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더 말꼬리 빼면 구속” 판사님의 섬찟한 발언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1-12-13 1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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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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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올해 법정 내 일부 판사들의 문제적 태도를 폭로했다. 13일 공개한 ‘2021년도 법관 평가 문제 사례’를 통해서다.


사례집에 따르면 올해 법정에 출석한 모 피고인은 대답 한 번 잘못했다가 ‘법정 구속’까지 당할 뻔했다. 이름을 이야기할 때 똑부러지게 하지 않고, 말꼬리를 길게 했다는 이유다. 판사는 “피고인, 말꼬리 길게 빼지 마세요. 듣기 짜증나니까”라며 “한 번만 더 그렇게 말하면 구속되는 수가 있다”고 협박에 가까운 엄포를 놨다.


이 판사는 피고인의 마지막 공판 기일에도 피고인이 눈물을 흘리며 최후 변론을 마치자 “피고인, 정말 지질하네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놓고 중립 원칙을 어긴 경우도 있었다. 한 법원 형사 재판부 재판장은 첫 재판에서 피고인 측이 공소 사실을 부인하자 짜증스러운 말투로 “피고인 변명은 말이 되지 않는다. 유죄다”라고 말했다. 첫 재판부터 거리낌 없이 유죄 심증을 드러낸 것.


심지어 이 재판장은 변호인에게 “공소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올리겠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검사에게는 피고인의 무혐의 사실을 거론하며 “왜 기소하지 않았느냐”고 타박하기도 했다.


인신 공격성 발언도 나왔다. 한 재판장은 심리 중 법정 대리인을 일으켜 세운 뒤 “당신은 변호사 자격이 없으니 다음부터 오지 말라”며 모욕을 주기도 했고, 또 다른 판사는 소 취하 동의를 강요하다가 피고 측이 응하지 않자 “(그럼) 판결문 같은 내용의 서면을 써오라. 그럼 그걸 보고 판결하겠다”며 ‘배 째라’식의 태도를 비치기도 했다.


반면 충분한 변론 기회와 시간을 보장하며 치우침 없이 공정한 재판을 진행한 ‘우수 법관’들도 있었다. 서울변협은 총 28명의 판사를 올해 우수 법관으로 꼽았다. 조국 전 장관 아내 정경심 교수의 입시 비리 사건에서 1심 주심을 맡은 권성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문재인 대통령 간첩’ 발언으로 기소된 전광훈 목사에게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허선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이 우수 법관으로 꼽혔다. 허 부장판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우수 법관에 선정됐다.


이번 평가에는 총 1703명의 변호사가 참석해 총 1만 274건의 평가표를 제출했다. 사례 집계 대상이 된 판사는 변호사 5명 이상의 평가를 받은 법관 74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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