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새해벽두부터 음주운전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을 떠나보낸 유족들의 고통은 극심하다.
20대 딸 A씨를 먼저 떠나보낸 아버지 B씨는 23일 방송된 YTN <제보 이거 실화냐>에서 “술 먹고 운전하는 것은 살인 행위”라며 “윤창호법이 있지 않은가. 있기는 한데 실제로 떨어지는 (형량은) 너무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A씨의 언니 C씨는 “먼저 안타깝게 가신 분의 이름을 써가지고 할 거였으면 정말 제대로 해야 하는데 막상 실제로 떨어지는 것은 5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1일 새해 첫날 22시 즈음 광주 광산구 수완동의 한 사거리에서 음주운전 범죄자 20대 남성 알파씨가 자신의 SUV 차량을 몰고가다 주자 중이던 택시를 1차로 들이받고 사후 수습없이 약 1km를 도주했다. 알파씨는 사거리에서 택시와 최초로 충돌하고 음주운전 사실이 탄로날까 두려웠는지 그대로 직진해서 도망갔고 빠른 속도로 우회전, 좌회전, 다시 좌회전을 거듭하다 중앙선을 침범해서 역주행을 했다. 결국 신호대기 중이던 A씨의 프라이드 차량 그리고 바로 뒤에 있던 A씨의 친구 D씨 차량을 연달아 들이받았다. 알파씨의 살인 운전으로 A씨는 세상을 떠났다.
살인극을 벌인 알파씨는 변호인의 도움을 받았는지 뻔뻔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처음 택시를 추돌한 것도 기억나고 마지막에 앰뷸런스에 호송된 것도 기억나는데 중간에 프라이드 차량을 들이받은 그 순간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알파씨는 사고 직후 멀쩡히 서서 경찰과 대화를 나눴고 스스로 특정 병원으로 가고 싶다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현재 알파씨는 전치 4주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YTN 취재진의 거듭되는 취재 요청을 전부 무시하고 있다.
알파씨는 사고 보름 뒤인 16일 유족과 D씨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다.
알파씨는 D씨에게 “너무 늦게 연락드려 죄송하다. 많이 다치셨다고 전해들었다. 치료와 폐렴으로 인하여 격리 조치되어 있다가 엊그제 해지가 되어 연락드렸다. 찾아뵙고 사죄의 말씀을 올려야 하지만 그러지 못 해 죄송하다. 빠져나가거나 도망치려고 연락 안 했던 건 절대 아니었고 내가 지은 죄 책임지고 벌 받겠다”면서 “한순간의 실수로 인하여 많은 상처와 고통을 드려 너무 죄송하다”고 밝혔다.
알파씨는 자신의 살인극을 “실수”라고 표현했다.
광산경찰서는 알파씨의 입원 기간 4주가 끝나기 전에 조사를 할 것이고 최소한의 수감 생활만 가능하다면 바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故 윤창호씨를 사망케 한 박모씨도 마찬가지로 부상을 입었었는데 사건 이후 구속될 때까지 한 달 반이 걸렸다.
D씨는 그날(1일) 19시까지 자신의 집에서 A씨와 저녁 식사를 했다. 그 이후 A씨의 집에 가기 위해 각자 차를 몰고 이동 중이었다.
D씨는 “(사고 직후) 그 친구를 확인하려고 갔는데 불러도 대답을 안 했다. 왜 하필 우리였을까 싶기도 하고 그날 내가 피곤하다고 조금만 더 있다 나가자고 그랬어가지고 그 말 안 했으면 사고가 안 났을까 싶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A씨는 뷰티 학원을 다니며 창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대학 때부터 열심히 돈을 모아 자기 가게를 오픈하고 싶었던 A씨는 사고 당시 점포 임대 계약까지 마친 상태였다.
아직도 사고 현장에는 잔해들이 남아 있다.
C씨는 사고 현장을 지나칠 때마다 “그때 동생이 느꼈을 공포가 느껴진다”며 슬퍼했다.
A씨의 어머니 E씨는 “아침마다 (A씨를) 보러 간다. 네가 거기서 어떻게든 해봐라고 그런다. 답답해서 그랬다. 똑똑한 엄마 아빠 밑에서 태어나지. 이렇게 빨리 갈 것 같았으면 그래서 어떻게든 손 좀 빨리 쓰고 네 억울함 빨리 풀어줄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사랑하는 가족이 여기 다 있는데 가고 싶지 않았을 것 같다. 지금도 발길이 안 떨어지고 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비극이 있다.
음주운전 범죄로 사랑하는 여자친구 30대 F씨를 먼저 떠나보낸 G씨는 13일 보배드림에 글을 올리고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이 정도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음주 후 붙잡는 운전대가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살인 무기가 된다는 것을 왜 인지하지 못 할까”라고 성토했다.
40대 남성 베타씨는 4일 23시10분 즈음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면 판교분기점 인근 1차로에서 만취 상태로 자신의 벤츠 SUV 차량을 몰고 있었다. 베타씨의 혈중알콜농도는 0.115%였다. 베타씨는 고속도로 2·3차로에서 광란의 질주를 해가며 1차로로 진입했고 사고 수습차 정차해 있는 F씨의 아반떼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순식간에 펑 소리와 함께 불이 났다. 베타씨는 벤츠에서 빠져나왔지만 F씨는 아반떼에서 빠져나오지 못 했다. F씨는 조수석 방향으로 쓰러져 있었고 그대로 불 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G씨는 “법도 법이지만 음주운전 전과자에 강력한 처벌을 내리는 판결이 필요한 게 아닐까?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수위를 살인죄에 버금가도록 내린다면 음주운전을 할 생각이 들까?”라며 “이런 비극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내가, 내 가족이, 내 친구가 음주운전 사고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환기했다.
그러면서 “이유 불문하고 음주운전은 예비 살인이고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베타씨는 서울에서 3시간 넘게 술을 마신 뒤 직접 운전해서 충남 지역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서울쪽으로 복귀하고 있었다. 그는 120km 넘게 살인 운전을 벌였다. 과거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과까지 있었음에도 또 그랬다.
G씨는 “(베타씨가)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위로, 뉘우침보다는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형량을 줄이는데 급급하다. 유가족 측은 음주운전 재범인 가해자에게 아직까지 사과 한 마디 받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13일 기준) 전소되어버린 차량에서 쓸쓸하게 떠나간 사랑하는 사람의 장례식을 치르지 못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반떼를 정차하게 만들었던 1차 사고 유발자는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감행했던 70대 할아버지로 현재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끼어들기 때문에 F씨의 아반떼는 중앙분리대와 충돌하는 1차 사고를 당했고 그로부터 1~2분 뒤에 대참사와 맞닥뜨렸다.
사고 당일 F씨는 G씨를 만나기 위해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중이었다.
G씨는 “나를 보러 오는 길 여느 때와 같이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던 너의 목소리가 마지막일 줄 몰랐다. 늘 그래왔듯 얼굴을 마주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미래를 그리며 우리 행복하자고 속삭였다”며 “나에게 불러주었던 에코의 행복한 나를 이 노래가 마지막 노래일 줄은 생각지도 못 했다. 함께 한다면 그 어디라도 행복할 거라는 너의 말이 마지막 고백일 줄이야 생각지도 못 했다”고 고백했다.
G씨는 F씨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만큼 감당하기 버거운 고통 속에 살고 있다.
G씨는 “우리가 함께할 시간이 많을줄 알았기에 너에게 못 해줬던 부분들이 후회되고 또 후회된다”면서 “가슴에 구멍이 뚫렸다는 말이 이런 건가 싶을 정도로 어떤 감정으로도 가득 채울 수가 없다. 오죽하면 스스로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어떠한 감정들도 제대로 느낄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사랑한다. 미안하다. 그리고 보고싶다. 천국가는 그날 미처 못 다한 사랑을 우리 함께 하자”고 덧붙였다.
F씨의 언니 H씨도 G씨가 글을 올린 같은 날(13일) 청와대 국민 청원 사이트에 게시물을 올렸다. 25일 기준 2만9593명의 동의를 얻었다.
H씨는 “윤창호법이 시행된 이후 사망사고 유발에 대한 음주운전은 최소 3년에서 최대 무기징역이라고 한다. 하지만 무기징역이 확정된 적은 단 한 번도 없고 음주운전 사고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면서 “다시는 사회에 발을 못 딛게끔 처벌을 강력하게 한다면 음주운전을 생각이나 할까. 애초에 음주운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짐으로써 경각심을 주면 안 되는 것일까”라고 강조했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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