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獨 인종 차별 고백 “눈 뜨고 있는데 ‘눈 감지 말라’고 해”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2-08-08 22: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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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재성 블로그)


[매일안전신문] 독일 분데스리가 FSV 마인드 05에서 뛰고 있는 이재성(30)이 현지에서 겪은 인종 차별 경험을 털어놨다.

이재성은 8일 네이버 공식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2018년 독일 2부 리그 홀슈타인 킬에서 경험한 인종 차별 피해를 고백했다.

그는 “평소와 같이 훈련장에 있는 치료실로 가서 마사지를 받고 있는데 동료가 나를 보고 ‘너가 들어오고 난 뒤 마늘 냄새가 난다’고 했다”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처음에 그런 말을 들어서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이재성은 이후 훈련장이나 어디서든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좁은 공간을 피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한국 음식을 먹고 훈련장에 갈 때도 걱정된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불편하다”며 “지금 생각보면 킬은 아마 한국인, 동양인 선수와 생활한 게 내가 처음이어서 서툴렀던 것 같다. 물론 그 이유로 인종 차별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성에 따르면 인종 차별은 도처에 존재했다. 특히 인종 차별이라는 의식 없이 툭툭 던지는 말들이 마음에 비수처럼 박혔다.

그는 “훈련 전에 우리는 헬스장에서 몸을 푼다. 훈련 프로그램 중에 눈 운동이 있다. 그걸 하고 있을 때 ‘눈 감지 말고 뜨고 하라’며 웃는 동료들이 있다”며 “그들에게는 그냥 장난치는 거다. 자기들끼리 즐거워하며 웃는다”고 밝혔다.

이재성은 “(그런 말들이) 내게는 상처인데, 그들에게는 시시콜콜한 농담에 불과하다. 나는 전혀 즐겁지 않고 기분이 나쁜데, 그들은 웃으며 즐거워하는 점이 참 속상하다”며 “특히 동료들끼리 무리 지어 있을 때 인종 차별적 발언을 들으면 마냥 도망가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이재성은 그러면서 K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도 차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재성은 “(외국인 선수들은) 기대한 모습이 나오지 않을 때 다른 누구보다 더 큰 비난을 받기도 한다”며 “흔히 쓰이는 ‘용병’이란 표현도 마찬가지다. 외국인과 내국인을 구별 짓는 표현으로 알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글을 정리하며 나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인종 차별을 대하는 방식과 대처하는 자세가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점점 더 현명한 방안을 찾아 나가길 고대한다. 우리는 모두 다 똑같은 사람이니까”이라며 “NO TO RACISM(인종 차별 반대)”라고 적었다.

 

매일안전신문 / 이진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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