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78억마리 실종 사건 원인은 이상고온 후 1주일만에 이상저온의 극심한 기온변화 탓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2-11-20 14: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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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78억 마리의 꿀벌 실종·폐사와 관련해 날짜별 극적인 기온변화가 원인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신윤희 기자] 지난 겨울 78억 마리의 꿀벌 실종·폐사와 관련해 날짜별 극적인 기온변화가 원인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극심한 기온변화로 월동을 위한 겨울벌 생산에 차질이 생겼을 가능성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날씨 변동성이 커진만큼 언제든지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어서 우려된다.

 20일 한국양봉학회 학술지 최신호(37권 3호)에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국가농림기상센터의 이승재 연구개발부장 등 8명이 기고한 논문 ‘꿀벌의 월동 폐사와 실종에 대한 기온 변동성의 영향’에 따르면 꿀벌 집단 폐사나 대량 실종에 대한 기상학적 요인을 분석하는 데에는 계절 평균보다 일별 단위의 상세한 기온 분석을 바탕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 계절 전체에 대한 장기간 대상 분석은 그 안에서의 단기적인 기온의 증감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10월 겨울벌 생산시기와 겨울(12월) 산란을 쉬고 있는 여왕벌을 중심으로 일벌들이 서로 몸을 가까이 맞대는 월동봉구(越冬峰球) 형성시기에 대해 기온 변동성을 분석했더니 전남에서, 특히 영암군에서 10월10일까지 ‘이상고온’  현상을 겪다가 10월17일 기온이 급강하하는 ‘이상저온’  현상을 연이어 받아서 극적인 기온 변화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월동을 위한 겨울벌 생산에 차질이 생겼을 가능성이 뚜렷이 확인됐다.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겨울을 대비하여 필요한 먹이를 미리 공급하는 월동사양(越冬飼養)10월 중순 이전까지 끝내게 되면 꿀벌들은 자연 기후변화에 순응하기위해 여왕벌은 몸을 줄여가면서 산란을 서서히 중단하고 일벌들은 월동에 불필요한 숫벌을 밖으로 쫓아내게 된다.

 특히 일벌들은 저장딘 꿀이나 사양액을 전화시키고 육아중인 유충에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데, 안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계속 많은 활동을 하게 되면 급격한 체력소모로 수명이 단축되고 봉군세도 약해져 월동에 실패할 수 있다.

 연구진은 또 지난해 11월~12월 초에 평균기온이 12도 이상인 날짜가 3일 이상 발생함으로써 월동봉군에서 산란이 시작되어 겨울벌 수명이 단축되었을 가능성도 확인했다. 올 1월과 2월 이상고온·한파 현상은 꿀벌의 외출 및 미복귀로 인한 대량 실종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난 겨울 월동 중인 꿀벌들이 대거 사라지고 폐사하면서 양봉농가가 피해를 보고 과수 수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일반 농가 피해도 컸다. 농식품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지난겨울 폐사한 꿀벌은 39만 봉군, 78억마리다. 이는 국내에서 사육되는 꿀벌의 약 16%에 달한다.

 연구진은 피해가 가장 크게 발생한 지역 중 하나인 전남 영암군의 날씨를 분석해 꿀벌이 폐사한 원인을 추적했다.

 논문이 우선 주목한 것은 지난해 10월 월초에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다가 16일 낮과 17일 아침 사이 기온이 급하강해 이상저온 현상이 이어진 일이다.


지난해 10월10일 일평균기온과 일최고기온은 대부분 지역에서 13.5도 이상이고 일최고기온은 22.5~27.0도 이상이었으나 17일에는 일최저기온이 4.5~9.0도에 그치고 일최고기온은 13.5~18.0도에 머물렀다. 

 연구진은 지난해 9월23일(추분)에서 10월23일까지 1달간 월동을 위한 겨울벌 생산과 이후부터 12월 초까지 여왕벌 산란 기간에 대한 기온 분석 결과를 종합해 보면 10월 이상고온에 연이은 이상저온 발생으로 겨울벌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고, 11월~12월 초순의 고온 현상으로 겨울벌의 수명이 단축될 수 있는 기온 환경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꿀벌의 집단 폐사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는 기상학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겨울벌은 생리적으로 여름벌(활동벌·육아벌)과 달리 수명이 150일 정도로 길며 육아를 하지 않는데, 12월 초 고온 현상으로 육아를 시작하면 체내 호르몬 구성, 생리가 달라져, 수명이 40여 일로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피해지역과 비피해지역을 자세히 분류해 비교군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심층 사례 연구를 수행하고 꿀벌 생태 관련 국내 기준을 지역별로 정교화해 전남 평지 지역 외에 다른 지역에 대해 차별화된 분석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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