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보고 끝나면 괴롭혀서 내쫓아” 한전 장애인 인턴 폭로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1-09-09 10: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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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펨코리아)
(사진=에펨코리아)

[매일안전신문] 한국전력공사가 ‘연말 실적 보고용’으로 장애인 인턴들을 대거 채용한 뒤, 보고 기간이 끝나면 괴롭힘과 부당 업무 지시 등으로 퇴사를 종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의 한 이용자는 8일 밤 “한전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며 모욕적 발언을 듣고, 갑질까지 당했다”는 글과 함께 지난 6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받은 판정서를 공개했다. 한전의 해고 조치가 ‘부당 해고’임을 인정한다는 내용이었다.


작성자는 지난해 6월부터 올 1월까지 한전 고양지사에서 장애인 인턴으로 근무하다가 해고됐다. 그는 “부당 해고는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편파적인 인사 평가 때문”이라며 “한전 특유의 ‘군대식’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것을 이유로 괴롭힘과 갑질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주범으로 같은 부서 A 대리를 지목했다. 그는 “회사 사람을 만날 때마다 관등성명을 반복해야 했으며, 한 번이라도 깜빡하면 ‘예의가 없고, 조직 문화에 적응을 못한다’며 다그침을 당했다”며 “점심 식사 이후 이어폰을 낀 채 자리에서 졸았다는 이유로 선배들 앞에서 ‘XX, X같은 XX가’ 등의 폭언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A 대리는 작성자에게 부당한 업무 지시도 내렸다. 다리가 불편한 그에게 창고 자재 정리를 시키고, 작업량에 대해 지적했다는 것이다. 작성자는 “나는 분명 장애인 인턴으로 왔는데 택배 물류급의 막노동 및 허드렛일을 반복해서 시켰다”며 “근로 계약서 및 채용 공고에 ‘창고 자재 정리’ 업무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자재 정리를 맡은 뒤 작성자의 근무 평정은 97점에서 36점으로 수직 하락했다. 왜 61점이나 떨어졌는지 항의했지만, 사측은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고 한다.


작성자는 “한전은 (판정 과정에서) 나의 업무 태만, 실적 미달 등을 주장했지만 오히려 근무 환경 및 편의를 고의로 배제할 사실이 드러났다”며 “객관성이 결여된 인사 평가에 따른 부당 해고라는 게 법원(조정위)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작성자는 한전의 갑질에 장애인 인턴을 퇴사시키기 위한 의도가 숨어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지난해) 장애인 인턴 총 14명이 채용됐는데, 연말 실적 보고를 기점으로 10명이 퇴사했다”며 “채용률을 맞추기 위해 형식적으로 뽑은 뒤 괴롭힘, 차별로 퇴사를 종용하면 입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근로자가 50인 이상인 정부, 공공기관은 채용 인원의 최소 3~4%를 장애인으로 뽑아야 한다.


이어 “언제까지 한전의 이런 꼼수가 용인돼야 하는 건지 묻고 싶다”며 “오직 외부 기관과 공론화로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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