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설문조작]고객인 척 만족도 조사 응해...평가 점수 올려 성과급 높이려고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0-04-20 09: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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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감사결과, 1438건 중 222건 설문에 직원들이 참여사실 확인
9명 징계 등 30명 문책 및 16명 수사의뢰 조치 코레일 측에 요구키로
투명한 업무수행과 건전한 거래 등을 약속한 코레일 윤리헌장.(코레일 홈페이지)
투명한 업무수행과 건전한 거래 등을 약속한 코레일 윤리헌장.(코레일 홈페이지)

[매일안전신문]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일부 직원이 고객인 척 하면서 고객만족도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고 높은 성과급을 지급받기 위해서다. 승객의 불편과 안전 미흡사항을 찾아내 개선하는 계기가 돼야 할 조사가 코레일 제 잇속 챙기기 수단으로 전락한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코레일 직원들의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작 의혹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코레일 208명이 222건의 설문조사에 응한 사실을 밝혀내고 징계(9명) 등 관련자 30명을 문책하고 16명을 수사의뢰 조치하도록 코레일에 요구했다고 20일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12개 지역본부 중 8개 지역본부 소속 직원들이 지역본부나 부서 단위의 자체 경영실적 평가를 좋게 받아 성과급을 많이 타기 위한 목적 등에서 208명이 설문조사 총 1438건 중 222건(15.4%)에 직원 신분을 속이고 참여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민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이 그 공공기관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국민을 대상으로 연 1회 이상 고객만족도 조사를 하도록 돼 있다. 조사 결과는 기재부의 알리오시스템을 통해 공시되어 대국민 서비스 척도로 활용되고, 기재부가 주관하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지표에 반영된다. 이는 공공기관 임직원의 성과급 지급기준으로도 활용된다.


2019년도 코레일 고객만족도 조사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주관으로 전국 25개 기차역(12개 지역본부)에서 지난 1월13일∼2월11일 실시됐다.


8개 지역본부 중 서울본부의 경우 담당 부서인 영업처 주도로 대응계획을 세워 현장 지원인력을 투입하고 단톡방에 사진을 업로딩하게 하는 등 조사 전 과정에 체계적·조직적으로 개입해 직원들이 총 136건의 설문에 응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본부 직원에서는 총 11명 중 8명이 2차례, 3명이 3차례 참여했다. 담당 부서는 조사원 사진을 찍거나 역 폐쇄회로(CC)TV로 조사원 동선을 파악하고, 휴일에 쉬는 직원을 불러내 조사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기도 했다.


수도권서부 등 3개 본부는 직원들이 설문 71건에 참여하도록 관련 부서에서 조직적으로 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충남 등 나머지 4개 본부의 경우 출장 또는 근무 중 개인적 의사에 따라 개별적인 조사 참여 사례가 15건 있었다고 국토부는 전했다.


코레일 윤리헌장에는 '우리는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수행과 건전한 거래에 의한 이익을 실현하고 상호 신뢰와 상생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는데, 180도 다른 일이 코레일 내부에서 저질러진 것이다.


국토부는 2018년도 이전 조사에도 일부 지역본부에서 설문 조작행위가 있었던 정황이 있으나 개인정보호법 등 규정에 따라 관련 자료가 이미 폐기되어 설문 참여 규모 등 실체 규명에 한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코레일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하고 관련자에 대하여는 책임 정도에 따라 중징계 2명을 비롯해 징계 9명, 경고 21명 등 총 30명을 엄중 문책하도록 하고 설문 조작을 주도한 7명과 지시 또는 묵인 의혹이 있는 상급자 9명 등 총 1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의뢰 등 조치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앞으로 조사과정에서 승차권을 확인하거나 승객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방식 도입하는 등 방법으로 개선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윤리교육을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주문하기로 했다.


국토부 감사담당관은 “감사결과 밝혀진 비위행위는 조사업체의 공정한 조사를 방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경영실적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며 “기재부가 올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6월 공시) 과정에서 이번 감사결과를 반영, 코레일 임직원의 성과급에 불이익을 주는 등 후속조치를 하도록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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