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종의 나라 걱정] 지긋지긋한 코로나 고통 ‘119 소방정신’으로 극복하자

박근종 이사장 / 기사승인 : 2020-12-30 01:55:05
  • -
  • +
  • 인쇄

[매일안전신문]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24시간 깨어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소방관이다. 소방관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뛰어든다. 소방관은 가장 존경받는 직업이지만 동시에 가장 저평가된 직업이기도 하다.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 하고 있다는 뜻이다.


박근종 이사장의 모습. 
박근종 이사장의 모습.

그나마 지난 4월부터 기존에 지방직이었던 소방관이 국가직으로 전환되어 다행이다. 이는 대한민국 소방 역사에서 큰 획이 아닐 수 없다. 과거에는 대형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체계적인 소방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곤란한 일이 많았다. 이제는 국가 차원의 지휘체계가 확립되어 광역 시도를 넘어 발빠른 지원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앞으로 꿈에 그리던 소방공무원 6만명 시대가 열리게 된 것도 감개무량하다. 내년도 소방청 예산은 역대 최대 2200억원이고 지방 소방 예산도 5조5771억원에 이른다. 소방 관련 병원 사업도 차질없이 진행 중이고, 유해화학물질 사고 대응 전문소방관도 곧 양성된다고 한다.


소방이 국가적으로 주목받는 시대다. 신열우 소방청장은 사명의 무게에 당당하고, 책임의 질곡에 의연하고, 환경의 풍랑에 담대하고, 현장의 위험에 슬기롭게 분투할 때가 됐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100선 중 1등을 한 것이 바로 소방관을 응원하는 일명 당근팔찌 소방관 팔찌였다. 그만큼 우리 국민들은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는 국민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말했다.


당근팔찌는 수명을 다한 폐방화복이나 폐기동복 등을 가방과 같은 패션 상품으로 재활용해서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 ‘119레오’에서 기획한 상품이다. 119레오는 판매 수익의 50%를 암투병 중인 소방관에게 지원한다고 한다. 당근팔찌라고 이름이 붙은 이유는 소방의 상징 주황색이 당근과 같아서 그렇다.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를 지킨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승우 119레오 대표는 혈관육종암 판정을 받고 지난 2014년 세상을 떠난 故 김범석 소방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119레오를 기획하게 됐다고 한다.


동정받는 소방이 동경받는 소방으로 넘어왔다면 이제 동정하는 소방이 되어야 한다. 코로나 때문에 모두가 힘들다. 베풀고 기부할 여력이 없다는 걸 잘 안다. 다만 119 소방정신을 발휘해서 베풀고 나눴으면 좋겠다. 위험을 무릅쓰고 희생하는 것이 소방정신이다. 그 마음으로 베풀어야 한다. 나눔의 미학은 채움의 시작이다.


코로나 시국 1년째다. 재난은 불평등하게 고통을 가져다준다.


존 머터 컬럼비아대 교수는 “재난은 늘 사회적 약자에게 가혹하며 자연보다는 인간에 더 큰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키스 페인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도 “모든 악은 가난이 아니라 불평등에서 나온다. 가난하고 불평등하면 사람의 마음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 한다”고 했다. 소방정신은 약자와 강자, 빈자와 부자를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평등하다. 절대 약자를 외면하지 않는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고통으로부터 가르침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로 모두가 고통스럽고 절망스럽다. 하지만 어둠의 시대에서 빛나는 가르침을 얻을 수도 있다. No pain no gain. 고통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 지금의 고통을 성숙해지기 위한 성장통으로 여겼으면 좋겠다.


시지포스 신화는 “산 정상으로 끊임없이 바위를 옮겨야 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지만 그 비참한 형벌을 오히려 행복으로 승화시키는 삶의 지혜”를 가르쳐준다. 우리는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소방정신으로 코로나를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 박근종 이사장


*약력
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전 소방준감
전 서울소방 제1방면 지휘본부장
전 종로·송파·관악·성북소방서장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근종 이사장 박근종 이사장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