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매년 국내에서 약 4만 건의 화재가 발생한다. 화재는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 원인과 책임소재를 놓고 복잡한 분쟁이 발생하기 일쑤다. 사후처리가 복잡하다. 화재보험에 가입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화재 책임을 둘러싼 공방과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게 된다. 지난 20여년간 화재 분야에서 전문 변호사로서 활동해 온 김동구 변호사와 함께 화재소송 사례를 분석하고 일반인이 알아둬야 할 현명한 대응책 등을 알아보는 장기기획물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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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A는 경기도 김포 소재의 바이오 중유 생산업체이고, 주식회사 B는 집진기 제조 전문업체이다.
주식회사 A는 팜유를 정제하여 바이오 중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스트, 흄 등의 미세입자를 집진하여 제거할 목적으로 이 사건 전기집진기를 주식회사 B에게 의뢰하였고, 주식회사 B는 전기집진기를 제작하여 주식회사 A의 공장에 2016년 6월 설치하였다.
그런데 주식회사 A 공장에 전기집진기를 설치한 지 6개월 만인 2017년 1월 17일, 집진기 내부에서 화재 발생하였다. 집진기 내부에서 시작된 불은 공장 건물을 전소시켰고, 그로 인하여 주식회사 A는 큰 손해를 입었다. 주식회사 A는 화재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보험금으로 6억여원을 지급받았지만 피해금액을 보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였다.
주식회사 A는 집진기 제조‧설치업체인 주식회사 B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과연 A는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이 사건에 대해 A(원고)로부터 소송의뢰받아 진행한 결과, 제1심에서 원고의 승소판결이 나왔고, 피고가 항소하였지만 항소심도 피고 항소기각, 의뢰인 원고가 승소하였다.
집진기(集震機, dust collector)는 오염된 기계 속에 부유하고 있는 고체나 액체 미립자를 제거하는 장치다. 집진기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공장까지 전소된 사건에서 제조물책임이 문제되었다. 사건 개요와 당사자의 주장, 판결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사건 개요
경기도 김포의 바이오중유 생산업체에 설치된 전기집진기 내부에서 화재발생하여 공장으로 확대되어 전소피해를 입고, 바이오중유 생산업체가 집진기 제작‧설치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한 사건
원고 : 주식회사 오◯◯ (바이오 중유 생산업체 – 의뢰인)
피고 : 주식회사 우◯◯ (집진기 제작‧설치업체)
화재발생일 : 2017년 1월 17일
◆ 당사자 주장 요지
원고 주장 요지 = 이 사건 전기집진기는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화재 발생했다. 또한 이 사건 화재는 피고가 제작‧설치한 전기집진기 내부에서 발생하였는데, 전기집진기는 나사 등으로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어 원고측이 전기집진기를 임의로 해체할 수 없다. 피고의 배타적인 지배하에 있는 집진기 내부에서 화재 발생하였다.
피고는 전기집진기를 제작‧설치하면서 전기집진기의 화재발생 위험성이 높다는 경고 또는 화재발생을 줄이거나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설명이나 지시 등의 표시를 하지 않았다. 즉, 표시상의 결함이 있었고 이러한 결함이 손해를 발생‧확대시켰다.
피고가 제작하여 원고 공장에 설치한 이 사건 전기집진기는 제조상 또는 설계상의 결함뿐만 아니라 표시상의 결함이 있었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여 원고가 손해를 입었으므로, 제조업자인 피고는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주장 요지 = 원고의 사용상 부주의로 인하여 집진기에서 화재발생했다. 특히 원고 공장 (가)동의 용융설비에서 고체 팜유를 용융하여 액체화시키는데 그 과정에서 분진 등이 많이 발생해 집진기 모듈에 분진이 쌓였는데도 모듈 청소를 주기적으로 해주지 않아 화재발생했다. 또한 이 사건 집진기가 설치된 원고 공장 (가)동에서 고체형 팜유 용융 공정 뿐만 아니라 용융된 팜유를 화학 처리하는 에스테르 공정이 이루어지는데, 에스테르 공정에는 메탄올이 사용된다고 주장하면서 집진기로 유입된 메탄올 증기로 인해 폭발하였다.
◆ 법원 판결 내용 – 원고(의뢰인) 청구 인용(제1심, 항소심 모두 원고 승소)
제1심은 원고(의뢰인)의 청구를 인용했고, 이에 불복해 피고가 항소했으나 제2심(항소심)도 항소기각 피고 패소판결해 의뢰인 원고가 승소했다.
제1심과 항소심 법원은 대법원 판례 이론(대법원 2000. 2. 25. 선고 98다15934판결 등)
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에 따라 이 사건 화재는 전기집진기가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그 내부로부터 발화된 것으로서 제조업자인 피고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이 사건 전기집진기의 제조상 및 표시상의 결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며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했다.
특히 피고는 원고 공장 (가)동에 용융공정 뿐만 아니라 용융된 팜유를 화학 처리하는 에스테르 공정이 이루어지고, 에스테르 공정에는 메탄올이 사용된다며 메탄올 증기에 의해 집진기가 폭발‧화재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원고 공장 (가)동에서 용융 공정, (나)동에서 에스테르 공정이 이루어졌다며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 결론 및 시사점
제조물책임법 제3조 제1항 “제조업자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은 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제조물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제조업자에게 제조물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우선 제조물의 결함을 증명해야 하는데, 고도의 기술이 집약되어 대량으로 생산되는 그 제품의 생산과정은 전문가인 제조업자만이 알 수 있어서 그 제품에 어떠한 결함이 존재하였는지, 그 결함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인지 여부는 일반인으로서는 밝히기 곤란한 특수성이 있다. 그래서 소비자측에서 일정 사항을 증명하면, 오히려 제조업자측에서 그 사고가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것임을 입증해야 하고,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그 제품에 결함이 존재하고 그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추정하여 대법원이 입증책임을 완화하였다.
이 사건 화재발생은 2017년 1월 17일, 제1심 판결 선고는 2020년 11월 19일(원고 승소), 항소심 판결 선고는 2022년 1월 20일(피고 항소기각, 원고 승소)에 있었다.
이 사건 화재발생한 때로부터 5년 3일만에 항소심의 판결이 선고되었다. 화재소송이 어렵고 복잡하여 오랜 시일이 소요되지만, 특히 제조물인 전기집진기 화재로서 집진기의 결함 여부를 밝히느라 많은 시일이 소요되었다.
화재소송 전문변호사로서 다양한 화재소송을 수행하였지만 이번 사건은 제조물인 집진기의 결함 여부가 쟁점으로 매우 힘들었다. 하지만 집진기 제품과 바이오 중유 생산과정까지 철저하게 공부하여 이 사건 집진기 제품에 결함 있음을 밝혀 원고(의뢰인)의 승소판결을 이끌어냈다.
제조물 결함이 의심되는 화재발생 사례는 우리 주변에 많다. 비록 제조물의 결함을 입증하기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제조물의 결함 때문에 화재발생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전문변호사나 화재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김동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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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구 변호사 |
◆ 김동구 변호사 프로필
-1962년 12월 5일생
-법무법인(유한) 금성 화재소송센터 화재전문 변호사
-고려대학교 법학과, 대학원 법학과 수료
(노동법 석사과정)
-한국화재조사학회 정회원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전, 중앙노동위원회 심판담당 공익위원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주요취급업무 - 화재, 건축 관련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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