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준강간, 강간에 준하는 형사처벌 받아...

김형석 변호사 / 기사승인 : 2022-05-04 11: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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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변호사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술자리가 늘어나며 크고 작은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일상회복으로 경기가 살아나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덜어진 것은 다행이나 그동안 억눌려 온 소비심리가 폭발하여 각종 사건, 사고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

만일, 준강간 등 성범죄에 연루된다면 결코 사소한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없으며 무거운 형사처벌도 받게 된다.

준강간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인 사람의 상태를 이용한 범죄로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는 사람을 간음하는 범죄다. 이는 폭행, 협박으로 사람이 저항할 수 없는 상태를 조성해 범행하는 강간 못지않게 죄책이 중하다.

준강간은 강간에 준하여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될 수 있다.

준강간 사건에서는 발생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였는지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다.

만일 피해자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면 준강간이 성립되지 않는다. 심신상실이란, 심신장애로 인해 변별력이 없거나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주로 깊이 잠이 들어 의식이 없거나 술에 만취하여 인사불성인 상태에 인정된다. 항거불능은 심신상실 외의 사유로 심리적, 물리적 반항이 불가능한 상태를 뜻한다.

그러나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술에 취한 상태에서 사건이 발생한 경우, 당시의 기억이 둘 다 분명하지 못해 진술에 의존하여 실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러한 때에는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사람들 혹은 다른 목격자들의 증언과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진 장소의 CCTV 등 다른 증거를 확보하여 이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밝혀야 한다.

또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경위, 성관계를 하게 된 계기, 피해자의 연령, 평소 두 사람의 관계, 사건 발생 후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준강간 여부를 파악한다.

지금까지의 준강간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사건 발생 당시 스스로 몸을 가눌 수 있고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블랙아웃’ 상태에서는 준강간을 인정하지 않았다.

블랙아웃은 혈중 알코올농도가 급격히 올라가 행위자가 일정 시점에 진행된 사실에 대한 기억을 잃는 것을 말한다. 흔히 ‘필름이 끊겼다’고 표현하는 상황을 말한다. 행위자 본인은 자신의 말과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성관계에 동의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지만 상대방 입장에서는 멀쩡하게 움직이며 성관계에 동의했던 사람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것이 되어 두 사람의 의견 차이를 좀처럼 좁혀질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술에 취한 피해자의 상태를 무작정 블랙아웃으로 보아 준강간 성립을 부정해선 안 된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알코올의 영향으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에 대한 저항력이 현저히 저하된 패싱아웃 등의 상태라면 항거불능으로 볼 수 있다는 판결이 등장한 것이다.

결국 준강간의 성립을 좌우하는 것은 사건발생 당시 피해자의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스스로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을 여러 증거를 토대로 설득력 있게 펼쳐야 하기 때문에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대응해야 한다.


/창원 법무법인 더킴로펌 김형석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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