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 반백 년 백숙과 함께 무르익은 모녀의 정 맛본 이만기...'구미로 떠나요'

이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3-09-30 20: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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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1TV '동네한바퀴' 캡처)

 

[매일안전신문=이현정 기자] 이만기가 구미로 떠났다.


30일 저녁 7시 40분 방송된 KBS1TV '동네한바퀴'에서는 구미로 떠난 이만기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이만기가 찾은 구미는 선산군의 작은 면에 불과했던 시골 마을에서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끈 도시로 우뚝 선 동네다.

이만기는 먼저 해발 976m, 구미의 명산으로 손꼽히는 금오산을 찾았다. 금오산의 가을은 청량하기 그지 없었다. 특히 저수지를 따라 2.7km로 조성된 금오산 올레길은 구미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둘도 없는 산책로였다.

이만기는 이후 고즈넉한 돌담길을 걷다 보면 자그마치 300년 세월을 품은 고택을 만나게 됐다. 1979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쌍암고택이다. 이 집이 특별한 건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었다. 바로 13대손인 최열, 강계희 노부부였다. 2년 전부턴 손녀 최수연 씨도 내려와 함께 산다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손녀는 코로나에 걸려 자가격리를 하던 중 새삼 고택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전했다. 다과와 매듭 활동 등을 통해 쇠락한 고택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손녀가 기특해 할머니는 뒤에서나마 열심히 응원 중이라 했다.

이어 금오산 올레길을 걷다 보면 10여 개의 백숙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백숙 골목이 보이는데 이만기는 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가게는 50년을 이어 온 모녀의 백숙집을 찾았다. 엄마의 30년에 이어 딸이 20년째 하고 있는 가게다. 손맛 좋기로 자자한 딸의 백숙에 대해 이만기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라고 전했다. 이만기는 푹 삶은 백숙처럼 뜨끈하고 구수한 모녀의 사연을 들어봤다.

그런가하면 구미공단의 신화는 근로자들의 땀과 눈물로 이룬 역사라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주역이 바로 여성 근로자들이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오빠의 등록금을 벌기 위해 고향을 떠나 공장으로 모여든 10대의 여공들이 있었다. 당시 기업들은 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공단에 학교를 세우기도 했다. 그중 하나가 1979년에 설립된 오운여자상업고등학교였다. 배움에 목마른 여공들에게 희망의 공간이었던 곳이다. 낮에는 공장으로 저녁에는 학교로 등교하며 주경야독을 했던 여공들이었다. 이만기는 다시 모교를 찾은 졸업생들과 함께 그 시절의 추억을 되돌아 봤다.

이어 이만기는 추석을 맞아 홍로 수확에 분주한 선산읍의 과수원을 찾았다. 이 사과밭의 주인은 마을 최고령이라는 99세 양쾌준 어르신과 그의 둘째 아들 부부다. 그런데 양쾌준 어르신, 아들은 저리 가라고 며느리 아끼는 마음이 남다르다. 알고 보니 둘도 없는 `절친`이라는 두 사람이었다. 더욱 놀라운 건 며느리가 일본인이라는 점이었다. 이 가족이 처음부터 화목했던 건 아니다. 말도 안 통하는 데다 문화 차이까지 겹쳐 서로를 오해하기 일쑤였고 특히 고부간의 관계는 냉랭하기 그지 없었다고 전했다. 그 오랜 응어리가 풀린 건 병석의 시어머니가 유언처럼 건넨 말인 `네가 있어 고마웠다`는 한 마디였다. 눈 녹듯 마음이 풀렸으나 시어머니는 이내 명을 달리하고 그것이 못내 안타까웠던 며느리는 못다 한 효심을 시아버지께 드리고 있다고 했다.  

 

▲(사진, KBS1TV '동네한바퀴' 캡처)


또 이만기는 장장 60년 동안 이 동네 어머님들의 머리를 책임져 왔다는 미용실을 찾았다. 외관은 허름하지만 동네 어머님들한텐 돈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길다방이자 아지트란다. 그러다 보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어머님들의 발걸음으로 문턱이 닳을 지경이었다. 이만기는 때로는 수다꽃을, 때로는 웃음꽃을 피우며 60년 이웃이자 단골로 살아온 7080 어머님들의 유쾌한 길다방에 놀러 가봤다.

도개면을 걷다 보면 세상 누구보다도 뜨겁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부부를 만날 수 있다. 바로 전통 가마솥을 만드는 부부였다. 1,600도씨의 쇳물을 거푸집에 부어 만드는 전통 가마솥은 불과의 전쟁이라 불릴 만큼 험한 작업이다. 행여 불순물이라도 들어가면 불량품이 나오기 때문에 잠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했다.

또 이만기는 심심산골 무을면에 가면 매일 온 산을 누비며 약초를 캐러 다니는 심마니 어머님을 만났다. 자신이 캔 약초로 밥도 짓고 차도 팔며 생계를 꾸리고 있는 어머님은 누가 봐도 타고난 약초꾼이었다. 어머님은 약초꾼이 된 이유가 남편의 죽음 때문이었다고 했다. 남겨진 세 아이를 건사하기 위해 밭일부터 식당 일까지 닥치는 대로 일만 했다는 어머님은 남편 잃은 슬픔에 눈물이 마르지 않던 어느 날 뒷산을 오르내리다 `산`이 가진 매력에 빠지게 됐다고 전했다. 산에 오를 때만큼은 슬픔도 고단함도 잊을 수 있다 했다. 그때부터 산을 벗삼아 약초를 공부하게 됐다. 남편을 잊은 건 아니지만 이제는 웃으며 보낼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만기는 구미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신평동 갈뫼루는 시민들의 쉼터이자 아경 명소로 유명한 곳에서 한가위 보름달을 보며 구미 여정을 마무리했다.

 

 

 

매일안전신문 / 이현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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