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자동차 리콜 시정요건 구체화해야"

김혜연, 뉴스1 / 기사승인 : 2019-06-12 14: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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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리콜과 관련해 소비자 안전 및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모호한 시정요건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행법은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을 리콜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제작사가 “안전과 무관하다”고 발뺌하면 소비자가 위험에 방치될 수 있다는 것이다.


12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한국자동차안전학회 주관으로 열린 ‘자동차리콜 법·제도 개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규정 곳곳에서 드러난 허점을 손질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크게 제작사 책임 강화를 위한 리콜 요건 구체화, 강제리콜 거부에 대한 형사처벌 근거 마련, 자발적 리콜 및 강제시정 명령의 처벌규정 형평성 조정에 관한 얘기가 많이 나왔다.


류병운 홍익대 법학과 교수는 “현행법상 리콜은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이 있는 경우 시행한다는 모호한 규정에 맞춰 이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제작사, 소비자, 관련부처간 리콜 필요성 판단에 있어 심각한 견해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제작사는 자발적리콜 미이행에 따른 처벌을 피하기 위해 문제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리콜을 시행하는 경우가 있은데, 정부가 결함차량의 피해구제를 전적으로 제작사에게 의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소비자로서는 정확한 결함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조치됐는지 알지 못한 채 장기간 위험에 방치될 수 있다.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대표는 “시민단체에서 아무리 리콜을 해야 한다고 제기해도 제작사가 안전운행과 무관하다고 발뺌하면 그만”이라며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을 개별 사안에 명확하게 적용해 제작사가 리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도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시정명령 즉 강제리콜을 완성차 브랜드가 따르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개정전 자동차관리법은 제78조 제1호를 통해 ‘자동차 제작사가 국토부 장관의 리콜 명령에 위반한 경우’에 처벌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 규정은 2011년 법 개정 과정에서 자발적 리콜을 시행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도록 조항이 변경됐다.


류 교수는 “정부가 내린 강제적 리콜을 제작사가 따르지 않을 경우 처벌규정이 없는데 이는 법체계의 정합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자동차관리법 개정 과정에서의 오류로 이같은 벌칙 조항이 만들어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상훈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는 “자발적리콜의 형사처벌은 죄형법정주 위반 등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모호한 리콜 요건에 형사처벌을 부과하고 있는 현 규정으로는 소비자를 보호할 수 없으며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김을겸 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미국이나 독일이 일정기간 이상 모니터링이 필요한 사안에 제작사에게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정부는 이를 근거로 리콜여부를 판단·권고하는 것처럼 늑장 리콜시비를 줄일 수 있는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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