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목숨 앗아간 ‘남세종 참사’ 5가지 요소 겹쳐

박효영 / 기사승인 : 2021-02-02 10:40:46
  • -
  • +
  • 인쇄

[매일안전신문] 승합차 전복 사고로 무려 7명이 목숨을 잃었다. 매우 이례적인 경우인데 안전벨트를 하지 않고 있었고, 빗길 코너 구간에서, 과속 추월까지 했다.


어제(1일) 아침 8시30분 즈음 세종시 금남면 두만리에 있는 남세종 나들목(당진~영덕고속도로) 출구에서 승합차 1대가 완전히 전복돼 안에 타고 있던 7명이 숨졌다. 승합차에는 한국인 2명(운전자 포함)과 중국인 10명 도합 12명이 타고 있었다. 이중 중국인 6명과 한국인 1명이 사망했다. 중상자도 2명이나 있고 경상자는 3명이다. 무리하게 운전을 한 40대 한국인 남성 A씨는 중상자로 분류됐다.


사고 이후 수습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고 이후 수습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안전신문이 당시 상황을 종합해보면 사고 원인은 △과속 △빗길 △추월 △램프구간 커브길 △안전벨트 미착용 등이다.


A씨는 제한 속도 시속 40km 구간임에도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엑셀 페달을 무리하게 밟았다. 그런데 이날 새벽 세종시에는 비가 내린 상태였고 도로가 전반적으로 젖어있어 미끄러웠다. A씨는 램프 구간에 이미 진입한 상태에서 과속으로 추월한 직후 오른쪽으로 나가게 되는 나들목과 맞닥뜨렸는데 급감속을 하지 못 했다. 급 브레이크를 밟으려고 했을지 몰라도 이미 늦었다. A씨의 승합차는 좌측에 있는 하이패스 안내판 기둥을 들이받았고 중심을 잃고 완전히 전복됐다. 단순 고속도로 교통사고로 기록될 수 있었지만 비극적이게도 승합차 안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전벨트 미착용 상태였다. A씨는 운전자였기 때문에 안전벨트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세종소방서 대원들이 10분만에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일부 사람들이 차량 밖으로 이탈해 있었다. 차량 안이든 밖이든 모두가 의식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사고 주변에는 부서진 파편들과 핏자국 등으로 어지러웠다.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램프 구간은 높이가 다른 두 도로를 경사로로 연결해놓은 것을 의미한다. 고속도로에서 우측으로 빠지는 곳은 대부분 램프 구간으로 처리돼 있다. 램프 구간이었기 때문에 40km 저속 운행을 규정했던 것이다.


A씨는 빗길에 미끄러진 상태에서 방지턱에 올라탔고 그 뒤로는 핸들을 통제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완전히 뒤집힌 승합차의 모습. (사진=한국도로공사)
완전히 뒤집힌 승합차의 모습. (사진=한국도로공사)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2일 오전 매일안전신문과의 통화에서 “원래 스타렉스는 무게 중심이 높다. 추월하기 위해 과속한 부분이 이미 CCTV에 나와 있다. 차량 결함이 있었던 것 같지도 않다. 12명 정원이 꽉 차면 차가 더 무겁고 관성이 매우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과속을 하면 제동거리도 길어지고 전복될 가능성도 높다”며 “운전자의 과실에 의한 사고가 맞다. (5가지 요소가 중복됐는데) 그런 것들이 한꺼번에 겹쳤다고 보면 된다. 안전벨트를 메지 않았던 것도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인승 맨 뒷줄 같은 경우에는 성인 남성이 타기에는 좀 좁다. 보통 타보면 맨 뒷줄은 무릎이 닿기 때문에 꽉 타서 간단치는 않지만 이럴 때일수록 안전벨트를 메야 한다”며 “운전자가 사람이 그렇게 많이 탔을 때는 좀 더 조심했어야 했다. 앞뒤 차의 간격을 충분히 유지하고 곡선 램프 구간에서 나가는 중이고 빗길이기 때문에 주변의 환경도 나빴지만 안전 운전을 하지 않은 부분이 너무 뼈아팠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김 교수는 “곡선이 그만큼 심하고 도로가 좁기 때문에 그렇게 속도를 낮추라고 했을 것”이라며 “램프 구간을 나갈 때는 감속해야 하는데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치고 나갔다. 무게 중심이 높은 스타렉스에 사람들이 꽉 찼고 곡선 구간에서 그렇게 치고 나가면 당연히 핸들 제어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참담했던 사고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참담했던 사고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승합차에 타고 있던 피해자들은 고국에 가족을 두고 한국으로 와서 돈을 벌고 있는 40~50대 중국인 남성이었다. 모두 건설 일용직 노동자들이었는데 세종시 조치원에서 숙소 생활을 하고 있었다. 사고 당일에는 전북 남원으로 새벽부터 일을 가기 위해 출발했다가 우천 취소 소식을 접하고 복귀 중이었다고 한다. 목숨을 잃은 중국인들 중에는 한국 생활 10년간 홀로 지내면서 열심히 돈을 벌어 중국 본토로 송금해주던 아버지도 있었다.


세종경찰청은 안찬수 생활안전교통과장을 반장으로 하는 전담 수사반을 구성했고 대전경찰청과 공조 하에 피해자 지원팀을 만들어 유족 등에 대한 지원을 전담할 계획이다.


전담 수사반은 A씨의 추가 진술, 차량 블랙박스 영상, 고속도로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좀 더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특히 도로교통공단 등과 함께 합동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 박효영 기자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효영 박효영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