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리, 몸좋은데 내짐도 들어주지" 이것도 갑질입니다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19-07-09 1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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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을 명시하고 금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16일부터 시행된다.(사진=뉴스1 제휴)


앞으로 구직자에게 직무와 관계없는 용모나 출신지, 혼인여부, 가족관계 등에 관한 정보를 요구하면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하는 행위를 해서도 안된다.


정부는 2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심의의결했다.


이 시행령은 구인자가 구직자에게 직무 수행과 관련 없는 용모·키·체중, 출신 지역·혼인 여부·재산, 직계 존비속 및 형제 자매의 학력·직업·재산에 대한 개인 정보를 요구하지 못하게 하고 이를 어길 경우 1회 위반 시 300만원, 2회 400만원, 3회 이상부터 500만원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오는 17일부터 채용에 관한 부당한 청탁이나 압력 등을 하거나 금전, 향응 등을 수수·제공하는 경우에도 1회 위반 시 1500만원, 2회 이상 3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더불어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을 명시하고 금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른바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다.


개정 근로기준법 제76조 2에 따라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 신고한 근로자와 피해 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받는다.


직장내 괴롭힘을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업무를 하면서 상사가 막말이나 험담을 하고 왕따를 시키거나 엉뚱한 부서로 발령내는 것 등이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형법, 노동조합법, 남녀고용평등법으로 처벌되는 폭력, 부당노동행위, 성희롱 등에 이어 새로운 금지 조항이 생긴 셈이다. ‘직장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 ‘적정범위’를 놓고 논란이 있겠지만 노동중재나 소송 등을 통해 기준이 쌓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유형을 16가지로 요약해 공개했다. 주로 △개인사 소문내기 △음주·흡연·회식 강요 △욕설·폭언 △다른 사람 앞에서 모욕감을 주는 언행 △정당한 이유 없이 연차 못쓰게 하기 △지나친 감시 등이다.


업무 평가나 승진·보상 과정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능력·성과를 인정하지 않거나 부서 이동을 강요하는 행위도 해당된다. 남자 직원에게만 신체적으로 힘든 일을 시키거나, 여직원에게만 커피를 챙기게 하는 것도 '젠더 괴롭힘(성차별 괴롭힘)'에 해당된다. 사무직으로 들어온 직원을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영업직으로 발령 내는 것도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다.


상시 근로자 10명 이상을 둔 모든 사업장은 고용노동부가 정한 매뉴얼에 따라 16일까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발생시 조치에 대한 사항을 취업규칙에 반영해 신고해야 한다. 취업규칙에 미반영시 사용자가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우리 직장문화는 아직도 직장내 괴롭힘에 둔감하다. 직장갑질 119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법 통과 이후 직장 내 괴롭힘이 줄었다고 생각하는 응답은 31.9%에 그쳤다. 이 법안이 16일부터 시행된다는 사실도 직장인 3명 중 1명(33.4%)만 인지하고 있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따라 관련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21.1%에 불과했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경찰, 소방 등 긴급구조기관이 자살위험자 구조에 필요한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고 통과됐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이를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며, 요청을 거부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자살자 유가족에 대한 상담 등 지원도 강화했다. 국가·지방자치단체가 자살자의 유족이 생기면 지원 대책·절차를 적극적으로 안내하도록 하고, 직접 신청하지 않으면 당사자 동의 아래 직권으로 신청할 수 있게 했다. 해당 개정안은 16일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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