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성범죄에 대한 형사처벌, 심신미약 주장하면 감경될까

김형석 변호사 / 기사승인 : 2022-05-18 14:08:21
  • -
  • +
  • 인쇄
▲김형석 변호사 

 

많은 사람들은 성범죄 등 형사사건에 대한 형량이 법률에 정해진 법정형에 따라 정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법정형은 어디까지나 해당 범죄에 선고할 수 있는 최대치의 형량을 규정해 둔 것이다. 실제 양형 시에는 법관의 재량이 상당히 폭 넓게 인정된다. 법관은 다양한 양형요소를 고려하여 대법원이 정한 양형기준을 참고로 최종 형량을 결정한다.

따라서 성범죄를 다룰 때에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불리하게 작용할 요소와 유리하게 작용될 요소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성범죄인 강간죄를 예로 들면 양형기준이 13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인지 13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인지에 따라 나뉘어져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 가능 연령을 13세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13세 미만의 사람은 스스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을 정도로 미성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성적 접촉을 할 경우, 그것이 설령 당사자의 동의를 구한 행위라 해도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13세 이상의 대상의 강간죄 중 일반적인 성범죄의 기본 형량은 2년 6개월에서 5년이다. 감경요소와 가중요소는 각각 특별양형인자와 일반양형인자로 구분한다.

여러 성범죄 사례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는 심신미약이라는 표현은 실제로 감경요소 중 특별양형인자로 양형기준으로 정해져 있다. 그렇다 보니 음주나 약물로 인해 만취 상태에서 범행을 한 후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형의 감경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에 세간에서는 “심신미약이 무슨 면죄부냐”라는 비판이 일기도 한다.

하지만 양형위원회가 정한 양형기준에는 범행을 저지른 후 면책사유로 삼기 위해 자의적으로 음주 또는 약물을 이용해 만취상태에 빠졌다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여부와 상관없이 만취 자체를 일반가중인자로 반영한다.

양형 시 감경사유로 인정하는 심신미약이란 어디까지나 본인의 책임이 없는 사유로 인한 상태여야 하고 범죄를 예견하거나 범행 후 형량을 줄일 목적으로 심신미약 상태로 초래했다면 오히려 가중처벌을 한다는 의미다.

술이나 약물에 만취한 상태라고 해서 무조건 심신미약이 인정되지도 않는다. 심신미약의 사전적 정의는 시비를 변별하고 그 변별에 의해 행동하는 능력이 상당히 감퇴되어 있는 상태다.

재판부는 만취상태라고 해서 무조건 심신미약으로 보지 않으며 범행 당시 행위자가 심신미약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심신미약으로 감경사유가 인정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성범죄에 대한 양형은 매우 다양한 기준을 바탕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각각의 정확한 정의를 이해하지 못한 채 함부로 주장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기 쉽다.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바탕으로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장을 제대로 확인하고 법이 부여한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창원 법무법인 더킴로펌 대표 김형석 변호사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