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정쟁으로 치닫더니 급기야 천추의 한이 될 국회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여야가 서로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볼썽사나운 상황은 어제오늘 본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오늘의 국회 상황은 목불인견이다. 손에 보이지 않는 ‘칼과 총’으로 무장하고 일촉즉발의 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21대 국회 개원 첫 단추부터 잘못 끼었다. 복잡하게 엉켜진 실타래는 도무지 풀릴 기미가 없다. 말로만 ‘협치와 상생’을 외치면서 실상은 ‘분열과 독선’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미래통합당에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 결렬의 책임을 전가하고 1988년 13대 국회 이후 32년 만에 단독으로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 지방의회도 마찬가지다. 여당이 다수인 15곳의 광역의회도 상임위원장 99석 중 94석을 독식했다. 오죽하면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마저 “비정상적인 국회 운영”이라며 6월 29일 상임위원장 선출 본회의에 불참했을까. 민주당은 여당 출신의 국회의장, 부의장, 17명의 상임위원장 체제로 국회를 단독으로 끌어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본회의가 끝나자마자 35조3천억 원 규모의 천문학적 3차 추가경정예산안 단독심사에 착수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추경의 신속한 집행을 위한 입장을 이해하더라도 철저한 송곳 예산심사를 위해서는 반드시 야당 역할이 필요하다.
여당의 국회 독점과 더불어서 굵직한 대형 악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두 건도 아니고, 너무나 많은 사건이 전방위적으로 양산되어 정신이 혼미하다. 기억력에 한계를 느낄 정도이다. 정권의 운명을 가늠할 정도의 정권 비리 의혹형 대형사건(울산시장 선거 공작, 드루킹 대선 여론조작 등)도 묻히고 있다. 조국 일가 사건, 유재수 비리 무마 사건, 라임 사태, 민주당 윤미향 의원 사건, 민주당 이상직 의원 사건 등이 제대로 사법기관의 심판을 받을지 의문이다. 문제는 정권 말기로 가면서 레임덕 현상과 측근 비리들이 하나둘씩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다음 달 15일까지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해달라는 공문을 국회의장에게 보냈다. 국회는 여당 단독으로 개원되었고, 여야가 대치된 위기 사태에서 무엇이 급하길래 이런 행동을 한 것인가. 삼권분립의 대한민국인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공수처장 선정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야당 입장에서는 공수처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판에 호락호락 처장 후보를 추천해줄 이유도 없다. 정권 비리 의혹 수사를 공수처로 가져와 무마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절차에 맞지 않게 서두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미 장관으로서 본분을 망각하고 역대급 실수를 남발하고, 오직 윤석열 검찰총장 때리기에만 열중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온갖 정부와 여당의 집요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의 성공’을 위해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서 공정하고 정의롭게 검찰 총수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이 덕분에 윤 검찰총장이 6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정례조사(리얼미터)에서 새로 조사 대상에 포함되자마자 10%대 지지율로 단숨에 야권 주자 1위에 올랐다. 정치인 출신 추 장관은 이 조사 결과를 어떤 시각으로 볼까. 향후 태도가 주목된다.
불과 몇 년 사이에 광화문 광장에서 벌어진 두 진영(우파, 좌파)의 집회는 완연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소위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하는 사회단체(전교조, 민노총 등)를 근간으로 하는 촛불혁명 세력이 박근혜 정권을 타도하고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다. 성공한 집회로서 이제 기득권 세력이 되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반면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김문수 전 지사, 전광훈 목사 등이 주도했던 우파진영의 집회는 실패(21대 총선 참패)로 끝났다. 그래서 적폐 세력으로 몰려 희생을 당하고 있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의 상징이자 업적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북한은 끝내 폭파를 했다. 이것으로 그간 쌓았던 비핵화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고, 6.15 공동선언 이전으로 회귀했다. 백두산 정상에 올라 함께 손을 잡고 포즈를 취했던 문재인-김정은 두 정상의 순간이 있었나 의심이 들 정도이다. 4.27 판문점 선언, 9.19 평양 선언, 미북 정상회담이 모두 ‘평화쇼’란 말이던가. 도대체 미국, 대한민국, 북한의 3개국 정상들은 만나서 결국 비정상적인 결과를 내놓은 것이 아닌가. 대북관계도 전면적 수정과 동시에 한미동맹의 결속을 다시 다져야만 우리 안보를 지켜낼 수 있다.
대통령 선거공약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실행해야 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현실에 맞지 않으면 수정하는 것이 옳은가. 최근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을 보면서, 우리가 왕정 시대에 사는 것이 아닌가라고 착각이 든다. 대통령이 현장에서 한 말(비정규직 제로)이라고 하여 시비를 따지지 않고, 그것을 꼭 지켜야 잘하는 것인가. 탈원전 정책도 이념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원전의 이점과 경제살리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대전환을 해야 한다. 살길을 찾아야지 이념이 밥을 주는 것이 아니다. “권력에 취한 사람은 앞뒤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정확하다. 그들은 “오늘만 있고 내일은 없다”고 판단하고 갈 데까지 가는 것 같다.
우리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국회상(國會像)은 제발 싸우지 않고, 진정으로 나라를 위해서 일해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자신들은 마치 위선적 의사결정과 실행을 하면서도 마치 영국신사처럼 행색을 하고 있다. 국민을 위한 답시고 코로나 타령을 하며, 뒷전에서는 당리당략의 실속을 챙기고 있다. 선한 양의 탈을 쓰고 남탓만 하고 국민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보다 더 못한 비민주주의적 퇴보를 거듭하고 있다.
요즘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이 줄고, 나라야 어떻게 되든 내가 먼저 살아야 한다는 냉소적인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나라가 바로 서야 내가 산다”에서 “내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로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우리 사회가 잘못 가고 있는 병리 현상이다. 절망의 나락에서도 한 줄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간절함이 사라졌다. 우리나라가 국난을 극복하고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것은 바로 나보다 나라를 우선시한 국민들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야 없는 단독 국회 시대로 가는 여의도는 죽었다. 여의도를 ‘견제와 균형’으로 되살려야 한다.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니스벳은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필수적이다”라고 역설한 바 있고, “진정한 정치인은 자기 이데올로기에 얽매이지 않고, 국익에 유익한 것을 행하는 용기가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인기를 잃더라도, 자극적이고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는 대중의 경박한 욕구에 영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야 정치인들은 니스벳이 강조한 견제와 균형, 국익 행위,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를 새삼 귀담아듣고 실천해야 한다. 그것이 작금의 코로나 19사태를 극복하고, 여당 독주를 멈추고,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 한국소셜경영연구원장, 컬럼니스트 강요식
※ 본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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