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올해 4월29일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물류센터 화재 참사’의 원인들 중에 결정적인 것은 우레탄 바닥 코팅 작업과 용접을 동시에 진행했다는 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유증기가 발생하는 우레탄 작업과 전기 불꽃이 튀는 용접은 같이 하면 안 된다.
27일 국토교통부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작업계획서 사전 검토’와 ‘화재위험 공정에 대한 동시 작업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건설 현장에서 지켜야 할 규칙 개정을 고시했다. 정확한 명칭은 “건축공사 감리세부기준” 일부 개정안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건설 현장에서의 산업재해 사고를 막아보겠다는 것인데 감리 점검 횟수를 늘리는 등 공사 감리자의 역할도 많아진다. 고시는 24일에 이뤄졌다.
사실 이천 참사는 너무나 위험한 작업 환경이었음에도 소방 안전 수칙조차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환기도 안 돼 있었고, 소화기도 없었고, 용접할 때 깔아야 하는 용접포도 없었다. 그야말로 공사를 맡긴 원청 ‘한익스프레스’와 시공을 담당한 ‘건우’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노동자의 목숨을 내던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개선책인지 살펴보자.
우선 “선 검토 후 작업”을 원칙으로 작업계획서을 확인하고 검토한 뒤 공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대목이 제일 중요하다. 공사 감리자의 컨펌이 안 떨어지면 공사가 개시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는 공공 건축물 공사의 경우 작년 4월부터 이미 시행되고 있는 부분인데 민간 공사까지 확장하는 의미가 있다. 이제부터는 작업 내용과 안전대책 등이 담긴 작업계획서가 무조건 제출돼야 한다.
두 번째가 “화재위험이 높은 공정 동시 작업 금지”다. 국토부도 명확하게 이천 참사를 염두에 두고 만든 조치라고 강조했다. 단 동시 작업이 무조건 금지되는 건 아니고 감리자가 “충분한 환기 또는 유증기 배출을 위한 기계장치 설치” 등으로 유증기가 발생하지 않고 확실히 안전하다는 확인을 해준다면 가능하다.
세 번째는 “소규모 공사 비상주 감리 내실화”다. 국토부가 정한 소규모 공사는 연면적 2000제곱미터 미만이다. 이 경우 비상주 감리가 이뤄져봤자 작업설계서를 볼 수 없었고 일부 공정에만 한정됐었다. 이제는 △기초공사를 할 때 철근 배치 완료 △지붕 슬래브 조립 완료 △지상 3~5개층마다 상부 슬래브 배근(주요구조부 조립) 완료 등의 경우 의무적으로 감리가 이뤄지도록 규정했다.
나아가 국토부는 감리자들의 현장 방문 횟수를 확대하기로 했다. 아예 감리세부기준에 구체적으로 최소 3회에서 “9회”로 명시를 하기로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추가 6회”까지 더 현장 감리를 할 수도 있는데 예컨대 △착공시 현장과 허가 도서 확인 △터파기 및 규준틀 확인 △각층 바닥 철근 배근 완료 △단열 및 창호공사 완료 △마감공사 완료 △사용검사 신청 전 등의 경우에 해당된다.
한편, 국토부는 상주 감리 건축물의 대상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현행은 5개층 바닥 면적 3000제곱미터 이상인데 이제는 2개층 바닥 면적 2000제곱미터 이상이면 상주 감리의 대상이 된다. 추후 국토부는 공사 감리 외에 안전관리 전담 감리자를 의무적으로 배치할 수 있도록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서 지속적인 건설 현장 안전관리를 발전시켜나가겠다고 공언했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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