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은 13일(오늘) 2차 개각에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해 국민을 깜짝 놀라게 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인사로 평한다.
그러나 현 여당의 행태에 대응해 법률의 규정을 최대한 활용한 인사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일명 ‘검수완박’을 한칼에 자를 수 있는 대안이다.
지난 7일 박병석 국회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빼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배치하는 사보임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서 민주당 12명과 국민의힘 6명의 법사위 위원은 민주당 11명, 국민의힘 6명, 무소속 1명으로 변경됐다.
국민의힘에서는 날벼락이었다. 2012년 국회를 난리 나게 했던 일명 국회선진화법인 개정된 국회법 탓이다. 이법의 입법 취지는 국회 회의장에서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이를 위해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이 법의 이면에는 크게 악용할 소지가 있었다.
‘국회법’ 제57조의2에 따르면 소관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안건을 심사하기 위하여 재적위원 3분의1 이상의 요구로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되어 있다. 조정위원회의 활동기한은 90일 이내로 하며 조정위원회 구성은 제1교섭단체의 조정위원 수와 그 외 교섭단체의 조정위원 수를 같게 하며 6명으로 한다. 조정위원회에 회부된 조정안은 조정위원 3분의2 이상인 4명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이 조정위원회에서 의결되면 법안심사소위원회 의결이 생략되고 바로 전체회의 의결을 하게 되어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다.
이런 규정에 따라 법사위에서 안건조정위원회는 여야 동수 3명씩이었다. 검수완박 법안은 이견에 의해 안건조정위회에서 표결할 경우 민주당 입장에서는 4명의 찬성을 얻을 수 없으니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법사위에 임명해 민주당 성향의 의원 4명으로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할 속셈이란 해석이다.
김오수 검찰총장도 검수완박에 반대했지만 민주당이 맘먹고 현행 법률에 따라 처리하게 되면 대안이 없는 상태다.
마지악 카드로 국민의힘은 회기 종료시까지 필리버스터를 활용할 수 있다. 필리버스터를 종료하기 위해선 제적의원 5분의 3인 180석의 동의를 얻어야 해서 현 172석의 민주당에선 대안이 안된다.
이에 대비해 민주당에서 차기 임시 국회를 쪼개기로 하루씩 열 수 있다. 필리버스터를 하게 되면 회기 종료와 함께 필리버스터도 종료되지만 이전 회기의 필리버스터 법안이 이번 회기에 자동 상정되므로 국민의힘에서는 방법이 없다.
이처럼 민주당은 검수완박 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한 뒤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인 5월 3일에 의결 후 법안을 공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제395회 국회인 4월 임시국회 회기는 다음달 5월 4일까지다.
그러나 윤석열 당선인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지명으로 반전이 일어났다. 절묘한 신의 한수다.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의 약칭인 ‘특검법’ 때문이다.
이 ‘특검법’ 제2조에 따르면 특별검사의 수사대상은 국회가 본회의에서 의결한 사건 또는 '법무부장관이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회와 상관없이 법무부장관이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검찰총장과의 협의나 합의 규정도 아니다. 국회에서 특검을 하지 않아도 법무부 장관이 충분히 특검을 하게 할 수 있다. 임기가 내년 5월까지인 김오수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고 법무부 장관 의도대로 그 이전이라도 시행하면 되는 것이다.
결국 법무부 장관의 의향으로 그동안 마무리되지 않는 사건에 대해 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특검을 추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법 제3항 규정에 의해 법무부 장관에 의해 특별검사의 수사가 결정되면 대통령은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에 2명의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고 추천된 후보자 중에서 대통령이 1명을 특별검사로 임명한다.
때문에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의결하더라도 특검법에 따라 특검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민의힘에서 보면 가장 절묘한 한수가 되며 민주당에서 보면 뒤통수를 맞는거나 다름없다.
그러면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는 장관 지명을 위해 언제부터 검증이 시작됐을까. 양향자 의원을 법사위위원에 임명한 지난 7일 직후 이에 대한 대안으로 검토됐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언론에서 한동훈 사법연수원부원장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될 것으로 거론된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절묘한 신의 한수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면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이에 대응하는 묘수는 없는 것일까
‘특검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이 법 제2조제1항제2호(법무부장관이 이해관계 충돌이나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를 삭제하거나 국회의 동의를 얻게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특검의 수사 대상은 국회에서 의결된 사건만 해당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현 문재인 대통령 임기는 오는 5월 9일까지로 앞으로 26일 남았다.
그러나 ‘주택임대차보호법’은 법사위원장안으로 첫 상정에서 본회의 통과까지 사흘이 걸려 2020년 7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바로 다음날 31일 이 법을 공포하고 시행했으며, 첫 상정에서 본 회의를 통과해 공포·시행까지는 총 나흘밖에 소요되지 않아 가장 짧은 기간의 개정법률안으로 확인된다.
이런 상황을 보면 시간도 부족하지 않다. 과연 더불어민주당은 마지막 대응으로 앞뒤 아무것도 보지 않고 ‘특검법’을 개정하려 할까. 이번 정부의 마지막 관전포인트다. /이송규 매일안전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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