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과도기’ 시작 ·· 사실상 ‘만 13세’도 탈 수 있어

박효영 / 기사승인 : 2020-12-09 14: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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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전동킥보드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다. 관련 법률(도로교통법 및 자전거법) 개정에 따라 내일(10일)부터 사실상 면허없이 만 13세 이상만 되면 전동킥보드를 타고 다닐 수도 있다.


요즘 서울 길거리를 걷다보면 어지럽게 놓여 있는 화려한 전동킥보드를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서울시에 등록된 주요 업체는 라임, 킥고잉, 빔, 스윙, 씽씽, 다트, 고고씽, 지쿠터 등 총 16개나 된다. 전동킥보드는 법률 용어로 개인형 이동장치(Personal Mobility/PM)라고 명명됐다. PM은 2년 전부터 민간 공유자동차 ‘쏘카’나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와 달리 지정 범위 어디에서나 대여하고 반납할 수 있어서 각광을 받고 있었다.


서울 시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공유 전동킥보드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서울 시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공유 전동킥보드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이런 흐름이 반영되어 지난 5월 20대 국회 임기 말미에 관련 법률이 통과됐다. 그러나 갈수록 보행자들의 불만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PM 교통사고 건수는 2018년 225건, 2019년 447건, 올해 10월까지 688건 등 급증하는 추세다. 경찰에 접수된 것만 집계했기 때문에 작은 접촉 사고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랴부랴 국토교통부는 민간업체들과 함께 민관협의체를 구성해서 안전관리 지침을 만들었다. 도로교통법의 빈틈을 채우기 위해 급하게 움직인 것인데 중학생이 무분별하게 타고 다니는 사태만이라도 막아보자는 취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에게 사준 개인 PM의 경우에는 협의체에서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 일종의 과도기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지침까지 포함해서 이제부터 어떻게 된다는 걸까.


①공유형 PM은 만 18세 이상만 면허없이 탈 수 있다
②만 16~17세는 원동기 면허가 있으면 탈 수 있다
③만 16세 미만은 아예 탈 수 없다
④개인 PM의 경우에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타더라도 막을 길이 없다
⑤안전모 미착용 및 2인 탑승은 범칙금조차 물지 않고 경찰의 계도 대상만 될 뿐이다
⑥인도로 다니면 안 되고 자전거도로에서는 통행이 가능하다(위반시 범칙금 3만원 부과)
⑦음주운전은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와 같이 범칙금 3만원으로 처리된다
⑧PM은 시속 25km 이하로 속도를 낼 수 있는 30kg 미만의 중량으로 규정됐다


당장 ④이 문제다. 성인 면허증만 있으면 규제를 피해 쉽게 공유 PM을 대여해서 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전동킥보드가 나란히 주차돼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전동킥보드가 나란히 주차돼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그동안 PM은 관련 법률이 아예 없는 상태에서 업체들이 알아서 정해놓은 룰에 의해 원동기 면허 소지자에 한해 탑승을 허용해왔다. 그러다 법이 완화됐고, 다시 협의체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이 설정됐고, 곧 또 다시 정식 법률로 규제가 강화될 예정이다.


지난달 중순에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규제 법안을 이미 발의했고 현재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어선 상태다. 오늘(9일) 본회의에서 의결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그렇게 되면 원동기 면허가 있는 만 16세 이상만 탈 수 있게 된다. 국토부는 앞으로 자동차 면허 기준에 맞춰 만 18세로 연령을 더 높이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짧은 기간에 제도가 계속 뒤죽박죽 바뀌고 있는 것이다.


물론 PM이 법률로 규정되지 않았을 때 보다는 더 낫다. 그 전에는 말 그대로 무법지대였다. PM은 그동안 인도, 자전거도로, 자동차도로 가릴 것 없이 자유롭게 이동했고 거리 한복판 어디에서나 주정차되어 있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기술 발전에 따른 제도 정비가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천 의원의 법안이 통과되고 시행되는 시점(2021년 4월) 전에는 규제 공백이 발생해서 우선 그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이정술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은 매일안전신문과의 통화에서 “정치권에서 빨리 제도를 준비하다 보니까 과도기적으로 혼란스러운 점이 있다”면서 “(규제 공백 4개월간) 민관협의체가 새로운 지침을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우리 안실련도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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