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은 사회적 현상'...초기부터 국가가 자살 유족 돕는다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19-09-15 13: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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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광주·인천·강원 13곳서 원스톱서비스지원 시범실시

정부가 16일부터 자살 유족에 대한 원스톱서비스를 시범 실시한다. 사진은 서울 한강대교 난간에 적힌 자살 예방 문구. (사진=신윤희 기자)


‘자살은 사회현상이다.’


자살에 관한 사회학 연구의 고전인 ‘자살론’을 쓴 에밀 뒤르켐은 사회적 영향에 따라 인간이 자살을 선택한다고 봤다. 정신적인 측면에서 원인을 찾으려던 것과 다르다. 자살이 사회현상이라면 자살은 전염성이 강하다. 자살을 막는 게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책임임을 분명하게 얘기하고 있다.


특히 자살자의 유족에 대한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자살자 1명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이 5∼10명이고 우리나라에서 한해 1만3000여명이 자살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매년 6만∼13만명의 자살 유족이 발생하고 있다. 스웨덴에서 이뤄진 연구 결과 자살자의 유족은 자살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8.3∼9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자살 사건 발생시 전담 직원이 출동해 유족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원스톱서비스를 시범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에 따르면 16일부터 광주와 인천, 강원도 일부지역에서 자살 유족 원스톱서비스 지원사업을 시범 실시한다.


이제 이 지역에서는 자살 사건이 발생하면 경찰 요청에 따라 자살 유족 전담직원이 출동해 유족의 초기 심리안정을 지원하고, 법률·행정, 학자금, 임시주거 등 제공 서비스를 안내해 준다. 또 개인정보와 서비스 제공 동의를 받아 지속적인 사례관리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게 된다.


이를 위해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원스톱서비스 제공을 전담할 신규 인력의 채용과 자체교육을 진행했으며, 이달 초 중앙심리부검센터 공통교육을 거쳐 16일부터 전담 인력을 현장에 투입한다.


시범실시 지자체는 광주 동구, 서구, 남구, 북구, 광산구와 인천 미추홀구, 부평구, 연수구, 남동구, 강원도 원주시, 횡성군, 평창군, 영월군이다.


자살 유족 원스톱서비스는 지난 9일 ‘자살예방정책위원회’가 발표한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의 중점 보완과제 일환으로 추진됐다.


자살 유족은 자살 위험과 우울장애 발병 위험이 높은 것은 물론이고 갑작스런 사별로 법률·상속·장례·행정 등 다양한 문제를 겪게 된다. 하지만 한 해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자살예방센터에 등록 관리돼 도움을 받는 대상은 1000여 명에 그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상 경찰이나 소방서에서 자살 유족 정보를 관계 지원기관에 제공하기 어렵고, 당사자도 스스로 유족이라고 밝히면서 도움을 청하기가 어려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서울병원 연구에 따르면 자살 유족의 우울장애 발병 위험은 일반인 보다 약 18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자살 사고 발생시 선제적으로 유족을 찾아가 서비스를 안내하고 직접 개인정보 및 서비스 제공의 동의를 받을 수 있도록 원스톱서비스 모형을 개발해 시범사업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시범사업이 실시되는 지역에서는 ‘광역·기초센터 연계형’과 ‘광역·직접서비스형’, ‘거점센터형’ 3가지의 모형이 추진된다. ‘광역·기초센터 연계형’이 실시되는 인천에서는 시자살예방센터에서 야간·휴일 응급출동에 대응하고 각 기초센터에서 원스톱서비스 제공을 담당한다.


광주광역시가 참여한 ‘광역·직접 서비스형’은 광주자살예방센터에서 응급출동부터 원스톱서비스까지 직접 제공하게 된다.


강원도가 참여한 ‘거점센터형’은 원주자살예방센터가 거점센터로서 야간·휴일 응급출동을 담당하고 각 기초센터에서 원스톱서비스 제공을 지원한다.


사업 모형을 개발한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김민혁 교수는 “변사사건이 발생하고 자살 사건임을 인지한 담당 경찰관이 초기에 자살예방센터로 출동요청을 하고, 적시에 서비스에 대한 안내가 이루어진다면, 도움의 손길 한번 받지 못하고 자살로 내몰리는 자살 유족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된다”며 “그간 모형 마련과 시범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시범사업에 대한 결과 및 성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시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등을 개선․보완하여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중앙심리부검센터 전홍진 센터장은 “우리나라 자살의 특징은 다른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이라며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유족에게 사고 직후 사회가 따뜻한 첫 번째 도움의 손길을 제공하면 가족의 극단적 선택으로 받는 트라우마 완화 등 이차적 피해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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