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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소정 변호사 |
2021년 1월부터 시행된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이 시행 1주년을 맞았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이하 ‘혁신법’)’은 과거 각 부처별로 상이한 법령에 따라 개별적으로 진행되어온 국가연구개발(R&D)사업을 일관성있게 통합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 제기를 통해 만들어졌다.
혁신법은 연구자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정되었고 범부처 통합규정 적용을 통해 연구기관의 혼란이 감소될 것으로 보이나, 연구기관의 법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의 수준은 기존에 비해 대폭 강화되었다.
제재 처분은 ▲연구비 부정사용(허위 인력 등록, 기자재 허위 구입, 가장 거래, 법인카드의 사적인 사용 등) ▲연구개발 과정·결과 극히 불량 ▲협약위반으로 인한 과제 중단 ▲정당한 사유 없이 과제 포기 ▲연구 부정행위(위조·변조·표절·중복지원 등) 등의 부정행위가 적발될 경우, 해당 연구개발기관, 연구책임자 등에 대하여 국가연구개발활동 참여제한, 제재부과금 부과, 연구개발비 환수처분 등의 불이익을 가하는 것이다.
참여제한은 최대 10년까지 부과되며 이는 모든 정부부처가 지원하는 일체의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신청·수행하지 못할 뿐 아니라 과제 평가나 심의에도 참여할 수 없게 되어, 국책과제가 주된 수입원인 창업·중소기업이나 대학의 경우 몇 년간 커리어나 생계 문제에 있어 치명적인 손해를 입을 수 있다.
혁신법에서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부과액이 대폭 강화된 제재부가금은 부정사용 상당액에 대한 환수처분과 별개로 연구개발비의 최대 5배까지 추가로 부과되므로 제재 처분 당사자에게는 재기가 어려울 정도의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환수금과 제재부가금은 미납시 국세 체납 절차에 따라 징수되므로 사업용 계좌 압류 등으로 사업 운영에 직접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참여제한 5년 이상, 제재부가금 300% 이상의 처분을 받은 연구개발기관에 대하여는 제재의 사유 및 내용, 연구기관의 명칭, 주소, 대표자 성명, 국가연구자번호 등 연구자의 세부 정보가 통합정보시스템에 공표되어 연구부정행위를 한 연구개발기관에 대한 사회적 불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다.
대학이나 R&D를 위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연구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학생인건비 공동사용, 연구비 유용 등 연구비를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문제되어 왔다. 최근에는 과거에 비해 연구비 사용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어 부정사용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대신 연구기관의 책임에 의한 내부 관리의무가 강화되었고, 공익신고 제도 활성화 등으로 전문기관의 점검·조사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연구비 용도외 사용과 같은 연구부정행위가 발생한 경우 연구 중단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특별평가가 열리며, 특별평가 실시를 통보받은 연구개발기관은 그 때부터 연구개발비 집행이 중지된다. 그런데 전문기관의 평가(특별평가, 단계평가, 최종평가)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지 못한 채 ‘기관에서 알아서 잘 판단하겠지’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채 임하였다가 나중에 엄청난 제재를 받게 되는 사례가 실제로 적지 않다.
특별평가에서 부정행위로 과제 중단이 결정되면, 곧바로 제재처분평가단에 의한 제재 심의가 이루어진다. 특별평가에서의 ‘중단’, ‘문제있음’ 등으로 평가된 경우 평가 내용을 제재처분평가단에서 달리 판단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특별평가 실시를 통보받은 연구기관은 철저하게 준비하여 특별평가에 임하여야 한다.
따라서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수행하는 연구기관들은 과제 신청시부터 과제 진행 전과정에 있어서 추후 행정소송에서 증거로 쓰이는 경우까지 염두에 두고 신중하고 철저하게 대응하여 추후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R&D 관련법들은 일반법과 완전히 다른 절차·체계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최근 제정된 혁신법이 기존 법령의 유예기간, 유불리 정도의 차이 등에 있어 어떤 법령이 우선 적용되는지에 대한 세부적인 문제도 모두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국가 R&D 관련 규정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행정소송에서 소제기 대상이 되는 피고와 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을 특정하는 것부터 난해하다. 이렇게 되면 어이없게도 평가오류나 법적용의 오류로 사안에 비하여 과중한 제재를 받을 수도 있고, 소송을 제기한 후 본안에 나아가지도 못한 채 각하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연구기관은 억울한 제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으며 수년을 이끌어온 연구가 하루아침에 무산될 수 있다.
각 중앙부처의 제재 처분에 이의가 있는 연구기관은 제재 처분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제재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하는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혁신법 제정 이후 과기부 내 연구자권익심의위원회가 신설되어 연구자들은 제재 처분을 한 부처가 아닌 제3기관에 한 번 더 심사를 받을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후 재검토 결과도 불만족스럽다면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은 제재 처분의 위법성 여부를 따진 뒤 판결을 하게 된다. 행정소송 제기시 제재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제재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소장을 제출해야 한다는 점을 특히 주의하여야 한다.
/법무법인 더가람 윤소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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