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울산의 33층 주상복합아파트에 큰불이 났지만, 다행히 중상자나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며 경찰은 불이 3층 테라스에서 시작됐다고 발표했다. 방화 여부 가능성도 확인하고 있다고 한다.
불이 난 당시에 울산지역에서는 바람이 세게 불었다. 이렇게 3층에서 발생한 불이 순식간에 전체 건물에 확산된 원인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바람 때문만이 아닌 몇 가지 요인이 있다.
고층 건물에서 불이 나면 대류 현상에 의해 뜨거워져 가벼우므로 공기는 불과 함께 위로 올라가게 되어 불이 번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불이 신속하게 확산되는 중요한 요인은 건물 외벽에 사용된 재질이다. 이 건물의 외벽은 단열성능이 좋고 가연성이 높은 재질을 사용했다. 여기에 이 재질을 감싸고 있는 판을 알루미늄 패널로 사용했다. 이 단열성이 높은 가연성 재질은 스티로폼이나 우레탄과 같이 단열효과는 좋지만 연소과정에서 유독한 가스와 연기를 배출한다.
게다가 알루미늄은 열전도율이 높아 불을 직접 전달하지 않더라도 사용된 단열재에 뜨거운 열기를 전달하게 되어 가연성이 높은 재질과 함께라면 불은 순식간에 확산될 것이다.
이처럼 위험한 가연성 높은 재질을 사용하는 목적은 냉난방비 절감과 공사 편의성 때문일 것이다. 또한 수려해 보이는 외관과 공사비 절감을 위해 알루미늄 패널을 사용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거주 주민들이 손쉽게 대피할 수 있었던 것은 대피 계단 활용 때문이다. 건물에는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다. 엘리베이터는 출입용이고 계단은 비상시에 대피를 위한 대피 계단(피난계단)이다.
만일 불이 나 대피하는 계단에 연기가 들어왔더라면 계단으로 대피할 수 없으므로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을 것이다. 고층 건물은 이 대피계단에 항상 공기가 꽉 차 있거나 불이 나면 이 대피 계단에 압력이 높은 공기가 꽉 차도록 해 연기가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래서 계단의 문을 항상 닫혀 있게 해야 한다.
세종병원 화재나 제천 사우나 화재와 같은 대형 사망사고의 공통 원인은 대피 계단의 문이 아예 없거나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열려 있으면 대피용의 계단이 아닌 굴뚝 역할을 해서 더 큰불로 번지게 된다.
이처럼 대피 계단은 불이 난 이후 대피를 위해 필요하지만, 불이 외부로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건물 외벽에 가연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현재의 외벽에 대한 가연성 재료의 사용규제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2019년 「건축법」 개정으로 3층 이상의 건축물의 외벽에 사용하는 마감 재료는 불연재료를 사용하게 되어 있다. 이 법이 개정되기 전 2010년부터는 6층 건물 이상 건축물에만 해당되었다. 2010년부터 2015년에는 30층 이상 고층 건물만 불연재료를 사용하도록 했고 2010년 이전에 건축된 건물에는 아예 불연재료 관련 규정이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건물은 50년 이상을 사용하는데 법률이 개정되기 이전에 건축된 건축물의 외벽은 이번 울산 아파트 화재와 같이 화재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이미 건축되어 각 세대로 분양이 끝난 후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큰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아마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어 그대로 있는지도 모른다.
정부는 화재에 위험한 건물 외벽 마감재를 사용한 건물을 확인하고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안전대책을 홍보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아주 취약한 건물에 대해서는 정부의 예산을 지원해서라도 건물의 외벽을 교체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거주하는 주민들이 얼마나 위험한 건물인지 모르면서 대형화재에 노출된 체 생활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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