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규 안전진단] 부산 목욕탕 유증기 폭발 ... 안전사각지대 해소 시급

매일안전신문 / 기사승인 : 2023-09-04 15: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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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증기는 수증기와 같이 고온에 의한 석유류에서 발생한 기체
- 화재 진압 30분 후 재폭발은 고온에 의해 발생한 유증기에 의한 폭발로 추정
- 1리터에 유증기 50mg 정도 누적하면 점화원에 의해 폭발
- 노후화된 목욕탕의 연료저장탱크 전수 조사 시급
-'다중이용업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목욕탕은 '다중이용업'에 제외되어 개선 시급

[이송규 안전진단] 부산 목욕탕 폭발화재 원인 분석을 위한 2차 합동감식이 4일(어제)부터 진행하고 있다. 두번째 폭발은 유증기에 의한 폭발로 추정했지만 1차 화재의 세부적인 원인은 현재 파악 중이다.

 

지난 2018년 10월 발생한 고양시 고양저유소에서도 유증기에 의한 폭발 사고였다. 이 폭발도 이번 부산 목욕탕 화재와 같이 2차에 걸쳐 폭발했다.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8년 1월 이천물류창고 화재원인도 우레탄폼 발포 작업 중 희석제인 시너(Thinner, 보통 ‘신나’로 호칭)에 의해 발생한 유증기가 원인이었다.

이렇게 위험한 유증기는 어떻게 발생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 유증기 발생 과정

물에서 발생한 수증기와 같이 유증기는 휘발유나 경유와 같은 석유를 정제한 연료가 저장소에서 저장되거나 유출된 액체 상태로 존재하다가 고열에 의해 기체로 기화된 상태를 말한다. 또한 유증기는 저장소에 유류를 저장하는 과정과 같은 유체의 과격한 움직임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 2018년 고양저유소 폭발사고에서도 하루 전에 유류를 저장탱크에 저장했다는 기록이 있어 아마 이 과정에서도 유증기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유증기는 일정 이상의 농도가 되면 불꽃과 같은 점화원에 의해 동시에 불이 붙어 고온에 의해 열팽창하여 큰 굉음을 내면서 연소하는 과정이 되는데 이 상황이 폭발이다. 국제선급연합회(IACS)에서는 유증기의 최저 폭발 농도를 50mg/L로 정의하고 있어 1L에 50mg 이상이면 점화원에 의해 폭발한다.

이번 폭발 현장의 목욕탕 지하1층에 목욕탕 물을 데우기 위해 사용하는 연료인 경유 저장탱크가 있었다. 이 저장탱크에서 발생한 유증기에 불꽃과 같은 점화원에 의해 폭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유증기의 발생과정을 면밀히 분석해보면 몇 가지 예측이 가능하다.
우선 목욕탕 지하1층에 설치된 저장탱크 내에서 유증기가 발생해 유증기 자체가 누설되어 점화원에 의해 폭발하거나 노후된 배관을 통해 외부 공기와 함께 점화원이 저장 탱크 안으로 들어가 폭발하는 경우다. 두 번째의 경우는 저장탱크에서 저장된 유류(경유)가 액체로 누설되어 외부의 고온에 의해 기체로 기화한 유증기가 점화원에 의해 폭발한 것이다. 세 번째의 경우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도시가스(LNG)나 액화석유가스(LPG)와 같은 액화가스가 밀폐공간에 누설되어 점화원에 의해 폭발할 수도 있다. 이 액화가스는 누설되자마자 기체로 변화된다. 마지막으로 정전기에 의해 유증기가 폭발할 수도 있다.

이번 사고는 약 30분 간격으로 2회에 걸쳐 폭발이 일어난 상황을 우리는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보통 유류를 사용하는 가정이나 사업장에서는 유류가 누설되더라도 크게 위험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유류가 외부의 고온에 의해 기화될 경우 점화원에 의해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위험하다. 기화가 된 상태에서는 냄새가 나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유류저장 탱크에서 유류 냄새가 난다면 누설된 유류가 기화되는 것을 추측할 수도 있다.

이번 사고에서도 보듯이 저장탱크에서 누설된 경유가 외부온도에 의해 기체로 기화된 유증기에 의한 폭발,화재진화 후 잔불의 잔여열에 의해 다시 기화되어 유증기가 되고 잔불에 의해 유증기가 2차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점화원은 불꽃이 아니더라도 담배 불티는 물론 전원 스위치나 전원 코드의 스파크도 점화원이 될 수 있다.

□ 유증기 폭발 위험 대비책

유류를 저장하는 곳은 유증기가 발생하므로 이에 대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보완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대형유류 저장소나 대도시 주유소에서는 자체 발생한 유증기를 회수하는 유증기 회수장치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설치 조건이 저장 탱크 용량의 크기가 아닌 도시의 규모에 따라 규정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책도 필요하다. 또한 셀프주유소에서는 정전기에 의한 유증기 폭발을 예방하기 위해서 정전기 방지장치패드에 의해 몸에 있는 정전기를 없앤 후 주유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저장탱크 내에도 배관과 같은 통기관(vent)을 설치해 발생한 유증기를 외부로 자연 배출되도록 하거나 큰 저장탱크는 일정 이상의 압력이 되면 유증기가 외부로 배출되고 외부의 공기가 유입되도록 하는 장치의 통기관 대기밸브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 중 관리가 미흡한 경우가 많다.

이번 사고현장의 유류저장 탱크도 이러한 장치가 설치되어 있는지와 설치되어 있더라도 정상 작동되었지를 검증하게 될 것이다. 이 건물은 33년된 노후건물이다.

이번 사고에서 보듯이 유증기 폭발에 의한 화재의 경우에는 진화 후에도 누설된 유류에 의해 2차, 3차 폭발이 가능하므로 이에 대한 대비책이 절실하다. 초기 누설된 유류의 유증기가 폭발하여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화재 진압이 되었더라도 누설이 멈추지 않는다면 진압과정에서 발생한 고온에 의해 추가 누설된 유류가 유증기로 기화되고 이 유증기는 진압 후 잔불에 의해 연쇄적으로 재폭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노후화된 목욕탕과 같은 유류 저장소에 대해서는 실내든 실외든 고위험도 요인별 전수조사가 시급하다. 고위험 요인은 건축된지 오래되었거나 오래되지 않았지만 관리가 미흡한 목욕탕 또는 재개발 등으로 인해 보수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던 목욕탕 등이다. 또한 유류 저장소가 외부의 비 등에 의해 노출되어 부식이 심한 경우도 위험도가 높은 목욕탕에 속할 것이다. 실내 유류 저장소 주변이 환기가 어려운 구조의 밀폐된 곳도 위험도가 높은 목욕탕으로 포함될 것이다.

 

또한 다중이용업소의 안전을 위한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규정한 '다중이용업'에 목용장업소가 제외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이 법에 규정한 '다중이용업'은 목욕장업으로서 맥반석 등을 가열하여 발생하는 열기나 원적외선 등을 이용하여 땀을 배출하게 하는 시설 및 설비를 갖추고 수용인원이 100명 이상인 목용장을 '다중이용업'으로 한정하고 있어 대부분의 목용장업은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의 생활안전은 국가의 경쟁력이며 도시의 안전은 그 도시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 회장
 

[이송규 프로필]

서울특별시 도시안전 명예시장

(사)한국안전전문가협회 회장

전, 공기업 상임감사

공학박사 . 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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