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왼쪽에서 두번째) 국무총리가 1일 오전 인천시 교동도 해병대 2사단 부대를 방문해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방역에 쓰일 친환경광역살포기 시연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인천=뉴스1
북한에서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국내 유입 차단에 정부가 발벗고 나섰다.
북한 당국은 지난달 25일 북한 자강도 우시군 북상 협동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됐다고 지난달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공식 보고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예방 백신이 없어 치사율이 100%에 이르고 바이러스 생존력이 매우 높은 가축 질병이다.
OIE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 23일 우시군 북상협동농장에서 발병 신고를 받아 이틀만에 감염을 확인하고 이동제한, 봉쇄지역 및 보호지역의 예찰, 사체·부산물·폐기물 처리, 살처분, 소독 등의 방역 조치를 취했다.
농장 내에서 기르던 돼지 99마리 중 77마리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폐사하고, 22마리는 살처분됐다.
북한 매체들은 자국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을 언급하지 않은채 중국과 베트남의 관련 피해와 대응 상황을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에서 확산을 막기 위해 주민들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보도로 보인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주로 감염된 돼지의 눈물, 침, 분변 등 분비물에 의해 직접 전파되는데,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으나 돼지가 감염되면 고열, 피주 출혈 증상을 보이다가 2주일 이내 폐사한다. 1920년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발생한 돼지열병은 아시아권역에서는 지난해 중국에서 처음으로 발병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북한 압록강 인접 지역을 통해 중국에서 북한으로 전파됐을 공산이 크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접경지역에서 남북을 오가는 멧돼지를 통해 국내로 전파될 가능성을 가장 가장 우려하고 있다. 독수리 등 조류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확률은 낮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북한 내 발병이 확인되자 바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북한 접경지역의 방역상황을 재점검하라”고 긴급지시하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관계 부처,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히 협조해 북한 접경지역의 방역상황을 긴급히 재점검하고, 차단 방역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남북 접경지역 10개 시·군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정하고, 위기경보 ‘심각’ 단계에 준하는 방역 조치에 나섰다. 대상 지역은 경기 강화군, 옹진군, 김포시, 파주시, 연천군, 강원도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인제군, 고성군이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지금처럼 아프리카돼지열병 등과 같은 사안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관계기관에서 인원과 장비를 보강해 철저한 소독이나 검색(을 하고), 인원 출입에 대한 신변 보호 문제 등을 좀 더 강화시켜서 조치를 취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지난주 금요일(지난달 31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인원들이 주말을 맞아서 내려왔을 때도 강화된 방역이 이뤄졌냐”는 질문에는 시점을 확인해봐야 한다면서도 “지난주 금요일부터 강화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앞서 이 총리와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서호 통일부 차관, 박재민 국방부 차관,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1일 한강하구 접경지역인 인천 강화군의 양돈 농가와 군부대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
국방부는 “한강·임진강 하구와 철책이 설치된 육로 등 모든 접경지역은 감시·감지 시스템, 열상감지장비, 경고음 장치 등 과학화된 경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북한으로부터 야생멧돼지가 유입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혔다.
농림부는 접경지역 10개 시·군에 대한 1차 방역저지선 구축을 완료하고 일제소독과 사전 예방조치를 하고 있다. 353개 농가를 점검한 결과 다행히 의심 증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또 181개 농가 돼지에서 채혈해 88건을 정밀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3일까지 353개 농가에 대한 채혈을 완료하고 4일까지 정밀검사를 마칠 계획이다.
농가별 담당관들은 또 232개 농가에 울타리 설치를 완료하고 나머지 농가에도 조속히 울타리를 설치하도록 안내했다.
접경지역에서 방목하는 4개 농장에는 방목 사육을 금지하고 남은 음식물로 먹이를 주는 농가 등에는 적정한 열처리와 방역 요령 등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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