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 환자에게 ‘장염약’ 처방 후 사망... 의사는 무죄, 왜?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4-11-17 20: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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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 패혈증 환자에게 장염약을 처방한 의사가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으나,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달 25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에서 금고 10개월에 집행 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지방 병원 내과 전문의인 A씨는 2016년 10월 복통을 호소하며 내원한 환자 B씨를 급성 장염으로 착각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B씨에게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다. 혈액 검사 결과 염증 수치가 정상치의 80배로 나타났고, 백혈구 수치가 높게 나왔지만 활력 징후는 안정적이었기에 집으로 돌려보냈다.

B씨는 같은 날 밤 증상이 악화돼 응급실을 찾았으나 장염 관련 치료만 받았다. 이어 다음 날 오후 심정지 상태에서 응급실로 옮겨져 패혈증 쇼크에 따른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A씨는 재판에서 “피해자의 백혈구 수치와 염증 수치가 높게 나왔다는 것 만으로는 피해자를 급성 감염증으로 단정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 2심은 “내과 전문의로서 백혈구 수치 상승과 염증 수치를 고려해 항생제 투여나 입원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판단하며 A씨에게 금고 10개월, 집행 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피해자의 활력 징후가 안정적이었고 다른 검사에서도 이상 소견이 없었다”며 “급성 장염으로 진단한 것이 임상의학에서 통용되는 진단 수준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하루 만에 사망에 이를 정도로 급격히 악화될 것을 예견하기 어려웠다”며 A씨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의료 사고에서 의사 과실을 인정하려면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거나 피할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못한 사정이 인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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