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백신 맞는데 우린 사회적 거리두기만 하나...신규확진 5일 연속 1000명대 백신정책 비판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0-12-20 12: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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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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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결국 우려대로 우리나라 코로나19 백신 도입이 늦어지게 됐다. 어떤 백신도 내년 1분기 접종은 어렵다는 사실을 정부가 인정했다. 다른 나라가 백신을 접종하는 사이 우리나라는 사회적 거리두기만 해야 할 판이다.


정부는 백신계약이 늦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5일 연속 1000명대 코로나19 환자 발생같은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국민과 의료진이 일궈낸 ‘K방역 성공’에 젖어 정부가 플랜B 준비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7월 100명 수준이어서 백신 의존도 높일 생각 하지 않은 측면 있어


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과 관련해 공급계약을 마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외에 화이자, 얀센, 모더나의 백신은 1분기에 접종이 어렵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화이자, 얀센, 모더나 등의 백신을 1분기에 접종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는 없다. 해당 업체들과 계약이 임박했으나 1분기 공급 약속을 받은 것은 없다”고 대답했다. 그는 대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이르면 2월 늦어도 3월에는 접종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백신 공급계약은 분기 단위로 이뤄지고 현재 한국은 1분기부터 공급을 받도록 약속돼 있다. 정부로서는 2월부터 접종하고 싶지만, 1분기 중 언제 공급될지는 약속돼 있지 않다”면서 “1000만명 분의 백신이 1분기에 모두 오는 것이 아니고 순차적으로 반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백신 도입이 다른 나라에 비해 늦어졌다는 지적에 “정부가 백신 TF를 가동한 지난 7월에는 국내 확진자 수가 100명 수준이어서 백신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반면 확진자가 많은 미국이나 영국 등은 제약사에 백신 개발비를 미리 댔다. 제약사들도 이런 나라들과의 차등을 둘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백신 계약이 조금 늦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받는 샌드라 린지 간호사. 뉴욕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받는 샌드라 린지 간호사. 뉴욕 AP=연합뉴스


영국에 이어 미국 등 각국서 백신 접종


지난 8일 오전(현지시간) 영국에서 90대 여성이 백신 접종을 처음으로 했다. 잉글랜드 코번트리의 한 종합병원에서 마거릿 키넌(90) 할머니가 세계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은 데 이어 각국이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거의 1년만에 바이러스에 대한 인류의 ‘백신 반격’이 이뤄진 셈이다.


영국은 지난 2일 긴급 승인한 화이자 백신 2000만명 분량을 확보해 배포했으며 연말까지 우선 200만명에게 백신을 접종한다.


14일에는 미국 뉴욕시 퀸스의 롱아일랜드 주이시병원에서 중환자실 간호사가 미국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을 접종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11일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한 지 사흘 만이다.


이미 영국에 이어 바레인과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백신 긴급사용을 허가한 상태다.


미국에서는 미시간주 화이자 공장에서 생산한 290만명분 백신이 미 전역으로 배송이 이뤄졌다. 189개 백신 용기에 실려 공장을 출발한 첫 백신 출하분은 각 주 성인 인구를 기준으로 할당됐다.


몬세프 슬라위 백악관 백신개발 책임자는 최근 방송인터뷰에서 “내년 1분기까지 1억명의 미국인이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3월까지 미국인 약 1억명이 코로나19 면역력을 갖는 셈이다.



방역 당국, 책임 추궁 우려에 선구매 적극 못 나서


우리나라에서는 백신 접종은 먼나라 일처럼 느껴진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4400만명분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으나 내년 1분기 접종은 어렵게 됐다. 우리가 집중적으로 공략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내년 2∼3월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1000만명분, 글로벌 백신 제약사를 통해 3400만명분의 백신을 선구매하기로 한 상태다. 코백스 퍼실리티와 계약한 제약사는 아스트라제네카, GSK-사노피, 화이자다. 아스트라제네카(1000만명분)와는 계약을 이미 마쳤고 화이자(1000만명)·모더나(1000만명분)·얀센(400만명분)과는 구매 확정서나 공급 확약서를 통해 물량을 확보했다고 한다.


다만 안전성 검증 등을 거쳐야 하므로 내년 1분기 백신을 들여오더라도 접종이 언제부터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코백스 퍼실리터를 통하지 않고 화이자 등 다른 백신을 직접 들여오는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른 나라들이 이미 제약사와 선구매 계약을 대규모로 한 상태라 우리나라까지 물량이 배정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연말까지 적어도 2개 이상 제약사와 계약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두 회사(화이자·모더나)에서도 ‘우리와 빨리 계약을 맺자’고 재촉하는 상황이다. 백신 확보에 불리하지 않은 여건”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선구매 특성상 우리 보건 당국자들이 적극적으로 백신 물량에 나서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선구매는 미리 계약금을 내고 투자처럼 백신을 미리 구입하는 것인데 책임 추궁 우려에 공직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야권에선 “국산 치료제 개발 효과를 낙관하다가 해외 백신 도입에 대해 안일하게 판단한 것 아니냐”(조명희 국민의힘 의원)고 지적한다. 셀트리온과 GC녹십자 등이 개발중인 치료제 상황을 낙관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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