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 변호사 “판사들 음주운전 과실로 보는 생각 뿌리 깊어”

박효영 / 기사승인 : 2021-02-02 14:22:16
  • -
  • +
  • 인쇄

[매일안전신문] “음주운전은 살인”이라는 구호가 공감대를 얻고 있지만 여전히 판사들은 음주운전 사건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고 있다.


오시영 변호사(법무법인 동서남북)는 2일 방송된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법원의 판사들의 인식 속에는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과실범이야라는 생각이 굉장히 뿌리가 깊다”며 “피해자의 그 고통에 비해서 가해자에 대한 형량이 좀 엄하게 처벌하는 것을 망설이는 그런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선고되는 형량은 낮아서 괴리감이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월25일 음주운전 사망 피해자 대만 유학생 故 쩡이린씨의 친구들이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 처벌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지난 1월25일 음주운전 사망 피해자 대만 유학생 故 쩡이린씨의 친구들이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 처벌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실제 음주운전 사고는 중대한 상해나 사망을 발생시키지 않는 이상 감옥에 갈 일이 거의 없다. 배우 채민서씨만 음주운전 4범에 두 차례의 사고를 냈지만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 이유는 음주운전을 과실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술 마시고 운전을 해서 타인을 다치게 하거나 죽게 해야지라는 식의 고의를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그런 관점이 반영되어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음주운전 치사(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 치사 소위 윤창호법)에 대해 △징역 2년~5년(기본 영역) △징역 4년~8년(가중 영역) △징역 12년(특별조정을 통한 최고형)으로 정했다. 윤창호법은 징역 3년부터 무기징역까지 규정하고 있지만 판사들을 기속하는 양형 기준은 매우 낮다. 역대 음주운전 치사 사건들 중에 가장 엄한 선고를 내린 것은 징역 8년이다.


지난 1월12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막걸리 낮술 운전(재범)으로 6살 남자아이를 죽게 만든 50대 남성 김모씨에 대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남자아이의 모친은 “8년이 뭐냐”며 오열했다. 양형 기준은 권고에 불과하다. 판사들이 따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양형 기준 준수율은 90%에 육박한다.

오 변호사는 “내 생각에 이 세상에 죄는 하나 밖에 없다. 그 죄가 뭐냐 하면 들킨 죄 그리고 잡힌 죄”라며 “자신의 범행이 들켜서 잡힌다고 생각을 하면 엄두가 나지 않아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이제 음주운전 사고 이후 반드시 적발돼 처벌받는다는 원칙이 확립된다면 음주운전이 급격하게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속도 느슨하고 처벌도 느슨하고 이런 것을 우리가 보다 보니까 이걸 가볍게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그러다 보니까 음주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이렇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윤창호법 제정 이후 술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순간 타인에게 위해를 입혀도 좋다는 미필적 고의를 내포했다고 보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


오 변호사는 “내 생각에는 법이 개정되면 한 번 사법부에서 왜 이렇게 네이밍법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회적 관심을 가졌는가. 깊이 인식하고 한 번 발상의 전환을 해봐야 한다”며 “국민들에게도 계도될 수 있도록 이 법이 가지고 있는 취지 이런 것들을 (엄격한 선고로) 조금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강하게 임팩트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 박효영 기자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효영 박효영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