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음력 보름을 한참 넘기면 더욱 힘들어진다.”
이집트 수에즈운하에 좌초한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의 부양작업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 자칫 놓칠 수 있었던 '골든 타임' 내에 이룬 성과로 평가된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수에즈 운하에 좌초해 일주일째 운하를 가로막아 온 에버기븐호가 운하 양쪽 제방과 평행하게 위치했다.
중국을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파나마 선적의 에버기븐호가 지난 23일 오전 수에즈 운하 중간에서 좌초하면서 길목을 막아서 다른 배들이 지나갈 수 없었다.
에버기븐호 방향을 돌리기 위해서는 컨테이너선의 무게를 줄이고 동시에 뱃머리가 처박힌 모래톱의 모래를 파내 배가 물에 뜨게 만들어야 한다.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배 무게를 줄이기 위해 컨테이너선에 담긴 9000톤 가량의 평형수(발라스트)를 빼냈다.
또 일요일인 28일 밤에도 작업을 강행, 모래톱에서 총 2만7000㎥의 모래와 흙을 퍼내는 것과 동시에 18m 깊이까지 굴착을 진행했다. 예인선이 진입해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선박의 선수쪽 제방을 넓게 파낸 것이다.
운하당국이 지난 주말을 놓칠 수 없는 이유는 지중해 바닷물이 꽉 차 들어오는 만조 시기였기 때문이다.
통상 음력 보름과 그믐때 밀물이 가장 높다. 수에즈 운하의 조석표를 보면 이곳의 수위는 28일 2.06m, 29일 2.12m, 30일 2.14m로 정점을 찍은 뒤 31일 2.11m, 4월1일 2.04m, 2일 1.94m, 3일 1.84m로 계속 낮아진다.
에버기븐호의 길이는 399.94m에 폭이 59m에 이른다. 조고가 0.5m만 높아져도 단순하게 대략 1만1800(=400*59*0.5)㎥의 컨테이너를 내린 것과 엇비슷하다. 20∼30톤짜리 컨테이너 400∼600개에 해당한다.
해운전문가들은 이번 에버기븐호 좌초에 대해 강풍보다는 방향타나 기관 고장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 A씨는 “그렇게 큰 배가 바람의 영향만으로 확 돌지는 않는다”면서 “방향타든, 바람이든, 기관고장이든지 간에 워낙 배가 크다보니 큰 트럭을 몰고 빙판길을 달리는 것처럼 제어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버기븐호에는 선박을 안전한 수로로 안내하는 도선사가 최소 2명이 탑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느 배든지 항구에 접안하거나 해로를 통과할 때에는 도선사가 탑승하는데, 수에즈운하는 120마일(약 190㎞)로 장거리라서 한 명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기 때문이다. A씨는 “워낙 시간이 걸리는 운하 거리라서 한 명이 쉴 때 다른 한 명이 도선업무를 하는 식으로 교대근무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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