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운동가들, '블랙리스트' 나돌아 충격에 휩싸여

김지윤 / 기사승인 : 2018-10-02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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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의 '뒷담화'가 SNS만나면 엄청난 파급력 발휘
40여명의 소속과 이름 공개하며 공금횡령 혐의 거론

'동물권운동 블랙리스트'가 SNS를 떠돌면서, 동물권운동가들을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 블랙리스트의 본질은 대상자를 선별해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 필연적으로 사찰·감시·검열이 뒤따르고, 대상자들의 활동을 위축시킨다. [픽사베이]


지난달 29일 서울시 광진구 소속 공무원 박모씨는 동물구조현장활동가들의 단톡방에서 총 40여명의 소속과 이름을 공개하며 공금횡령 혐의 등을 거론했다. 박모씨는 덧붙여 "아직 절반도 안 올림, 엑셀작업 게시는 워크숍 때 하겠다"며 그가 작성한 '블랙리스트'가 더 있음을 암시했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 카라 임순례 대표, 케어 박소연 대표 등 3대 동물단체 대표부터 개인 활동가까지 다양하게 나열된 자료가 SNS에 유포돼 항의와 논란을 일으켰다.


▲ 공무원 박모씨의 ‘동물권운동가 블랙리스트’에는 박소연 (사)케어 대표를 비롯해, 국내 3대 동물권단체의 대표부터 캣맘, 캣대디로 활동 중인 개인까지, 총 40여 명이 게재돼 있다. [페이스북 캡처]

리스트에 포함된 황준영씨는 "리스트에 내 이름이 게재된 이유와 작성기준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요구한다"며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질문했다. 또 최이섭 씨는 "블랙리스트란 해당 인물들의 인격 및 명예를 폄훼하기 위한 뚜렷한 목적을 가진 것이기에, 이는 일반적 사이버 명예훼손의 경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며 페이스북에 경고성 메시지를 올렸다.

그 밖에 다수의 누리꾼이 블랙리스트에 대해 “기준이 뭔지 밝혀라”,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렇게 SNS를 중심으로 항의 및 논란이 불거지자, 박모 씨는 “내가 올린 건 블랙리스트가 아니다”라며 부정했다.

동물권운동 한 관계자는 "박씨는 해당 명단을 '블랙리스트'라고 명명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사적 대화방이 아닌 '동물보호법 강화를 위한 동물구조현장활동가들의 모임방'에 동물권운동가에 관한 부정적인 내용을 올린것은 사사로운 일이나 실수로 보기 어렵다"고 비난했다.

이어 "공무원인 박씨의 '동물권운동가 블랙리스트' 작성 및 배포 행위가 개인적인 기준과 목적에 의한 것인지, 공무원으로서 공공기관의 지시를 받고 이뤄진 것인지 밝혀야한다"면서 "고의든 실수든,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보여줘야한다"고 말했다.


▲ 형법 123조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에 대해, 엄벌에 처하도록 적시하고 있다. [픽사베이]


동물권운동 단체들은 이같은 블랙리스트는 대상자를 선별해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조기영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의 논문 '직권남용과 블랙리스트'에서 "국가나 공무원의 블랙리스트 작성·실행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UPI뉴스 / 김진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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