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국인, 필로폰 투약후 행인 살해... 부족한 치료시설 지적

이유림 기자 / 기사승인 : 2022-05-12 17: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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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마약류사범 3년전보다 2배↑
환각상태 강력범죄 5년간 48건
마약 치료보호기관 단 21곳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매일안전신문=이유림 기자] 지나가던 행인을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 남성에게서 마약 양성 반응이 확인돼 마약 범죄에 대한 형량 강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치료 시설이 부족한 실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1일 새벽 5시 50분경 서울 구로구의 한 골목에서 중국 국적의 A(42)씨가 지나가던 행인을 주먹으로 가격하고 발길질을 하는 등 1분 넘는 폭행이 이어졌다.

이후 A씨는 쓰러진 행인의 옷 주머니를 뒤지고 도롯가에 놓인 경계석으로 내리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은 소생이 불가한 상태임을 확인해 곧바로 경찰에 인계했다.

행인을 살해한 A씨는 약 150m 떨어진 곳에서 손수레를 끌고 고물을 줍던 80대 노인에게도 시비를 걸며 폭행했다.

A씨는 범행 현장에서 한참을 머물다가 출동한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경찰은 A씨를 살인과 폭행 등 혐의로 입건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인 한편, A씨에 대한 마약류 간이 시약 검사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

◆ 외국인·청소년 중심으로 증가하는 마약 범죄

마약에 취한 남성에 의해 무고한 행인이 숨진 소식에 이제는 우리나라도 마약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며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등장했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지난 6일 발간한 '2021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마약류사범은 1만 6153명으로 전년(1만 8050명) 대비 10.5% 줄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외국인 마약류사범은 2339명으로 불과 3년 전(2018, 948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19세 이하 적발인원도 450명으로 전년(313명) 대비 43.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연도별 외국인 마약류사범 마약류별 현황 (자료, 대검찰청 제공)

더 큰 문제는 마약 투약후 환각상태에서 저지르는 2차 강력범죄다. 최근 5년간 ‘인질극, 난동’과 ‘과다투약 사망·자살’이 각각 7건씩 발생했으며 ‘수사관보복 살해·상해’ 범죄도 6건이었다. 이어 ‘살인’ 4건, ‘강·절도’ 1건 순이었다. 이외의 기타 유형 23건으로 총 48건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발생한 사건과 유사한 사례로, 지난 2019년 12월 필로폰을 투약한 B(58)씨가 환각상태에서 중학교 동창을 칼로 찔러 살해하고 또 다른 피해자의 머리 등을 수 차례 찔러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바 있다.

◆ 베트남 등 30여개국, 밀수 적발시 사형... 국내선 상습범에게

현재 우리나라는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자격이 없는 자가 마약을 수출입·제조·매매하거나 알선·소지·소유하는 등의 범죄에 대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최고형인 사형은 영리범 또는 상습범인 경우에 처해질 수 있다.

마약범죄를 강력 처벌하는 30여개국 중 하나인 싱가포르는 15g 이상의 헤로인을 밀수하다 적발되면 사형에 처한다. 지난달에는 싱가포르 국적의 마약 밀수범의 사형을 집행하기도 했다.

같은 달 베트남에서도 필로폰을 몰래 제조한 중국인 2명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베트남은 600g 이상의 헤로인 또는 2.5kg 이상의 필로폰을 소지하거나 밀반입하다가 적발되면 사형에 처한다.

◆ “처벌보다 치료”... 치료시설 21개뿐

외국의 처벌 수위와 비교하면 국내 형벌이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질 수 있으나 전문가들은 강력한 처벌이 마약 범죄가 줄어드는 길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전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법을 적용하는 베트남이지만 밀매 및 사범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지난 2020년 법무부가 발표한 범죄별 재복역률을 보면 마약 범죄로 출소한 수형자의 재복역률은 45.8%였으며 재복역한 수용자의 88.8%는 또 마약 범죄를 저질러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마약 범죄의 예방을 위해서는 처벌보다는 치료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수치다. 그러나 마약 중독자 치료보호기관은 전국에서 단 21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마약류사범 1만 6153명을 모두 수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1개소당 770명을 담당해야 하는 셈이다.

치료 시설은 부족하고 외국인·청소년을 중심으로 마약 범죄가 늘어가는 현시점, 마약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미디어 환경 개선과 치료 시설 확충 등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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