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수 한류이야기] 엄격한 무슬림의 교두보가 되어 주는 '말레이시아 한류'

하지수 대표 / 기사승인 : 2023-05-25 16: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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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봉사단 푸른나래세상 하지수 대표

 

말레이시아는 말레이 반도와 보르네오 섬 북부에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다. 국토가 동서로 서로 떨어져 있는 비연속국가로, 국명 ‘Malaysia’는 산과 도시를 상징하는 'Malay'와 땅을 의미하는 ‘sia'의 합성어로 추정된다.

말레이시아는 다양한 문화와 종교를 가진 다문화 국가이지만 국교는 무슬림이다. 무슬림 인구가 전체 인구의 63.5%(2002년)를 차지하고 있어 엄격한 이슬람 율법과 제도, 미디어 및 온라인 규제 등으로 보수적 색채가 강하다.

말레이시아의 한류는 2002년 ‘가을동화’, ‘겨울연가’, ‘올인’ 등 20여 편의 드라마가 소개되면서 시작되었다. ‘겨울연가’는 150만 명 이상의 고정 팬을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한류의 서막을 열었다. 한국 드라마의 소개로 한국배우와 영화 등 한국 콘텐츠 전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 또한 한류확산에 영향을 주어 여주인공 이영애는 말레이시아에서 ‘여자 욘사마’로 불리며 가장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에서도 한류 열풍이 비교적 늦게 일어난 지역이고, 초반의 바람은 대만과 베트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세지 않았다. 이슬람권에서 대중문화는 종교와 생활이 일치된 환경으로 인해 사회적 제약이 따른다.

2006년 3월 개봉한 송혜교와 차태현 주연 “My Girl & I(한국명: 파랑주의보)” 영화는 이슬람 사회에 본격적으로 한류 변화를 일으킨 시발점이 되었다. 이 영화는 말레이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특히 송혜교의 팬층에 큰 영향을 미쳤다. 송혜교의 인기로 드라마 ‘풀 하우스’는 공중파를 타지 못했지만 말레이시아 젊은이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풀 하우스’에 함께 주연한 ‘비’의 음반이 알려지면서 말레이시아의 음반시장에도 K-pop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드라마나 음악으로 시작된 한류로 말레이시아인들은 한국 문화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조금 늦게 달아올랐지만 한류 열풍은 패션, 메이크업, 음식, 한국어 배우기 등 한국 문화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7년 가수 ‘더 크로스’가 말레이시아에서 거의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현지 라디오 방송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싱가포르와 태국에서 얻은 인기가 인접국 말레이시아에 몰아치면서 생긴 한류 현상이었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의 한국 드라마 사랑은 남다르다. 드라마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한국어를 학습하는 등 한류의 매력에 빠졌다. 많은 사람들은 드라마 대사를 외워서 한국말로 일상적 인사와 대화를 나누곤 한다. 트위터 발표에 따르면, 트위터에서 지난 10년간 K콘텐츠의 트윗 트래픽이 546% 증가했고, 최근 K콘텐츠 관련 대화량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급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2022년 트위터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한류 콘텐츠를 가장 많이 트윗한 나라 순위 7위에 랭크되었다.

미국 CNN 방송의 1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언어학습 애플리케이션인 듀오링고에서 한국어는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이 학습되고 있는 언어다. 특히, 지난해 한국어 학습자는 무려 95%나 증가했다. 말레이시아 역시 한글 배우기 열기는 예외가 아니다. 한국어 배우기 열풍은 커진 국력만큼 한류가 더해져 인기가 급상승 중이며, 동남아시아와 서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학습하는 외국어로 꼽혔다.

말레이시아의 한국 영화사랑도 인접 국가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말레이시아 영화시장은 그 규모가 작지만 이슬람권과 인근 국가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곳이다. 2003년 10월 개봉한 ‘장화, 홍련’은 개봉과 동시에 흥행 1위를 차지했다. 당시 흥행 2위 미국 영화 ‘웰컴 투 더 정글’의 두 배에 가까운 흥행성적을 일궈냈다. 특히 한국에 우호적인 말레이시아는 현재 중국과 중동 등 한류 콘텐츠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영화의 유통과 확장에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해주고 있다. 2020년 말레이시아에서 개봉한 영화 ‘반도’는 유료 시사회에서 52만 링깃(약 1억4700만 원)의 수입을 올리며 역대 시사회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한류는 말레이시아와 한국 간의 문화 교류를 촉진하고, 두 나라 사이의 경제 관계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한류 열풍은 말레이시아의 젊은 세대에게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문화적 다양성과 상호존중을 증진하는 것에 도움을 주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도 한류를 통한 협력강화와 무역 활동을 촉진해 투자 및 인적교류를 활발히 추진함으로써 경제적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다문화봉사단체 푸른나래세상 하지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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