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30대 여성 시장 '깜짝' 당선... 정체 알고 보니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6 17: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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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우드고드스카야 (캡처=트위터)
마리나 우드고드스카야 (캡처=트위터)

[매일안전신문] 러시아의 한 시골 마을 시장 선거에서 청소부가 당선되는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 청소부는 현직 시장이 들러리로 내세운 인물이었는데, 누구 예상치 못한 반전이 연출됐다.


25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300마일(약 480㎞)가량 떨어진 시골 마을 포발리키노의 니콜라이 록테프(58) 시장은 지난 달 시장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했다.


그는 전체 주민이 242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의 시장이었다. 하지만 자신 외에는 선거 출마자가 없자 시청을 청소하던 35세 여성에게 출마를 제안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선 단독 입후보가 드문 일이 아니지만, 선거 조작이 횡행하고 여당 통합러시아당이 항상 승리하는 러시아에서는 ‘민주적 선택’이라는 구실을 만들어야 해 경쟁 후보가 필요했다.


우드고드스카야는 록테프의 당선을 위한 들러리였다.


앞서 록테프는 시청 보좌관과 공산당 당원 등에게 출마를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우드고스스카야는 마지막 카드였던 셈이다.


록테프는 당연히 자신이 당선될 것으로 생각했고 우드고드스카야는 당선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대반전이 발생했다.


선거 결과 청소부 출신 우드고드스카야가 62%를 얻어 시장에 당선됐고, 록테프는 34%의 지지를 얻는 데 그친 것이다.


선거 결과를 놓고 주민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놨다. 한 주민은 "록테프가 일을 잘했지만, 내성적이어서 사람들과 대화하지 않았다"며 "우리에게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우드고드스카야의 당선은 마을 사람들이 그녀를 알고 좋아할 정도로 마을이 작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가장 놀란 것은 우드고드스카야 본인이었다. 그는 당선 직후 "선거에 출마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 출마했을 뿐"이라며 "사람들이 실제로 나에게 투표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당황해했다.


록테프는 "나는 시장으로서 필요한 모든 것을 했고, 우리 마을에는 별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선거가 끝나고 1개월가량 지난 현재 우드고드스카야는 시장 업무 수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장 취임 선서를 했고, 월급도 2만9000루블(한화 약 42만원)로 2배가량 늘었다. 그는 취임 첫 사업으로 주민들이 오랫동안 요구한 가로등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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