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만명 이상? “자살 막아야” 소방청 ‘전문 담당관’ 운영

박효영 / 기사승인 : 2021-01-08 15: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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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소방청이 2021년부터 극단적인 선택을 막기 위해 생명존중 협력담당관(담당관)을 신설해서 운영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담당관은 자살 시도자와 그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신속히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을 맡게 된다.


서울 한강대교에 흔히 적혀 있는 자살 예방 문구.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한강대교에 흔히 적혀 있는 자살 예방 문구. (사진=연합뉴스 제공)

나아가 담당관들은 중앙자살예방센터와 협력해서 자살 사건 대응 매뉴얼을 실질적으로 재편하고 이를 전국 소방대원들에게 교육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소방청은 작년 11월부터 자살예방협회의 지원을 받아 전국 광역단위 소방본부에서 담당관을 지정하고 자살 현장 대응 실무 교육을 진행해왔다. 올해부터는 소방서 단위에서 담당관을 지정한 뒤 권역별 실무 교육을 연중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즉 본부 담당관 →소방서 담당관 →센터 구조대원 등으로 교육 및 지도 책임을 부여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자살 문제는 너무 심각하다.


2019년 한 해 하루 평균 자살 사망자가 38명이고 365일로 환산하면 1만4000명에 이른다. 매년 1만명 넘게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자살률은 OECD 국가들 중 압도적인 1위다. 2003년부터 2019년까지 2017년 한 해 빼고는 맨날 1위였다.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안전정책본부장은 “매년 울릉도의 인구(9077명) 자체가 하나씩 없어지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연 평균 4000명 정도 된다. 모든 세대에서 자살이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40대~50대 중년층과 70대~80대 노년층이 특히 심각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0대 사망 원인을 보면 1위 암, 2위 심장질환, 3위 폐렴, 4위 뇌혈관 질환, 5위 자살, 6위 당뇨병, 7위 알츠하이머, 8위 간 질환, 9위 만성 하기도 질환, 10위 고혈압 등인데 자살만 유일하게 질병이 아님에도 랭크됐다.


자살은 무엇보다 예방이 절실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자살은 무엇보다 예방이 절실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래서 어떻게든 자살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시 돌아와서 담당관의 핵심 기능은 △연결 △교육 및 홍보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 등 3가지다. 전문 담당관 243명이 전국에 배치되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은 자살 시도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에 출동하지는 않는다. 다만 자살 문제에 대한 소방청 차원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


권선욱 소방청 생활안전계장은 8일 오후 매일안전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장 출동을 하지는 않는다”며 “담당관은 본부 구조구급과 팀장, 소방서 구조구급과 팀장으로 정해놨다. 그래서 19개 본부와 소방서 224개에 243명이 지정되는 것이다. 그분들은 구조구급과에서 근무하다 보니 행정직 중에 전체를 총괄할 수 있는 사람을 지정한 것이다. 실제 현장 대응팀장과는 역할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119 상황실로 자살 신고가 접수되면 시도 지역 자살예방센터가 있는데 그 직원까지 3자 통화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거기서도 출동을 할 수 있다. 소방청보다 그쪽이 더 전문화되어 있다”며 “경찰, 자살예방센터, 소방서가 공동대응을 하기 위해 한꺼번에 출동을 시킨다”고 덧붙였다.


물론 담당관 스스로 가겠다고 하는 것을 막지는 않는다.


권 계장은 “만약 주간에 책임성있는 분들이 현장에 갈 수도 있다. 그걸 막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원칙적으로는 현장대응팀장이 출동하는 것이 맞다. 행정을 하다 보면 출장도 가고 자리를 비울 수가 있는데 현장대응팀장은 자리를 비울 수가 없다. 구조구급팀장은 저녁에 퇴근도 해야 하고 다른 일을 보기 때문에 매번 출동하고 그럴 수가 없다. 그래서 현장에 출동하는 역할을 원칙적으로 부여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자살예방 책임을 강화했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이런 의미다.


권 계장은 “그동안 소방이 자살 시도 현장에서 대응을 해왔지만 책임관을 두지는 않았다. 이제부터 책임관을 두는 의미가 있다. 우리가 경찰과 똑같이 나름의 역할을 부여받는 부분도 있다”며 “담당관이 각급 단위에서 실태를 파악해서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에 이런 부분을 이렇게 저렇게 하면 좋겠다고 보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현직 소방대원이 자살 시도자들의 문제에 대해 책임지고 대응하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앞으로 현직 소방대원이 자살 시도자들의 문제에 대해 책임지고 대응하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관련해서 양두석 안실련 자살예방센터장은 통화에서 “자살예방법(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 3조에 보면 고통받는 사람들이 국가의 도움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 국가는 그들을 구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 자살 시도자들이 다들 자기 잘못으로 여기고 자책을 하고 또 그런 분위기나 기세가 만들어져서 정서적으로 몰리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현장에 출동한 대원들이 담당관에 잘 보고해서 적절한 유관기관에 제대로 매칭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양 센터장은 “자살 시도자들도 당장 병원 입원이 필요한 경우, 심리치료나 상담이 필요한 경우 등 진단과 처방이 다를 수 있다. 그리고 경제적 문제나 정서적 문제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 때문에 힘들어 하는데 적절한 유관기관에 제대로 연계시켜주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일본은 지자체마다 있는 자살예방과 사무관이 있는데 그들이 현장에 출동해서 사전에 연계된 유관기관이나 병원에 바로 넘겨줄 수가 있다. 우리도 일본의 제도를 도입했다. 일본은 더 나아가서 지자체가 자살 시도자가 겪는 고통의 근원을 파악해서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게 되는데 우리는 그런 것들이 부족하다”면서 “일본 아키타현에 갔더니 해당 구청에서 자살 시도자에 대해 책임지고 다 조사를 하고 진단을 하더라. 그 다음에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끝까지 지원을 해준다”고 환기했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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