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소주 4병 마시고 뒤에 자녀 태운 만취운전자 ‘집행유예’

박효영 / 기사승인 : 2021-01-22 16: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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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그야말로 술에 왕창 취한 부모가 자녀를 태운채 만취운전 사고를 냈음에도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해줬다.


21일 대전지방법원 형사7단독 송진호 판사는 윤창호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씨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360시간 사회봉사 △40시간 준법운전 강의 수강 △80시간 알콜 치료 강의 수강 등을 선고했다.


이번 사건과 관계없는 만취운전 차량의 사고 이후의 모습. (캡처사진=MBC)  
이번 사건과 관계없는 만취운전 차량의 사고 이후의 모습. (캡처사진=MBC)

A씨는 작년 8월28일 대낮 13시 즈음 대전 서구의 집 근처 도로에서 자차를 몰고 500미터 가량 주행하다 잠시 정차 중이었던 다른 차량의 왼쪽 앞범퍼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해당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는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A씨는 초등학생 자녀를 귀가시키는 중이었는데 집과 가깝다고 생각해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보여진다.


현장에 출동한 대전서부경찰서 경찰관이 A씨의 음주 상태를 측정한 결과 혈중알콜농도 0.333%가 나왔다. 이는 경찰관도 혀를 내두를 생전 처음 보는 음주 수치다. 통상 면허 취소 수준의 0.08%만 넘어도 언론에서는 “만취 상태”라고 기사를 쓴다. 그러나 A씨는 그 4배가 나왔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지만 이 정도면 최소 깡소주로 3병~5병을 들이붓고 1시간도 안 되어 운전대를 잡았다고 볼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0.1% 후반대만 되어도 인사불성이 되고, 0.2% 이상은 걷기 힘들어지고, 0.3% 이상은 서있는 것도 위태롭고, 0.4% 이상은 호흡 곤란이나 심장 이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이번 사건과 관계없는 만취운전 차량의 사고 이후의 모습. (캡처사진=MBC)  
이번 사건과 관계없는 만취운전 차량의 사고 이후의 모습. (캡처사진=MBC)

실제 A씨는 음주 단속 당시 제대로 걷지 못 해 비틀비틀댔고 몸을 못 가누는 등 횡설수설 그 자체였다고 한다. A씨 사례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이냐 윤창호법이냐를 가늠하는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의 기준으로 볼 때 명확하게 후자에 해당한다.


A씨의 단속되지 않은 음주운전 전력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공식적으로는 초범이었다. 이번 음주운전 사례는 전치 2주만 야기된 것이 다행일 정도로 위험천만했다. A씨는 살인운전을 했음에도 타인 또는 자녀의 목숨을 앗아가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 故 윤창호씨를 사망케 한 범죄자 박모씨의 경우 초범인데다 고작 몇 백미터를 주행하다 그런 참사를 발생시켰다. 음주 주차도 안 되는데 500미터면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결과적으로 실형이 선고되지 않았는데 통상 음주운전 범죄자는 사람을 크게 다치게 하거나 죽게 만들지 않는 이상 초범이라면 십중팔구 실형 선고를 피해갈 수 있다. 좀 더 정확하게는 사망 사고가 아니라면 누범이라도 감옥가는 일은 매우 드물다.


송 판사는 “범행 불법성이 매우 크다”면서도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보험으로 피해자 손해 일부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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