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윤창호법의 계기가 됐던 故 윤창호씨를 사망케 한 가해자 박모씨 사건 이후 2년 만에 최악의 음주운전 사건이 벌어졌다. 인천 을왕리 사건이다. 을왕리 사건의 가해자는 2명이다. 술을 왕창 먹고 운전대를 잡은 운전자 A씨와, 그 옆에 탄 동승자 B씨다. 사실 박모씨의 옆에도 동승자가 있었지만 을왕리 사건에서의 B씨는 범죄 개입의 정도가 다르다. 경찰과 검찰은 B씨에 대해 음주운전 방조가 아닌 윤창호법 교사범 혐의를 적용했다.
B씨가 A씨로 하여금 술을 먹고 운전을 하도록 만들어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것이다.
실제 그렇게 의심되는 정황이 농후하다. B씨는 건설사 임원 출신으로 회사에서 지급받은 리스 차량의 문을 열어줘서 A씨가 운전석에 앉도록 했고, 사건 직후 A씨를 회유해서 자신이 연루되지 않도록 진술해주면 합의금을 내주겠다고도 했다. 여기까지는 확인이 됐다. 특히 B씨는 법정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면서 엄히 처벌될 것이 우려됐는지 피해자 측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피해자의 오랜 친구를 찾아가 “6억원까지 줄 수 있다”며 합의할 수 있게 다리를 놔달라고 종용했다.
합의 시도는 되려 언론 보도로 이어졌고 여론의 악화만 불러왔다. 돈이 많은 B씨는 바빠졌다. 그는 변호인과 함께 교사의 고의를 부정하기 위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스탠스를 유지하면서도 방조 혐의만 인정하며 최대한 피해자 측에 사죄의 진정성을 어필해야 한다.
A씨는 B씨가 시켜서 운전대를 잡았다는 쪽으로 몰아야 한다. 대리운전을 불러달라고 했는데 B씨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운전대를 잡았다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법정에서 눈물을 흘리며 최대한 고통스러운 심정을 보여줘야 하고, 심신이 미약해져서 휴정 요청을 할 정도의 액팅이 필요하다.
22일 오후 인천지방법원(형사3단독 김지희 판사)에서 열린 2차 공판은 그런 A씨와 B씨의 책임 떠넘기기 공방으로 채워졌다.
실제 재판에 들어가서 취재를 한 연합뉴스 손현규 기자와 뉴스1 박아론 기자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A씨는 호텔에서 편의점까지 80미터 가량 음주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최대한 부각하면서 B씨가 교사했다는 점을 어필했다. 그러나 A씨는 편의점에서 편도 2차로 도로까지 역주행을 해가며 오토바이로 운전해오는 피해자를 들이받을 때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기억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했다. 눈물 전략은 후자 때 집중적으로 구사된 것 같다.
전자의 과정을 정리하면 이런 거다. A씨는 9월9일 자정을 넘긴 시각 자신의 친구, B씨, B씨 후배 등 3명과 함께 을왕리 해수욕장 인근의 호텔 8층 호실에서 술자리(총 4명)를 가진 뒤 다툼이 생겼다. 그 이후에 A씨가 설명한 상황은 아래와 같다.
①A씨가 먼저 자리를 떴고
②따라나온 B씨가 엘리베이터 등 차량으로 가는 동안 A씨에게 운전을 직접 하라는 말을 했고
③같이 대리운전을 불렀으나 호텔까지 못 온다고 해서 처음 술을 구입했던 편의점 앞까지만 직접 운전해서 가게 됐고
④진술을 번복하며 호텔방에서 편의점까지 80미터 가량 운전을 하고 있는 과정에서 대리운전을 불러달라고 했음에도 B씨가 “일단 편의점 앞까지 가자”고 말했고
⑤편의점에 도착한 뒤 B씨가 계속 운전하라는 의미의 손짓을 했다
아무리 A씨가 변명을 하더라도 ③부터 범죄 행위다.
A씨는 “1차에서 술을 마시지 않은 내가 동승자의 차를 운전해 호텔까지 이동했고 평소 운전을 하는 습관 탓에 자연스럽게 운전석에 앉았다. 기다려도 대리가 오지 않으니 B씨가 대리를 불렀다. (호텔이 외져 대리가 오지 않으니 을왕리 해수욕장 입구에 있어 찾기 편한) 편의점까지 운전하라고 말했다”며 “왜 바로 앞인 편의점까지 운전하라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운전하라는 말에 집에 가고 싶어 운전했다. B씨에게 편의점까지 다 왔으니 어떻게 하냐고 물었는데 답이 없이 (B씨가 더 운전해서 가라는 취지로) 손짓만 했다. 그 손짓이 운전을 하라는 취지로 받아들여 그 당시 대리를 내가 다시 부르거나 택시를 잡아타는 등의 생각을 미처 하지 못 하고 운전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철저히 A씨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A씨의 잘못은 엄중하다.
검사는 법정에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A씨가 운전대를 잡은 차량이 편의점을 지나 우회전을 한 뒤 바로 중앙선을 침범했고 400미터 가량 과속으로 주행하다 피해자 오토바이를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A씨는 규정 속도 시속 60km를 무시하고 82km로 주행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콜농도는 0.194% 수준이었다. 0.08% 이상이 면허 취소니까 깡소주로 3병을 들이부었다고 볼 수 있다.
김지희 판사가 “A씨는 (조사를 받을 때) 본인이 역주행하는줄 몰랐고 오토바이 운전자가 역주행한 것으로 알았다고 진술했다”고 환기하자 A씨는 눈물 범벅 상태로 “당시 B씨의 손짓을 보고 운전한 기억은 분명한데 그렇게 속도를 낸 것은 영상을 보고 알았다”고 반응했다.
이러한 A씨의 주장에 B씨 측은 반론을 폈다. 전반적으로 너무 만취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기조 아래 운전을 시키지 않았다는 취지다. 당시 술자리에 동승한 B씨의 후배는 이날 재판에 출석해서 “B씨가 많은 술을 마셨다”며 B씨에게 도움이 되는 증언을 해줬다.
중요한 것은 허망하게 목숨을 잃은 50대 남성 피해자와 그의 유족이다. 피해자는 치킨집 주인으로 그날 직접 배달을 나갔다. 피해자 측 안팍 법률사무소는 B씨의 뒷거래 시도 등 괘씸한 태도를 문제삼아 합의 자체를 전면 거부한 상황이었다면서 앞으로도 “진정한 사과가 없다면 합의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B씨의 변호인은 “음주 방조는 책임져야 하지만 다소 억울한 점이 있다는 취지”라며 “B씨는 피해자 유가족의 고통이나 사고 책임에 대해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피해자 측과 만나는 자리가 있으면 2시간 동안 무릎을 꿇고 있으라고 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오는 2월2일 16시반 3차 공판(320호)을 열고 A씨와 B씨에 대해 직접 신문을 하기로 했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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