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시·군서 남은 인공 투석실은 1곳뿐... "그냥 죽으라는 건가"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1-09-25 20:05:38
  • -
  • +
  • 인쇄
(캡처=청와대 국민청원)
(캡처=청와대 국민청원)

[매일안전신문] 강원도 태백의 인공 투석실 2곳 가운데 한 곳이 폐업 수순을 밟으면서 환자와 가족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남은 한 곳은 기존 환자들로 자리가 없고, 가장 가까운 강릉과는 왕복 120㎞ 거리를 매주 3번씩 오가야 한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태백의 A내과가 폐업을 결정하며 환자 40여명이 다음 달부터 인공 투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 병원은 태백시·정선군·영월시에서 인공 혈액 투석실을 운영하는 2개의 민간 의원 가운데 한 곳이었다.


투석은 ‘혈액 투석’과 ‘복막 투석’으로 나뉜다. 혈액 투석은 환자의 혈액을 밖으로 꺼내 기계에서 투석한 뒤 몸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복막 투석은 복강에 투석액을 직접 주입하는 것이다. 복막 투석은 시간이 짧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매일 4~5번 투석액을 갈아줘야 하고 복막이 약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복막보다 혈액 투석 방식이 선호된다.


투석은 1회 진행 시 4시간 이상 소요되고, 한 번 하면 평생 해야 한다. 그러나 신장 이식 외에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데다 방치하면 사망에 이르기 때문에 환자와 가족들에겐선택권이 없다.


정선에 만성신부전을 앓는 노모(老母)가 산다는 가족은 14일 청와대 국민 청원에 “3년 만에 태백 한 병원(A내과)에 (투석) 자리가 났는데, 병원이 문을 닫는다는 소문이 들려온다”며 “보건소에 전화해도, 대책을 물어도 도와줄 규정이 없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작성자는 “(A내과가 폐업하면) 다시 전처럼 몇 대 없는 기차를 기다리며 왕복 3~4시간 동안 ‘원정 투석’을 다녀야 한다”며 “(그러나) 어머니 몸 상태가 이제는 따라주지 않는다. 더구나 병원들도 빈 자리가 없어서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나는 불효자가 됐다. 마치 버려진 섬에 사는 기분”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청원은 25일 밤 8시 4분까지 1317명의 동의를 얻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등은 A내과 폐원에 따라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뾰족한 답을 찾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진수 기자 이진수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