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물 흘렸다며 남친 때려죽인 20대 여성... ‘25년 -> 15년’ 감형, 왜?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2-05-24 18: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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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 남자친구를 상대로 엽기적인 가혹 행위를 일삼다가 사망하게 한 20대 여성이 2심에서 감형을 선고받았다. 특수 상해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며 1심 25년에서 2심 15년으로 10년이 줄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등법원 형사2부 오현규 부장판사는 살인, 특수 상해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A씨에게 원심의 징역 25년 판결을 뒤집고 징역 15년 선고를 확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인정됐던 특수 상해 혐의를 법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A씨는 2020년 11월 부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남자친구 B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에 따르면 부산의 한 대학에 다니던 A씨는 같은 해 5월 남자친구 B씨를 만나 한 달 뒤 사건이 일어난 오피스텔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A씨는 동거 기간 야구방망이 등으로 B씨를 무자비하게 때리거나, 흉기로 피부를 훼손하기도 했다.

야구 동아리의 투수와 감독을 겸할 정도로 활발했던 B씨는 A씨와 교제 이후 건강이 빠르게 나빠졌다. 부검 당시 B씨는 키 175㎝, 몸무게 55㎏에 빈혈까지 있는 상태였다.

B씨는 교제 기간 이른바 ‘가스라이팅’에 시달리며 A씨에게 정신적, 신체적으로 종속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각종 부상으로 거동까지 힘들어진 B씨가 화장실 바닥에 배설물을 흘리자 격분, 둔기로 머리를 내리쳐 사망에 이르게 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에게 피학적 성적 취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학대는 B씨의 성적 취향을 따랐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B씨가 자신의 상처 흔적을 이메일에 남겼고, 휴대전화 메모장에 A씨에게 굴종적 자세를 보일 것을 스스로 다짐한 내용 등을 남긴 것을 바탕으로 범행 당시 B씨가 A씨에게 정신적으로 완전히 잠식된 상태였다고 판단하고 특수 상해, 살인 혐의를 인정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 생각은 달랐다. 오현규 부장판사는 “살인의 고의가 성립한 이후에 있었던 상해 행위는 포괄적으로 살인 행위에 흡수되기 때문에 별도의 범죄로 인정하기 어렵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살인 전후에 있었던 상해 행위를 구분하기 어려워 범죄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살인죄만 인정하고, 특수 상해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 “A씨가 유족과 합의하고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매일안전신문 / 이진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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