.

 소씨는 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입법부가 먼저 나서야한다는 식으로 들렸다”면서 “판사가 성소수자 부부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나라들의 사례를 언급했는데, 한국 사회가 변화해야 하는 방향을 언급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판결에 아쉬운 점이 분명히 있지만, 항소할 것이고 세상은 변할 것”이라며 “권리가 똑같이 주어지지 않아서 어차피 항소해야 하고 싸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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