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구 변호사의 사건파일⑧] 소방과 경찰의 화재조사결과 최초 발화지점이 전혀 다른 경우(제1심판결)

매일안전신문 / 기사승인 : 2023-07-03 17: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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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국내에서 약 4만 건의 화재가 발생한다. 화재는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 원인과 책임소재를 놓고 복잡한 분쟁이 발생하기 일쑤다. 사후처리가 복잡하다. 화재보험에 가입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화재 책임을 둘러싼 공방과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게 된다. 지난 20여년간 화재 분야에서 전문 변호사로서 활동해 온 김동구 변호사와 함께 화재소송 사례를 분석하고 일반인이 알아둬야 할 현명한 대응책 등을 알아보는 장기기획물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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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농업회사법인으로 남양주시 일패동에서 식자재 및 식품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B는 바로 옆에서 대형비닐하우스 내에 고급 난초를 재배하는 업자이다.

2018년 8월 19일 B 소유의 농자재 창고와 농막 사이의 공터에서 시작한 불이 농자재 창고와 농막을 태우고, 인근 A의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식자재 창고로 연소확산되어 약 10억 원의 피해를 입혔다.

최초 발화지점 소유자인 B는 화재 직후 연소피해자 A에게 최대한 배상하겠다고 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재조사를 요구하는 등 손해배상을 하지 않았다. 연소피해자 A로부터 소송 의뢰받아 최초 발화지점 소유자인 B를 상대로 의정부지방법원에 2019년 3월 12일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소송 제기한지 약 4년 4개월만인 2023년 6월 29일 제1심 판결선고가 있었는데, 피고 B는 원고 A에게 5억7천만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A의 승소판결이었다. 의뢰인의 승소였다. 사건개요와 재판진행 상황, 판결내용은 다음과 같다.

◆ 사건개요

남양주시 일패동 소재 대형비닐하우스의 농자재 창고와 농막 사이 마당에서 화재 발생하여 인근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식자재 창고로 연소확산되어 연소피해자인 식품회사가 최초 발화지점의 비닐하우스 소유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한 사건


원고 : A(식자재 및 식품 도소매업자, 연소피해자)
피고 : B(최초 화재발생한 비닐하우스 소유자)
화재발생일 : 2018년 8월 19일, 소장접수 : 2019년 3월 12일, 제1심 판결선고 : 2023년 6월 29일, 소장접수부터 제1심 판결선고까지 약 4년 4개월 소요됨

 남양주소방서와 경기북부경찰청의 화재조사결과 – 서로 배치됨

남양주소방서는 최초 발화지점을 농막과 자재창고 사이에 위치한 지점으로 추정하고, 발화원인은 비닐하우스 농막 주변에서 쓰레기 소각 등을 하던 중 관리자 없이 무인상태에서 장시간 연소하던 중 불티가 날려 비닐하우스에 착화하면서 연소 확대된 인적부주의에 의한 화재 가능성이 가장 높은 화재로 추정하였고,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최초 발화지점을 울타리를 포함한 도랑의 둔덕 A지점으로 한정하고, 발화원인은 퇴비, 건초, 곡물, 이끼 등이 쌓여 있던 더미에 포함된 미생물 활동으로 발효열이 장기간 축적된 자연발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소방의 화재현장조사서상의 최초 발화지점과 발화원인을 토대로 대형비닐하우스 소유자인 피고측의 부주의에 의한 화재이므로 피고가 손해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피고는 경기북부경찰청의 화재현장 감식결과보고서를 토대로 최초 발화지점은 개천가 둔덕 ‘A’지점이고, 미생물 활동으로 발효열이 장기간 축적되어 자연발화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반박하였다.

 변론진행 과정

국가화재조사기관인 소방과 경찰의 화재조사결과, 최초 발화지점뿐만 아니라 발화원인에서도 완전히 배치되는 결론을 도출하고 있어, 소방과 경찰이 아닌 제3기관에 의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감정을 통해 최초 발화지점 및 발화원인을 특정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했다.

이에 원고는 민간화재전문가에게 사감정을 의뢰하여 감정서를 증거로 제출하고, 법원에 전문심리위원 참여결정 신청하여 전문심리위원의 의견서를 받았으나, 여전히 피고는 원고 제출의 감정서나 전문심리위원의 의견서를 믿을 수 없다고 강하게 다투었다. 원‧피고는 결국 법원에 정식으로 최초 발화지점 및 발화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감정신청을 하였다.

법원에서 지정한 감정인의 감정결과, 최초 발화지점은 소방의 화재현장조사서와 같이 “농자재 창고와 농막 사이의 공터”로 판단하였고, 경기북부경찰청의 화재현장 감식결과보고서상 최초 발화지점 둔덕 ‘A’ 지점은 배척하였다.

 제1심법원(의정부지방법원) 판결 내용

이 사건 화재는 비록 그 발생원인은 불명확하지만 최초에 피고가 관리‧지배하는 비닐하우스 인근에서 발생한 불이 농막에 옮겨붙으면서 확산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CCTV 영상에 의하면, 이 사건 화재 초기에 발생한 흰 연기는 이 사건 화재 당일 12:24:55부터 검은 연기가 발생하기 시작한 12:48:04까지 23분 이상 지속되었다. 흰 연기는 물질이 완전연소할 때 발생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화재 당시 흰 연기는 23분 이상 가연물이 불에 타면서 발생한 것일 수 있고, 이는 인위적인 소각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소방서 조사결과에서 지목한 소각통이 곧 흰 연기의 발생 지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소각이 가능한 지점이 특별한 시설이나 물건으로 한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그 때문에 공터에서 소각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사건 화재 당시 피고가 지배‧관리하던 피고 비닐하우스는 화재 발생 또는 확산 방지를 위하여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고, 그러한 하자가 이 사건 화재의 확산에 기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화재의 발생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 비닐하우스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공동원인이 되어 화재가 확산하여 손해가 발생한 이상,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손해는 공작물인 이 사건 비닐하우스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 결 론(시사점) : 화재소송의 출발은 최초 발화지점 규명부터

이 사건 화재현장을 감식한 남양주소방서와 경기북부경찰청의 화재조사결과가 최초 발화지점뿐만 아니라 발화원인에서도 서로 배치되었다.

대부분의 화재현장은 소방과 경찰이 합동감식을 통해 최초 발화지점 및 발화원인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여, 두 기관의 화재조사결과 내용이 크게 배치되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간혹 소방과 경찰의 화재조사결과 최초 발화지점 및 발화원인이 서로 배치되어 민사소송 과정에서 큰 혼란이 야기되곤 한다.

이 사건 최초 발화지점 및 발화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① 원고가 민간전문가에게 개별적으로 감정 신청하여 받은 감정서를 증거로 제출하고, ② 전문심문위원의 참여결정에 따라 의견서를 제출받았으며, ③ 법원에 감정 신청하여 감정인의 감정 결과를 받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쳤는바, 끝내 피고에게 이 사건 화재에 대한 책임 있음을 입증하였다.

화재소송의 출발은 최초 발화지점을 확정하는 것이다. 최초 발화지점이 확정되어야 그 범위 내에서 발화원인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초 발화지점에 대하여 소방과 경찰의 조사결과가 배치되는 경우에는 소송당사자가 직접 최초 발화지점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김동구 변호사

 

◆ 김동구 변호사 프로필

-1962년 12월 5일생
-법무법인(유한) 금성 화재소송센터 화재전문 변호사
-고려대학교 법학과, 대학원 법학과 수료
(노동법 석사과정)
-한국화재조사학회 정회원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전, 중앙노동위원회 심판담당 공익위원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주요취급업무 - 화재, 건축 관련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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