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명절이 다가오면서 이혼 상담 문의가 종종 늘어나는 시기이다. 가족이 함께 모여 즐거워야 할 명절이 오히려 부부 관계를 위협하는 위기의 순간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명절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되면서 결국 이혼까지 이르게 되는 부부들을 보면, 작은 갈등을 방치했을 때 얼마나 큰 문제로 발전할 수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 명절 갈등, 단순한 일회성 스트레스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명절 갈등을 "1년에 몇 번뿐인데 참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혼 상담을 하다 보면 명절 갈등이 단순히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명절 때마다 반복되는 갈등은 부부 사이에 쌓이고 쌓여서 결국 신뢰와 애정을 무너뜨리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특히 고부갈등과 장서갈등은 명절마다 똑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며느리는 명절 준비와 시댁 방문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하고, 남편은 "우리 집안 행사인데 당연히 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처가 방문을 둘러싼 갈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누적되면 부부는 점점 서로에게 실망하게 되고, 결국 "이 사람과는 더 이상 함께 살 수 없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 명절 갈등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까
명절갈등과 관련된 법적 이혼사유는 민법 제840조 제6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이다. 그러나 명절 갈등 그 자체만으로는 이혼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고 명절 갈등이 반복되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이혼의 구체적인 사유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명절 갈등 과정에서 배우자나 시댁 식구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모욕적인 언행을 듣거나, 배우자가 이를 방관하거나 오히려 동조하는 경우, 배우자의 폭언이나 폭행이 발생하는 경우, 명절 문제로 인한 갈등이 장기간의 별거로 이어진 경우 등은 모두 이혼 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
실제로 상담을 해보면 "명절 때 시어머니가 나를 무시했는데 남편이 나를 전혀 감싸주지 않았다", "처가에 가는 것을 거부했더니 아내가 나를 무능하다고 비난했다"는 식의 사례들이 많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부부 사이의 정서적 유대가 완전히 끊어지고, 결국 혼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 고부갈등, 남편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고부갈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편의 태도다. 많은 남편들이 "엄마와 아내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중립적 태도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아내가 시댁 방문이나 명절 준비로 힘들어할 때 남편이 "우리 엄마는 원래 그런 분이야", "참고 넘어가"라는 식으로 대응하면 아내는 배신감을 느낀다. 반대로 남편이 아내의 입장을 이해하고 시댁과의 관계에서 완충 역할을 해주면 갈등이 훨씬 줄어든다.
고부갈등으로 인한 이혼 상담을 하다 보면, 실제로는 시어머니보다 남편에 대한 실망이 더 큰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편이 아내를 이해하고 지지해주지 않는 것이 반복되면 아내는 "이 사람은 평생 나를 지켜주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고, 이것이 결국 이혼 결심의 결정적 이유가 된다.
◆ 장서갈등도 마찬가지다
장서갈등 역시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된다. 처가 방문을 둘러싼 갈등, 처가 식구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아내가 친정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에 대한 불만 등이 쌓이면서 부부 관계가 악화된다.
특히 명절 때마다 "시댁만 가고 처가는 왜 안 가느냐"는 식의 다툼이 반복되면 남편도 지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내의 태도다. 아내가 남편의 입장을 이해하고 양쪽 집안을 균형 있게 배려하려는 노력을 보이면 갈등이 줄어들지만, 무조건 자기 집안만 챙기려 하면 남편은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
◆ 명절 갈등을 현명하게 해결하는 방법
명절 갈등이 이혼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부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우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명절 준비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시댁이나 처가 방문이 왜 부담스러운지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모든 명절을 한쪽 집안에서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번갈아 가면서 보내거나, 각자 집에 가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명절 음식 준비도 외식이나 배달을 활용하거나, 남편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부담을 나누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배우자를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다. 부모님도 중요하지만, 평생을 함께 살아갈 배우자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 배우자가 힘들어한다면 그 마음을 인정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는 것이 부부 관계를 지키는 길이다.
◆ 갈등이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면
만약 명절 갈등이 이미 깊어져서 부부 사이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되었다면, 냉정하게 자신의 상황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이혼을 결심했다면 재산분할, 위자료, 양육권 등 여러 법적 문제를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
재산분할의 경우 혼인 기간 동안 형성된 재산 목록을 정확히 파악하고, 각자의 기여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위자료는 상대방의 귀책사유가 명확해야 청구할 수 있으므로, 명절 갈등 과정에서 발생한 폭언이나 폭행, 모욕적 언행 등을 증거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가 있는 경우 양육권과 면접교섭권 문제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 명절은 갈등의 장이 아닌 화합의 장이어야 한다
명절은 본래 가족이 모여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부부 관계를 파괴하는 계기가 된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작은 갈등도 방치하지 말고 대화로 풀어가려는 노력, 배우자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명절 갈등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배우자와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기를 권한다. 대화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부부가 함께 객관적인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다.
/법무법인 태성 인천분사무소 소속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이혼전문변호사 문종하
※ 본 칼럼은 명절 갈등과 이혼에 관한 일반적인 법률 원칙을 중심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이혼전문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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