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반 년 동안 세계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는 건강과 치료의 관점에서 큰 화제로 이어져오고 있다. 근본적인 화두는 보건상의 문제이다.
WHO를 비롯하여 각 국가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적절한 의료지원을 받아서 예방과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사회적 이슈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까.
코로나19는 ▲표현의 자유 ▲국제 통제와 격리 ▲차별과 외국인 혐오 등 인권의 측면에서도 다양한 문제를 불러일으켜왔다.
코로나19에서 주목할 점들 중 하나는 각 국가마다 코로나에 대처하는 해결방안이 다르다는 점, 그리고 한국은 그 중에서도 차별성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중국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한 우한 시를 포함하여 16개의 도시를 봉쇄하였고 스페인과 독일 등 유럽의 다수 국가들은 특정 국가의 입국 금지조치를 내리거나 일시적으로 국경을 봉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한국은 서구권의 다수 국가들과 달리 어떠한 봉쇄도 없이 성공적으로 코로나의 대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그리고 확진자들의 동선 공개를 코로나 예방을 위한 주요 대책으로 내세운 우리나라는 감염병의 성공적인 진압 사례로 언급되고 있지만 그에 따라 인권 및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확진자들의 동선 공개로 인하여 그들의 신상정보가 강제로 노출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으며 관련 내용으로 독일을 비롯한 여러 외국계 뉴스언론과 강경화 장관의 담화가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기본권 제한의 엄격한 요건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헌법 제 37조 2항을 바탕으로 정부의 정책을 분석해보았다.
다음은 헌법 제37조 2항 내용이다.
헌법 제 37조 2항
②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 기본권을 제한할 상황에 해당하는지 여부
확진자들의 동선을 공개하는 것이 국가안전보장과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까. 코로나의 확산을 막는 것은 질서유지 및 공공복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휴대폰 문자를 통해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여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공개된 장소의 근처를 방문하는 것을 제한하고, 방문시에도 경각심을 유지하게 되므로 코로나의 확산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이를 통해 질서유지 및 공공복리를 위한다는 목적상황은 충족한다.
▲필요성의 원칙을 충족하는가,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의 해석론과 법률주의
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동선 공개가 필요한 경우였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필요한 조치라고 답할 수 있다.
코로나19로부터 공동체가 보호되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서 국민 대다수가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생활 침해를 법률로 제한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법을 두고 있지만 보완점이 필요하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제58조 1항 3호에서 ‘공중위생 등 공공의 안전과 안녕을 위해 긴급히 필요한 경우’ 개인정보를 ‘일시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3장부터 7장까지 개인정보보호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따라서 긴급한 공중보건 목적을 위해 개인정보를 처리하더라도, 정보주체의 권리가 어디까지 보호되고 어떤 조건에서 제한되는지 관련 법률에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 2조를 근거로 시행규칙 27조의 4에서 감염병위기 시 정보공개 범위 및 절차에 대해 규정하고 있으나 공개범위에 대한 지역별 편차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이 점도 보완이 필요하다.
▲ 본질적 내용 침해금지여부
마지막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때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지 않는지 검토하여야 한다.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절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고려했을 때 동선공개는 사생활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코로나 사태는 표현의 자유와 인종차별에 대해서 우리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중국에서 SNS를 통해 코로나19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려는 사람들이 정부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직설적인 발언을 자주 하는 변호사이자 시민 언론인인 첸 치우시는 우한 병원에서 촬영한 영상을 업로드했다가 중국 정부로부터 검열과 조사명령 등의 탄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우한 주민인 팡 빈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시신이라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게재한 이후 중국 정부에 의해 체포되기도 했다. 허위사실 유포를 금지하는 것은 필수적이겠지만 정당한 기사와 SNS콘텐츠까지 검열하고 통제하는 것은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기에 코로나 사태에 있어서 표현의 자유의 침해는 경계해야할 문제 중 하나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해 드러난 인종차별 문제도 고민해 봐야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발생하여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에 아시아 지역으로 번진 결과, 세계 각국에서 반아시아적 외국인 혐오가 발생했다.
유럽 다수 국가에서는 동양인 교환학생에게 “코로나가 오고 있다”라는 발언을 하거나 SNS상으로 오가는 동양인 차별 포스팅을 비롯해 거리를 오가며 동양인을 마주하면 대놓고 코와 입을 손으로 가리며 피하는 행위, 심할 경우 욕설과 몸싸움까지 발생하고 있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동양인들은 Twitter를 통해 #JeNeSuisPasUnVirus(#나는바이러스가아니에요)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SNS 운동은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태가 무분별한 인종차별적 행위의 핑계거리나 변명이 되어서는 안 되며, 위기상황 속에서도 올바른 가치관과 잘못된 행동에 대한 인식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파하며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준다.
코로나19는 다방면으로 우리에게 큰 변화와 문제들을 안겨주었다. 건강권의 문제와 더불어 인권측면에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발생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한 인권 문제를 바라보며 말라리아를 예방하기 위해 종이 현미경을 발명하여 경제적 소외 계층에게도 과학 기술에 대한 접근을 가능하게 한 마누 프라카시의 인권에 대한 태도를 접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국제적인 감염병이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 해결을 향한 사람들의 연대가 중요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사람들의 인식 개선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으며,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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