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없는 통화 녹음 처벌’ 개정안... “악법”, 국민 3명 중 2명은 반대

박서경 기자 / 기사승인 : 2022-08-29 18:03:04
  • -
  • +
  • 인쇄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박서경 기자] 대화 참여자 전원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처벌한다는 내용의 법안 개정안이 발의된 것과 관련해, 국민 약 3명 중 2명이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9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6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통화녹음이 내부 고발 등 공익 목적으로 쓰이거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용도로 쓰일 수 있으므로 법안 발의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64.1%로 집계됐다.

반면에 ‘통화녹음이 협박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있을 뿐 아니라, 개인 사생활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으므로 법안 발의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23.6%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2.3%였다.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이 찬성의 약 3배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다.

전 연령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했고, 연령이 낮을수록 반대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18~29세(반대 80.7%, 찬성 15.9%), 30대(반대 75.4%, 찬성 16.6%), 40대(반대 71.2%, 찬성 16.9%), 50대(반대 61.9%, 찬성 29.6%), 60대(반대 50.7%, 찬성 34.5%), 70세 이상(반대 40.1%, 찬성 28.2%)순이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앞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 ‘대화 참여자 전원의 동의 없이는 대화를 녹음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 최대 징역 10년과 5년 자격정지에 처해질 수 있다’는 내용의 통신비밀보호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타인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에 대해서만 녹음이 금지되고 있다. 이에 ‘당사자 간 1대1 대화’ 녹음은 합법이다.

반면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대화 당사자가 녹음을 했더라도 불법으로 규정된다. 이에 따라 성희롱·갑질 등의 사건에서 피해자가 증거 확보를 위해 대화를 동의 없이 녹음하는 것 자체가 모두 불법 행위가 된다. 재판에서 불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인정되지 않을뿐더러 녹음 당사자가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개정안과 관련해 사단법인 오픈넷은 논평을 통해 “권력자 막말비호법이자 진실증명금지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정안은 사회 부조리를 드러내는 고발 활동과 이를 수행하는 언론 활동을 크게 위축시킨다는 면에서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악법”이라며 “개정안이 사회 고발, 언론 활동에 필수적 행위를 불법화함으로써 사회의 고발과 감시 가능을 위축·마비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타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통화 녹음은) 갑질·언어폭력·협박·성희롱 등을 직접 당한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실제 입법이 될 경우 성희롱·갑질 등의 증거 확보는 어려워지고 가해자들이 녹음을 이유로 역공에 나설 수 있어 피해 폭로 자체가 위축될 수 있어 위험성이 큰 법안”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서경 기자 박서경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